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와통신」지령 500호 기념
사업수기 현상모집 당선작 발표
■ 우수작 1편(상패 및 상금 100만원)
'단심가'
차운형(전남 곡성군 석곡우체국장)
■ 가작 1편(상패 및 상금 50만원)
'우편물처리대에 바친 작은 땀방울'
이태규(경북 안동시 임동우체국장)
※ 당선작은 「정보와통신」 2001년 3월호부터 매달 1편씩 게재될 예정입니다.
심사평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작품은 모두 6편이었다. 「신비한 잣난로」(홍원근), 「CS 순회교육을 하면서」(정선희), 「모든 일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 (신현옥), 「단심가」(차운형), 「군사우체국의 경영 혁신」(이귀 호), 「우편물처리대에 바친 작은 땀방울」(이태규) 등이었다.
수기는 체험 없이는 쓸 수 없는 글이다. 체험이란 것도 만족할 만한 상태보다는 불만족한 환경을 이겨내는 가운데서 얻는 것이기 때문에 그 체험이 귀하고 값진 것이다. 본심에 오른 6편 중 두 작품을 빼고는 모두 내용이 빈약하였다. 수기라면 어느 정도 진한 삶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였다. 따라서 수기의 알맹이라 할 수 있는 체험 대신, 쓴 이의 감상이 장식품처럼 들어 있었던 점은 지적할 점이었다.
우수작에 뽑힌「단심가」는 서른 번에 가까운 이사를 하면서도 우체국 일에 최선을 다한 시골 우체국장의 삶의 보고서이다. 학창 시절의 꿈이었던 스포츠 중계방송 아나운서 대신 시골 우체국 직원이 되어 20여년간 수백 개의 마을을 출장하면서 우편주문판매에서 뛰어난 실적을 거양한 봉사적 체험이 읽는 이를 가슴 뭉클하게 한다. 이 분은 무엇보다도 자기의 직업에 확실한 철학을 가져, 무엇이 인생을 행복하게 해주는가를 알고 있다. 이 점이 이 작품을 맨 윗자리에 앉히게 했다.
가작에 뽑힌 「우편물처리대에 바친 작은 땀방울」은 업무 개선을 위해 열정을 쏟은 체험수기이다. 느즈막히 승진이 되어 찾아간 열악한 환경의 바닷가 우체국에서 갖은 고생 끝에 우편물 정리 및 구분에 필요한 처리대를 만들어 창안상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잔잔한 필치로 그렸다. 이 분 역시 자기 일에서 보람과 기쁨을 찾을 줄 아는 분이었다.
「군사우체국의 경영 혁신」은 그 내용상 이번 사업수기의 취지와는 맞지 않으므로 제외시켰음을 밝힌다.
수기는 읽는 이를 감동시켜 주는 그 무엇이 있었을 때 제 몫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자면 자기가 살아낸 세월의 흔적이 남보다는 뭐가 달라도 달라야 할 것이다. 또 하나 말해 둔다면, 그 체험을 표현하는 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남에게 내 자랑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면 수기로서는 부적격이다. 제아무리 찡한 삶이라 할지라도 쓰는 이의 마음가짐이 겸손한 자세였을 때 그 글은 흡인력을 갖게 되고 감동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앞으로 수기를 쓰려는 이는 이 점에 유의했으면 한다.
※ 윤수천님(58세)은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아동문학가가 되어 동화집 「예뻐지는 병원」과 동시집 「아기넝쿨」외 많은 작품집을 펴냈으며, 현재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수원체신청 총무과에 근무했었으며, 국방일보 논설위원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