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섬 중에서 네번째로 크다는 강화도. 그 넓이 만큼이나 갖가지 문화 유적들이 산재한 역사의 고장이다 수도권에 위치 해 있어 휴일이면 많은 외지인들이 넘나드는 곳이기도 하다.
한반도 전체의 모습이 어려 있다 할 정도로 강화도는 이 땅에 살다간 사람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토박이 사람들의 흐벅진 이야기는 역사를 바로 아는데도 도움을 준다. 아울러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한 자연자원은 강화도를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르는 지역으로 바꿔놓고 있다. 이것은 수도권에 남아 있는 몇개안되는 청정한 터로서 앞으로 그 개발 잠재력이 크다는 사실을 입증해 준다. 이런 현실이다 보니 개발을 빌미로 깨끗한 자연 상태를 훼손 시키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자연친화적 섬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보문사 향나무와 석굴
봄볕이 무르익는 이맘 때, 강화도는 나들이객들로 붐빈다. 강화는 김포와 한 뼘 바다로 섬이 됐다. 그러나 강화대교 덕분에 더 이상 섬이 아니다. 다리를 건너면 강화읍. 강화산성 북문, 고려궁터, 마니산 참성단 등 몇몇 유적지가 관광코스이다.
강화를 서쪽으로 가로질러 외포리로 가보자. 이곳은 석모도행 뱃길이 난 작은 포구이다. 횟집촌과 해물 노점상 들이 북적거린다 여기서 석모도는 카페리로 10분 거리의 지척이다. 배에 차를 싣고 갈 수도 있다. 그 짧은 항 해 중에 정 깊은 강화 갈매기가 뱃전을 따르며 친구가 되어 준다.
한편, 강화도에서 나는 특산물은 강화순무를 비롯해 화문석, 까나리액젓, 밴댕이 젓, 쌀, 황석어젓 등으로 연 중 싼값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외포리 젓갈 시장에 가면 강화도 특산물은 물론 근 해에서 잡은 갖가지 생선들이 방문객들을 기다린다.
석모도에는 서해 낙조로 유명한 보문사가 숨어 있다. 배에서 내려 버스로 15분 정도 거리이다. 낙가산(해발 316m) 중턱에 곱게 자리잡고 있는 이 절은 신라 선덕 여왕 때 창건되었다. 석굴로 된 기도장과 눈썹바위에 새겨진 마애석불좌상이 유명하다. 약간 장난기 서린 마애 석불의 미소가 4백여 계단을 힘들여 오른 사람들을 맞는다.
여기서 눈길을 산 중턱 아래로 돌리면 광활한 서해바다가 오롯이 들어온다 햇살에 반사돼 은빛으로 반짝이는 서해. 일몰 무렵에 이곳에 서면 거대한 태양을 집어 삼키는 서해 일몰의 대장관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보문사 절집을 감싸안은 부처님 법력이 이곳을 찾은 속인 들에게 내린 선물이 아닌가 싶다.
섬 안에 있는 석모도는 흔히 말하는 외딴 섬이 아니다. 일단 배로 섬 안에 들어 가면 일주도로가 시원하고, 예쁜 별장식 주택이 곳곳에 들어서 뭍과 별반 다르지 않을 정도이다. 식당 · 카페 · 통나무 민박집도 많아 처음 온 사람을 놀라게 만든다.
석모도에는 보문사 말고도 가볼만한 곳이 적지 않다. 석포리 선착장에서 보문사 방향으로 5km 가면 왼쪽으로 어유정항 표지판이 보인다. 이곳의 명물은 ㅇㅇ호 등의 어선 이름이 붙은 포장 마차형 횟집들, 직접 잡은 횟감을 팔기 때문에 밴댕이 회 한 접시에 1만원 정도로 값이 싸다. 어유정항에서 통나무집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 더 가면 해수욕장을 한 눈에 굽어보는 전망대를 지나 아담한 포구에 다다른다. 이름하여 장구너머이다. 멍석 위에 새우나 밴댕이를 말리는 보구에서는 바다 냄새가 코를 찌른다. 산에서 내려 다보면 장구처럼 보인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여기서 시 멘트 길을 따라 들어가면 왼쪽으로 삼량염전의 소금밭이 나타난다. 곧이어 삼거리에서 오른쪽이 민머루해수욕장인데 긴 개펄이 펼쳐져 있다. 개펄 체험장으로 그만인 이 곳은 개펄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석모도 개펄은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이들은 이 곳에 오면 온 몸이 진흙 투성이가 되도록 뛰어다닌다. 살아 숨쉬는 흙, 하천을 따라 흘러내려온 육지의 오염 물질을 마지막으로 걸러주는 자연의 콩팥 개펄은 진작부터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석모도는 언뜻 보기에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곳이다. 바다가 보이는 호젓한 해안가에 다소곳이 들어선 카페에는 젊은 연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석모도 선착장에는 전원카페가 줄지어 들어서 있다. 커피를 홀짝이며 바라보는 바다의 봄 정취가 그만이다.
길잡이
· 김포(48번 국도)→ 강화 대교(301번 지방도)→ 외포리 선착장
· 외포리→ 석포리: 여객선 요금은 1인당 800원, 승용차 11,000원(왕복 기준). 운항 시간은 7:00〜20:30. 평일엔 매시간 정시 외포리 출항. 토 · 일요일은 수시 왕복. 소요 시간 5분(외포리선착장 032-932-6619).
· 석모도 안 버스편: 보문사행 30분마다, 어유정항행 3시간에 1회 운행.
· 직행버스가 서울 신촌에서 강화읍까지 10분 간격으로 운행중이다(강화버스터미 털 032-934-3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