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정월, 새해 새 아침이 밝았다. 정신 건강에 대한 필자의 의견으로 작은 바람들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제 사소하게 보이는 현상들을 몇 가지 다루어 보겠다. 무심하게 지내는 일 중에 너무나도 심각하게 정신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고, 전혀 의식하기도 힘들 만큼 세뇌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여 이들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새해 바람을 가져본다. 필자 개인의 10년 후의 바람은 결핵을 위한 크리스마스실 대신에 정신 건강을 위한 설날 실, 단오 실, 추석 실들이 발매되기를 기원한다.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별해 사용하자
'나는 너와 생각이 틀리다. 내 생각은 이렇다.'라고 말할 때 '네 의견은 어긋나고 맞지 않다.'는 듯이 보이면서 '네 의견은 틀리다.' 처럼 들린다. 그러나 상대편 의견의 옳고 그름에 대한 논리적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만 주장이 다르다고 말할 뿐이다. 따라서 '틀리다'는 '다르다'로 고쳐야 할 것이다.
친구가 “IMF는 극복되었다”라고 말하면 그 다음에 “내 의견은 너와 틀리다.'라는 뜻으로 “내 의견은 틀리다. 우리 매스컴은 지금 IMF 상황을 너무 망각하는 것 같아서 다시금 근검절약해야 한다.”라고 강조해 말하기도 한다. 이 경우도 “내 의견은 너와 다르다.”가 올바른 표현이므로 고쳐 사용하여야 좋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들 단어를 구분하여 사용하지 못하므로, 특히 '다르다'는 어휘 대신에 대부분 '틀리다'를 사용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서로 다른 의견은 존중받지 못하는 풍토가 만연한다고 본다. 심리적으로 분석하면 “엄밀하게 검 토할 능력은 없고 내 주장만을 하자니 자연히 그렇게 어휘가 쓰여진다”는 뜻이 된다. 국회에서도 그렇고 많은 이익단체들도 그렇다. 내 의견만 맞다는 아집과 독단이 판을 친다. 제2, 제3, 제4의 좋은 의견이 얼마든지 있고 어떤 상황에서는 이 의견을 선택하고 또 다음에는 저 의견을 좋게 선택할 수도 있다. 물론 서로 다른 여러 의견 중에는 엄밀히 검토해 보면 잘못된 의견도 있을 것이다.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흔히 대화 중에 쉽게 '틀리다'라고 잘못 말하는 버릇이다. '다르다'는 어휘를 두루두루 널리 사용하자는 제안이다.
옳고 그름을 좀더 정확하게 구분하자
옳고 그름을 좀더 정확하게 구분했으면 한다. 대중에게 물어보고 대답하는 경향을 찾아 오판하지 말고, 또 전화로 물어보고 그 통계를 적당하게 이용하지 말고, 좀더 통계학적·합리적·논리적·전문적으로 검증을 하였으면 한다. 이러한 과정이 국민들의 정신을 건강케 할 밑거름이라 생각한다.
통계적이란 설문지 문항 작성부터 조사 대상자 선정까지 통계적으로 올바르게 원칙적으로 적용해야 함을 말한다. 그리고 아직 정확한 검증이 되지 않았을 경우나 엄밀한 검증이 불가능한 사실들도 정신 건강에 해로움이 있을지라면 이익과 손해와 비용을 대비시켜 검토작업들을 하여 일반 대중에게 홍보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러한 바탕이 없으면서 일반인들에게 의견을 묻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고, 옳고 그름과는 전혀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
지난 달 보건신문에 기획된 연속 기사 「이것이 알고 싶다」를 예로 들겠다.
―수맥. 허와 실 ①건축물 금가는 현상, 수맥 때문이 아니다. ②수맥이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 ③수맥 위의 잔디·나무 더 잘 자란다. ④5백년 경복궁도 수맥 위에 지어졌다. ⑤수맥 앞세워 알속 챙기는 건강 상품 ⑥수맥보다는 지하수 고갈 정책 세워야 한다.
이 제목들의 기사에서는 수맥파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국민을 혼란케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알속 챙기는 상품 등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오히려 동력에 의한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로 심각한 문제들인 지하수 오염, 지반의 가라앉음, 바닷물 침입현상을 경고하며 지하수에 대한 대책을 호소 하고 있다.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비단 수맥뿐이 아니고 수맥 대신에 허와 실'을 따져들어야 할 단어가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일반 대중의 미신적인 요소들이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말들이 신문에서조차 판을 치고 있고, 그것이 쉽게 상술과 연결되어 국민 건강이 걱정되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므로 개인이든 매스컴이든 지도자든 옳고 그름을 좀더 정확하게 구분하는 자세를 갖추자고 제안한다.
자연을 지키자
자연 보호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으며 건강한 국민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자연을 보호하고 지키려는 의식 없이는 정신 건강을 생각할 수 없다.
예를 들면, 버스 뒤쪽에는 가스가 배출되는 관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버스나 트럭들은 이 관을 밑바닥으로 돌려 중간에 매연가스가 나오도록 고쳐 놓았다. 아스팔트 도로 위로 직접 쏟아져나온 매연은 바닥을 검게 하지만 밖에서는 잘 안보이도록 시민의 눈을 속이고 있다. 단속 법규도 단속자도 없다. 매연을 감소시키는 장치를 만드는 회사들은 부도가 나고, 배출관을 바닥으로 고쳐 돌리는 불법업자들은 사업이 번창한다.
하여튼 시민단체들도 역부족이다. 이러한 것은 국민의 의식 개혁으로 역부족이다. 버스 주인이나 트럭 주인의 의식 개혁도 기대하기 힘들다. 정부 산하의 어느 부서인지 이제는 뇌물로 적당히 넘기지 말고 매연 단속을 기대할 뿐이다.
필자 개인의 꿈
크리스마스 실이 이 땅의 결핵을 퇴치하는데 이바지해 왔음은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결핵 보건요원들이 점차 정신건강 보건요원으로 그 역할이 바뀌어 가는 시점에서 정신 건강을 위한 설날 실, 단오 실, 추석 실들을 만들 아이디어를 미리 제안한다. 이 땅의 정신 건강상의 문제를 다루고 홍보하고 해결하는데 정신 건강을 위한 기금을 모집하는데 필요하리라 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정신 건강상의 문제―가장의 알코올 중독증, 아내 구타, 폭력, 아동 학대, 문제아동, 소위 왕따, 노예
제도, 청소년들의 본드나 약물 복용, 청소년 가출, 가정 파탄, 나아가서는 가정교육의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아울러 무단 횡단, 무질서, 난폭 운전, 공무원 부조리, 비리, 부실 공사 등 질서의식이나 준법정신을 어지럽히고 망각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국민 모두의 정신 건강을 해치는 문제들의 파악과 계몽이 이제는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