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난 20여 년 동안 정보화에 대한 굳은 신념을 바탕으로 IT혁명의 물결에 능동적으로 대처함으 로써 세계가 주목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냈다. 세계 적인 벤치마킹 모델로 떠오른 초고속 인터넷은 물론 CDMA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 이동통신, 그리고 이미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반도체, TFT-LCD, 디지털TV 등은 높아진 'IT 코리아'의 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세계 IT 경기의 침체와 내수 부진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IT산업은 지난해 8월까지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8.0%, 수출은 20.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 기조를 이어 나가고 있다.
한편, IT기술의 활용 측면에서도 우리나라는 2002년 6월 국제연합(UN)으로부터 전자정부 선도국가로 평가 되는 등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총 인구의 60%에 달하는 2,800만 인터넷 이용자들은 해외 언론으로부터 '선도적 기술수용자(Early Adopter)의 모든 특성을 갖추고 있다'고 격찬을 받을 만큼 생활 속에서 IT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첨단 디지털기술의 시험장'으로서 역동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정보통신의 미래상'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Broadband IT 신성장 전략
하지만 지금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1995년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달성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8년 간의 답보 상태를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8월 「광대역 IT 신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기본 골자는 통신 · 방송 · 인터넷의 대통합 시대에 적합한 세계 최고의 광대역 통합망 (Broadband Convergence Network)을 기반으로, 우리나라가 경쟁우위에 있는 IT 신성장 9대 분야에 국가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국가사회 전반에 잔존해 있는 낡은 시스템을 정보화를 통해 새롭게 혁신해 나감으로써 명실상부한 정보통신 일등국가로 나가자는 것 이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어 나가는 데 있어 정보통신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해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새해 예산안을 마련하면서 정보화와 IT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올해 정보통신부 소관 총 재정 규모는 작년보다 0.7%가 감소한 7조 8,688억 원으로서 일반회계, 재특회계 등 예산은 5조 5,506억 원으로서 2.6% 증가했고, 정보화촉진기금은 2조 3,182억 원으로서 7.9% 감소했다. 회계 · 기금간 내부거래 등 중복 부분을 제외한 순운용 규모는 6조 3,596억 원으로서 2.2%가 증가했다. 금년도 정보통신부 예산안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식정보사회의 전면화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인프라와 IT 공급 역량에 비춰 볼 때 IT 활용 측면, 즉 정보통신기술 을 활용해 경제주체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정보화 분야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참으로 많다.
첫째, 광대역 IT 신성장 전략의 중추가 되는 정보통신망을 더욱 고도화하고 명실상부한 디지털 생활 공간을 구현하기 위하여 금년도 예산에 총 2,243억 원을 계상했다. 이를 통하여 세계 최초로 품질보장형 인터넷망 (MPLS)을 구축하고 미래 디지털 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와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둘째, 2007년까지 세계 최고의 열린 전자정부 구현을 목표로 지난해 8월 수립된 '전자정부 로드맵'에 따라 2단계 전자정부 구축 등 공공 분야 정보화 촉진을 위해 1,312억 원을 투입한다. 전자정부사업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강도 높게 추진되고 있는 범정부 차원의 행정개혁 과제를 시스템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국가 지식정보자원의 디지털화사업에 총 506억 원을 책정했다.
셋째, 모든 국민들이 손쉽게 정보자원에 접근하고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회(Digital Opportunity) 를 확충하기 위해 601억 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저소득층 청소년, 장애인, 수용자 등 정보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정보화교육과 취업 연계 기술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정보 접근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스팸메일 방지 등 정보보호대책 강화를 위해 322억 원을 투입하고, 자체 정보화 역량이 부족한 소기업들의 정보화 지원을 위해 총 194억 원을 투입하는 등 국가사회 전반의 정보화 촉진을 위해 총 5,178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IT산업 경쟁력 강화
첫째, 국내총생산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IT산업 분야에서는 반도체와 CDMA에 이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원천으로서 IT 신산업을 육성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미래 IT기술의 발전 추세와 국내 IT산업의 장 · 단점을 면밀하게 분석해 선정된 ① 차세대 이동통신, ② 디 지털TV, ③ 홈 네트워크, ④ IT 시스템 온 칩, ⑤ 내장형 소프트웨어, ⑥ 디지털콘텐츠, ⑦ 지능형 서비스로봇, ⑧ Post-PC, ⑨ 텔레매틱스 등 9대 품목을 중심으로 향후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사업화 지원 전략을 효과적으로 연계, 추진함으로써 투자대비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004년도에 IT 신성장 9대 분야에 투입되는 기술 개발 예산 규모는 총 1,568억 원으로서 2007년까지 총 1조 3,500억 원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둘째,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우수 인력이 배출될 수 있도록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내실화해 나가는 데 1,300억 원을 책정했다. 교육시설 확충, 산업계 전문가 교수 요원 확보 등 대학 IT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데 457억 원을 사용하고, 정보통신연구개발센터(ITRC), IT전문연구소에 대한 지원을 통해 석 · 박사급 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데 544억 원을 투입한다.
