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 아홉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떠 있는 한려수도는 섬들의 고향'으로 불린다. 저마다 독특한 모습을 자랑하는 한려 수도의 섬들 가운데 최근에 각광받는 섬이 있다. 외도해 상공원이다. 바다 위의 식물 낙원인 외도는 그 아름다움이 마치 동화의 나라를 연상시킨다.
경남 거제시 구조라항이나 갈곳리 도장포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10분이면 닿는다. 독도보다 면적이 조금 작은 4만 4,000여평의 작은 섬이다. 숨겨진 진주, 외도를 발견한 이창호·최호숙 부부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해상공원을 완성시켰다.
바다 위의 식물 낙원인 외도
평양 근처의 고향 순천에서 월남한 이창호씨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서 얼마동안 수학을 가르치다가 사업가로 변신한 젊은 실업가였다. 아내 최호숙씨는 국문학을 전공한 문학도이다.
28년 전인 1971년 남해로 바다낚시를 하러 왔다가 거제도 남단 외포리에서 조금 떨어진 외도에 건너간 이창호씨는 우연히 이 섬을 사기로 마음 먹는다. 원주민 여덟 가구로부터 5만여평에 이르는 섬을 사들인 이들 부부는 여기에 생애를 걸기로 작심한다.
외도가 해상공원으로 문을 열기까지는 이들 부부에게 시련도 많았다. 감귤나무가 몽땅 얼어죽었을 때도 있었고, 서울에서 손수 가져간 묘목은 기후가 맞지 않아 제대로 자라지도 않았다. 그러기를 몇 차례, 섬은 서서히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관광객들에게 섬의 문을 열 수 있을는지도 불분명하던 무렵,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민간자본으로 개발한다는 정부 방침이 있었고, 그 뒤 이 섬에 들른 김남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의 적극적인 격려와 지원이 큰 힘이 되어 지난 1995년 4월 5일 문화휴양지로 문을 열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해상공원에는 800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동백나무, 편백나무, 대나무, 팔손이나무 등 각종 자생식물과 희귀식물까지 작은 섬을 다채롭게 수 놓고 있다. 선인장, 코코수, 야자, 선샤인, 유카리, 용설란 등 아열대 식물이 섬 둘레를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어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특히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 전경은 빼놓을 수 없는 외도의 정취, 탁 트인 바다 위로 해금강과 거제도 끝자락이 드러나며 쾌청한 날이면 멀리 홍도와 대마도도 시야에 들어온다. 봄기운이 번지는 이즈음에 가면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동백꽃을 볼 수 있다.
외도는 네개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비너스가든, 대죽로, 외도성, 조각공원 등이 그것이다. 편백나무숲으로 만든 천국의 계단과 정상의 비너스가든은 산책로로 맞춤한 곳이다. 대나무숲길로 들어서면 섬 주변 풍경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7~8미터씩 곧게 자란 대나무들이 전망 좋은 외도성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준다.
대죽로를 지나면 쪽빛 남해 바다가 한 눈에 차오는 외도성에 이른다. 하얀 성벽 앞에 서면 돌섬 외각의 절벽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섬 곳곳에 다도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돼 있고 중심부에는 조각공원과 휴게 시설이 들어서 있다. 조각공원에는 천진하게 노는 어린 아이들의 조각상이 생동감 있게 조각되어 있고, 현대 작가들의 운치 있는 조형 작품들이 잔디 위에 조화롭게 서 있다.
섬 둘레 2.3km 해안은 암벽으로 이루어져 절묘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전망대 휴게실에서는 저 멀리 거제도 해금강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다. 남자섬이라 알려진 외도와 내륙 구조라 해안 사이에는 여자섬인 내도가 있어 신비함을 불러 일으킨다.
오솔길로 내려오다 보면 천년 된 후박나무 사이에서 맑은 약수가 길손을 반긴다. 약수터 주위는 흰색 몽돌로 장식해 놓았다. 그 모습이 악어를 닮았다고 하여 악어약수라던가. 후박의 뿌리가 물 속에 엉켜 있어 약수 물을 마시면 향긋한 후박 냄새가 난다.
외도 안에서는 숙박을 할 수 없다. 체류시간을 1시간 30분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식사를 할 여유도 없다. 섬내 관리를 위해 취사도 금하고 있다.
가는 길
구조라유람선터미널→외도(외도→구조라유람선터미널) 06:30~16:30, 5~10분 간격, 12분 소요, 왕복 7,000원 장승포유람선터미널→외도해금강 06:30 ~ 16:30, 수시 운행, 왕복 3시간 소요, 왕복 10,000원
문의: 장승포유람선터미널 0558-681-6565
섬내 교통편
외도를 둘러보는데는 도보로 1시간이면 충분 하다. 물품을 실어 나르는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제외하고 특별한 교통수단은 필요가 없다. 섬 전체의 길이 잘 닦여 있어 걸어다니기에 불편은 없으나 성수기에는 단체 관광객이 많이 찾아와 다소 혼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