세상을 바꾼 서비스들을 보면 기상천외하고 엉뚱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너무나 평범해서“왜 이렇게 쉬운 것을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했을까.”하는 식의 반응이 나오게 마련이다. 가까이 있는 우표를 생각해보라. 세상을 바꾼 획기적인 고안이었지만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절대 생각하지 못할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세계 최대의 컴퓨터 회사인 델컴퓨터의 혁신 모델은 무엇인가? 간단하다.
중간판매상을 없앤 것일 뿐이다. 소비자들이 직접 컴퓨터 회사에 자기가 필요한 컴퓨터를 주문토록 한 것이다. 이렇듯 정말 세상을 바꾸는 혁신은 알고 보면 평범한 것들이다.
누구라도 그런 혁신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다.
그 출발점은 어디인가. 바로 고객을 관찰하는 것이다. 관찰의 힘은 정말 강하다. <유쾌한 이노베이션>의 저자 톰 켈리는“혁신은 눈에서부터 나온다.”고 했다. 고객들이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객들이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디로 몰려들 가는지를 세심한 눈으로 살펴야 한다. 이럴 때는 선입견도 과감히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값이 싸면 손님이 더 많이 올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자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선물용으로 사는 사람이라면 가격은 오히려 비싼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명품 매장 직원들 가운데는 “그건 너무 비싼 물건인데요…”라고 상대방을 자극해 오히려 매출을
올리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고객들을 관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특정한 사람을 택해서 그를 면밀히 살피는 것이다. 빌딩에 들어올 때 처음 하는 일은 무엇인지, 상품을 선택할 때 어떤 기준을 갖는지, 직원들의 서비스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된다. 그리고는 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우리의 상품이나 서비스, 고객 응대를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고민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 상품이 바로 고객이 원하는 획기적인 혁신 상품이 되는 것이다. 외국의 유명한 기업인들의 프로필을 보면 customer experience(고객경험)를강조하고있는부분이많다.‘ 고객경험에 아주 노련한 통찰력을 갖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경우다. 그 뜻은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자주 살폈고 그 결과 고객이 원하는 것만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은행 등의 창구에서 대기번호표를 나눠주는 서비스는 이제는 일반화됐지만 10년 전만 해도 없었다. 누가 발견했을까. 새치기당한 고객이 황망해하는 모습을 살펴본 경험이 있는 사람, 재빠른 젊은 사람들 때문에 하염없이 기다리는 노인 고객들을 관찰한 사람이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고객 경험은 이제 빼놓을 수 없는 혁신방법론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고객을 열심히 관찰하는 조직은 혁신에 성공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고객이 원하는 것만 담은 신상품, 새 서비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