셋째. 중소 · 벤처기업이 분명한 수익모델과 확실한 경영플랜을 가지고 건실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IT시험 · 인증센터 구축, IT산업 기술 개발 지원, 중소벤처기업 경쟁력 강화, 투자자금 융자 지원 등 총 3,961억 원의 예산안을 편성 했다.
넷째, IT산업의 해외 진출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정보화 선진국으로서 개도국의 정보 격차 해소를 통한 국 가간 IT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196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 · 동남아 · 아프리카 등 신흥 IT시장에 민 · 관 합동으로 시장개척단을 파견하고 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 파견사업을 내실화 하는 한편, 개도국 IT정책결정자 및 업체 관계자에 대한 초청연수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다섯째, 통신 · 방송 융합 시대를 맞이해 초고속정보통신망과 더불어 21세기 지식정보사회의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는 디지털방송망의 조기 구축을 지원하고 전파방송기술 개발 및 효율적인 전파 이용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855억 원을 반영했다. 이를 통해 2005년 지상파 디지털TV 전국망 완성 목표를 달성하고, 21세기 국가 전략자원인 우주개발을 위해 통신해양기상위성 통신 시스템, 다목적 실용위성 2호 관제시스템 등 우주통신 핵심기술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이밖에도 상암동 첨단 IT콤플렉스 조성을 위해 300억 원, 정보통신 표준화 306억 원, 정보통신연구기반 조성 634억 원, 통신 환경 고도화 218억 원을 책정하는 등 2004년도 IT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예산 규모는 총 1조 2,583억 원에 달한다(통신 · 전파 분야 포함).
선진 우정의 구현을 위한 인프라 확충 및 서비스 개선
통특회계 우정사업부문에는 총 4조 1,135억 원(순계 기준)이 편성되어 전년대비 3.3%(1,299억 원) 증가했 다. 우편물류 인프라를 확충하고,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된 집배 인력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처우를 개선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지원하며,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우편 ·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어 편성했다.
첫째, 우편물류 인프라 확충을 위해 우체국 신 · 증 · 개축 등 창구망 확충, 울산 등 3개 지역에 우편집중국을 추가로 건설하고,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2단계) 구축과 아울러 소포 물류 기반 구축을 위해 소포물류센터 건설, 소포작업장 확보 및 시설 개선, 소포방문접수 차량 구입에 1,593억 원을 투입한다.
둘째, 어려운 근무 환경에서도 우편 서비스의 일선에서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는 전체 16,000여명 집배원의 근무 환경을 대폭 개선하는데 1,855억 원을 반영했다.
우선 집배원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우편물 분류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2002년부터 운용하고 있던 파트타이머(1일 4시간) 1,827명분 예산을 2004년도에도 137억 원을 확보하여, 대도시 지역에 이들을 집중 배치 함으로써 집배원 업무 경감이 기대된다.
또한 대고객 최일선 창구인 우편 집배원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집배원복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세탁비 19억 원(1인당 월 1만 원 보조)을 편성했다.
아울러 정규직 집배원보다 처우가 낮은 상시위탁집배 원(4,460명)에게 정규직의 위험근무수당에 준하는 운전 수당을 신규로 10억 원(1인당 월 2만 원)을 반영 · 지원 한다.
셋째,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국민 편의 증진 및 업무 능률 항상 등 우체국금융사업의 내실있는 성장을 위해 1조 4,838억 원을 반영했다.
우선 우체국예금자금의 건정성 제고를 위해 자금운용 전문인력을 추가(10명) 확보하고,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따른 국민의 금융 이용 편의를 위해 점외 무인자동화창구 100개소를 추가 설치 (448국→548국)하고, 현업 직원의 업무 능률 향상을 위한 금융장비 보급과 금융사고 예 방을 위한 CCTV 교체 등 금융시설 · 장비의 현대화를 기하도록 했다.
넷째, e비즈니스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정보화 예산으로 1,493억 원을 편성했다. 통합경영관리시스템 및 전자민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자고지지불시스템 및 전자상거래시스템을 확충하기 위해 785억 원을 반영했으며, 또한 금융시스템의 인프라 강화 및 전자금융서비스 확충 등 금융사업의 전략경영을 위해 677억 원을 반영함으로써 서비스 품질 및 업무 생산성 제고를 통한 고객만족경영을 실현할 계획이다.
한편, 우체국보험의 안정적 업무 수행 및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보험금 지급심사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의 외부 위탁을 확대하고, 보험관리사의 지속적인 확충과 보험사업의 내실화를 통한 안정적 성장을 도모 할 수 있도록 우체국보험특별회계에 3,234억 원을 편성했다.
2000년대 이후 세계적인 IT 경기 침체로 인해 아직까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미국 · 유럽 · 일본 등 선진국의 정보통신업체들은 한국 정보통신의 역동적인 발전상을 보면서 'IT 한국의 저력'을 새롭게 인식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IT 분야가 취약한 동남아 · 중남미 등지의 개도국들은 한국의 정보화 경험과 성공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와의 협력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 일등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할 수 있는 탄탄한 토대를 마련하는 데 올해도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