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는 아직도 외지인의 접근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동해 먼 바다에서 우리 땅, 우리 바다의 자존심을 곧추세운 채 거센 파도를 이겨내며 떠 있는 외로운 섬. 울릉도는 행정구역상 본 섬과 유인도인 죽도 · 독도 외에도 크고 작은 바위 섬이 흩어져 있다. 경북 울릉군에 속하며 전체 면적은 72.831 km ² 로 강릉시나 천안시와 비슷한 넓이이다.
울릉도 도동항
가장 가까운 육지라 할 동해시로 부터는 140km, 경북 포항에서는 217km나 떨어져 있는 울릉도는 최고봉인 해발 984m의 성인봉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섬 전체가 쪽빛 바다 위에서 불규칙한 오각형의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전형적인 해양성기후를 나타내는 울릉도는 맑은 날이 평균 56일에 불과할 만큼 눈 · 비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거기에다 바람 또한 심해 풍속이 초속 12km를 넘어 서는 때가 다반사인데, 본토(뭍을 일컫는 울릉군 주민들의 표현)를 오가는 뱃길이 막히면서 사람은 물론 생필품의 유입도 두절된다. 이곳 사람들은 거의 전부가 오징어를 잡아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데. 이렇게 바다 날씨가 좋지 못하면 그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닌 것이다. ‘출어 금지’는 곧 울릉도 경제를 뿌리채 흔들어 놓는다.
바람에 민감한 울릉도 주민들은 풍향을 뜻하는 낱말도 많이 지어냈다. 동풍(동 새), 서풍( 갈바람 · 청풍 · 하늘바람), 북풍(북새. 북청. 샛바람), 남서풍(처진갈 · 댕갈바람) 따위가 그것들이다.
1980년 4월 10일, 제3종 어항인 저동항이 동해 어업 전진기지로 지정되어 방파제와 부두시설이 완공되면서 울릉도 어민들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그러나 어항시설이 변변치 않아 많은 배들을 접안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상특보가 발효 되면 외지 배들이 피항해오느라 저동항은 몇날 며칠씩 북새통을 이룬다.
울릉도 부근의 청정해역은 난류와 한류가 한데 만나면서 이 해류의 영향으로 오징어는 물론이고 꽁치 · 명태 들의 어군도 발견된다. 오징어잡이는 5월부터 시작해 9〜10월에 절정을 이루고 12월이면 마무리되는데, 울릉도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오징어 철이 되면 저 동항 앞바다는 개당 l,500w 짜리 집어등을 줄줄이 켜 단 수백척의 오징어 채낚기 어선들로 장관을 연출한다.
한편, 울릉도 특산물로 오징어와 함께 호박엿이 있다. 방부제를 전혀 넣지 않고 약 30%의 호박을 첨가해 만드는데, 몸에 좋은 건강식품이다. 다른 엿보다 덜 끈적거리고 이에 들러붙지 않으며 단맛이 강하지 않아 고소한 뒷맛을 남기는 것이 특징이다. 울릉도 호박엿은 가락엿을 비롯해서 호박물엿, 호박 범벅엿, 호박판엿, 호박당, 호박엿 엑기스 음료 등 모두 6종류가 있다. 도동항에서 즐비하게 들어선 토산품 가게에서 살 수 있다. 이외에도 온갖 약초와 암반수를 먹고 자란 약소와 홍합, 취나물, 부지갱이, 참고비, 독도 소주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울릉도 관광은 흔히 선박 해상일주, 해안도로 일주, 성인봉 등정으로 나뉜다. 이 세가지 외에도 울릉도의 제 맛을 느끼려면 차나 선박 대 신 두 발로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는 것이 좋다.
성인봉은 울릉도의 남성적인 멋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대표적인 등산로는 2 개. 성인봉 남쪽에서 등반하는「도동-까끼동-작은등대-돌봉-바람등대-성인봉」 왕복 코스가 대표적이다. 왕복 10km 거리로 5시간 가량 걸리며 돌봉 중턱의 전망대에서 저동항, 독도, 죽도의 절경이 가뭇이 들어온다.
정상 북쪽으로 넘어가「알봉-나리분지-천부」로 내려 오는 코스도 있는데, 도동에서 천부까지 12km로 7시간 가량 걸린다. 이 코스를 택하면 나리분지를 만난다. 120만평의 나리분지에서는 사방을 병풍처럼 둘러싼 울릉도 산세를 감상할 수 있고 분지를 가득 채운 약초의 향내가 자욱하다. 특히 천부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섬목으로 가죽도를 거쳐 저동항으로 들어오는 배를 타면 울릉도의 산과 바다를 한번에 구경할 수 있다.
해안도로 일주와 선박해상 일주도 빼놓을 수 없다. 해안일주도로는 39.8km, 울릉도 해안을 승용차로 한바퀴 도는 것이다. 통구미 마을에 이르면 바위산에 울릉도 특유의 향나무서식지(천연기념물 48호, 통구미향나무자 생지)가 보이고, 구암과 태하를 잇는 우회도로를 따라 태하령 정상에 이르면 천연 기념물 50호인 태하리 솔송 · 섬잣 · 너도밤나무군락지가 펼쳐진다.
선박해상 일주는 두 시간 가량 걸리는데, 코끼리가 코를 바다에 담그고 있는 형상을 한 코끼리바위(공암)를 비롯해 죽도 · 관음쌍굴 · 삼선암 · 사자암 · 국수산 등 해안과 해상의 기암괴석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가는 길
울릉도는 경북 포항, 울진 군 후포항, 강원 동해항, 속초항 등 4곳의 항구에서 갈 수 있다. 배편은 성수기(7월 말〜8월말)와 비수기로 구분해 달리 운영되므로 미리 운항계획을 확인해야 한다.
포항은 성수기에는 세 번 왕복하는 배편을 운항하며 비수기에는 한 번 왕복 운항 한다. 후포항에는 성수기에 1일 2회 왕복하는 배편이 있고 비수기에는 하루 한 번 있다. 묵호 · 속초항은 성수기의 경우 1일 2회 왕복하고 비수기는 하루 한 번 있다.
울릉도에서는 섬내 교통편도 미리 알아두면 편리하다. 버스는 크게 도동-저동, 도동-저동-봉래폭포, 도동-남양-구암 등 세 개의 노선을 운행 한다.
도동에서 저동까지는 상오 6시 50분부터 평균 30분 단위로 20여회, 저동에서 봉래 폭포까지는 상오 7시 30분부터 10회 운행한다. 또 가장 긴 구간인 도동-남양-구암 노선은 상오 6시 30분부터 11회 운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