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여섯번째로 큰 섬인 안면도는 원래 섬이 아니었다. 태안반도 남쪽 끝에 있는 태안곶이었다. 조선 인조 때인 1638년에 삼남 지방에서 올라오는 공물 수송을 원활히 하기 위해 물길을 만듦으로써 섬이 되었다. 그러다 한참 세월이 흐른 뒤, 그러니까 1970년에 서산과 안면도를 잇는 다리가 가설되어 뭍과 다시 연결되었다.
방포 포구에 정박해 있는 어선들
아직 기억에도 생생한 1991년 원자력발전소 건설 예정지로 내정되면서 불거졌던 주민들의 반대 운동을 기억할 것이다. 안면도 땅을 밟으면 왜 그토록 주민이 개발보다는 자연 그대로를 원했는지 알 수 있다. 안면도는 개발을 명분으로 파괴되기에는 너무 아까운 자연을 지니고 있다.
안면도는 태안반도의 남단에 길쭉하게 펼쳐져 있는 육지 같은 섬이다. 해안선이 아름답고 경치가 빼어난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 소재 지를 벗어나 고남 방향으로 3km쯤 가다 보면 잘생긴 소나무숲을 만나게 된다. 이곳 승언리에 소재한 ‘안면송’은 잡목이 섞이지 않은 소나무 단순림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곳이다.
해송의 씨가 섞인 안면도의 적송은 재질이 우수하고 유전 형질상 변이가 있어 내륙의 소나무와 다르다 하여 안면송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안면송은 습기가 적당한 안면도의 해양성 기후와 돌이 적은 토질 덕분에 옹이가 없이 곧게 자라고 다른 소나무와 견주어 같은 나이라도 키가 더 커 어른 셋의 아름으로도 안을 수 없는 굵은 것이 많다.
이곳 승언리 일대는 충청 남도에서 1992년부터 자연 휴양림으로 지정하여 관리해오고 있는데 수령 50〜80년 생의 우량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다. 특히 휴양림의 삼림욕장에는 안면송이 무한정 뿜어내는 피톤치드(나무들이 자기 보호를 위해 발산 하는 방향성 물질)의 싱그러운 향을 맡기 위해 공해에 찌든 도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목원 전망대에서 본 안면도 전경
태안반도 1,300리 해안에는 이름도 예쁜 해수욕장들이 많다. 만리포 · 몽산포 · 연포처럼 널리 알려진 곳도 있지만, 사목 · 음포 · 학암포 · 구례포 · 방주골(백리 포) · 천리포 · 통개 · 원인 · 달산포 · 청포대 · 삼봉 · 기지포. 안면 · 방포 등 아담하고 운치 있는 해변이 남북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이곳의 해수욕장은 수온이 높고 경사가 완만해 가족들의 피서지로 알맞다.
한편, 안면도에는 야릇한 땅 이름이 많이 남아 있다. 꽂지, 바람아래, 샛별, 쌀썩 은여, 밧개, 곰섬···. 길가다 만난 주민에게 유래를 물어 보면 누구나 구수한 사투리로 대답해 준다.
이들 중 꽂지와 바람아래는 안면도의 경관 지역으로 손꼽힌다. 섬 서쪽 해안에 자리 잡은 꽂지에는 안면도에서 가장 넓은 해수욕장이 있다.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한 백사장과 낮은 수심, 아득한 수평선의 낙조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해수욕장 오른편으로 보이는 할아배 · 할매바위는 서글픈 전설이 서린 곳이지만, 지금은 그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안면도와 육지를 잇는 다리는 두 개다. 왕복 2차선의 구 안면교가 포화 상태에 이르자 왼쪽 편으로 새 다리를 하나 더 놓았다. 구 안면교를 건너다 보면 바다낚시를 즐기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다리 아래로 낚시줄만 늘어뜨려 놓으면 백조기라고도 하는 보구치, 우럭에다, 물때 맞으면 감성돔까지 올라온다. 천연기념물 제138호인 모감주나무(열매는 염주 알을 만드는데 쓰인다) 군락이 있는 방포해수욕장 옆락이 있는 방포해수욕장 옆으로 퍼신 편이다.
안면도에 왔다면 섬 여행도 해볼 만하다. 안흥항에서 옹도 · 정족도 · 가의도 · 궁시도 · 목개도 · 외도 · 장고도 · 고대도 등으로 유람선과 여객선이 다닌다. 돛대바위 · 수정바위 · 독립바위 등은 그 모양이 홍도를 옮겨놓은 것처럼 아름답다.
길잡이
시외버스는 서울〜태안 36회, 대전〜태안 31회 운행. 열차는 장항선 홍성역에서 내려 시외버스 이용. 승용차는 서울→ 오산인터체인지→ 평택 → 안중교차로→ 아산만방조제→ 삽교호방조제→ 당진→ 서산→ 태안(안면읍)
숙박
태안군청(0455-70-2544)에 문의하면 각 지역 어촌계와 해수욕장 번영회를 연결해 준다. 안면읍에는 안성장 (734466)과 청하장(73-4067), 만리포에 송도모텔 (72-9090)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