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 1997년 새해가 밝았다. 한 해를 시작하는 1월, 설경의 장관과 온천욕의 개운함을 즐길 수 있는 두 군데의 산을 소개한다. 두 산은 모두 해발 1,000m급다운 중후한 맛을 지랑하는 산들, 1박 2일 정도의 일정을 잡고 온천이 있는 산으로 떠나보자. 등산을 한 뒤 온천에서 피로를 풀다 보면 말끔히 정돈되어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월악산 (1,093m)
월악산은 소백산맥 줄기의 하나로 지난 1984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을 만큼 정상인 영봉(국사봉) 말고도 주위의 주흘산•문수봉 등 16개의 봉우리와 4~5km에 이르는 계곡들이 잘 발달되어 있다. 특히 겨울철 눈 쌓인 산과 계곡은 가히 신선들이 노닐던 경치라 할 만큼 아름다운 절경을 이루어 제2의 금강산, 또는 동양의 알프스라 불리기도 한다.
송계리 버스종점에서 마을 오른쪽 길로 조금 올라서면 계곡 위로 거대한 두 개의 암봉이 우뚝 솟아 위세 당당한 영봉이 보인다. 30분쯤 오르면 첫번째 샘터에 닿게 된다. 다시 1시간쯤 참나무숲 사이를 오르면 헬기장이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여기서 왼쪽으로 능선을 타고 길을 잡는다. 다시 샘터를 지나 커다란 암봉이 눈앞에 나타나면 이 암봉을 끼고 계속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간다. 정상에 널찍한 암반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쉴 만한 공간이 충분하다. 인근의 주흘산 등 여러 봉우리와 멀리 북쪽으로 바라보이는 충주호의 아름다운 모습이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하산은 올라오던 길을 돌아나와 헬기장까지 온 뒤 마애불과 덕주사가 있는 덕주골 쪽으로 길을 잡는다. 960봉을 지나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에 도착하면 또 하나의 샘물이 등산객을 반긴다. 덕주골에 도착하면 남쪽의 수안보 온천으로 나와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등산 코스(5시간 30분 소요)
송계리→헬기장 전 갈림길→영봉→삼거리→960봉→마애불 →덕주사 →덕주골휴게소
길잡이
중부고속도로 음성IC에서 빠져나와 충주로 간다. 충주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제천시 쪽으로 가다가 월악교를 지나 우회전하면 597번 지방도가 나온다. 이 길을 따라 10분쯤 달리면 덕주골 휴게소에 닿게 된다. 대중교통은 기차나 고속버스를 이용해 충주까지 간 뒤 1시간 10분마다 있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숙박•맛집
수안보에 와이키키 수안보(0441-846-3333)를 비롯한 호텔과 여관이 즐비하다. 월악산 주변으로는 덕주골 입구의 월악산장(0443-42-6515) 등 민박집이 다수 있다. 송계리 부근의 부림식당(42-1151)에서는 토종닭으로 만든 백숙과 도리탕을 맛볼 수 있다.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푸짐하면서도 정갈한 맛이 좋다. 3인용 1마리에 25,000원.
백암산 (1,004m)
백암산은 남북으로 태백산맥의 본령을 잇고 있는 산이다. 능선과 계곡이 뚜렷하여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장점으로 꼽힌다.
절골 입구에서 서쪽으로 난 길을 따라 1시간쯤 올라가면 존질목, 여기서 왼쪽으로 난 길로 30분쯤 올라가면 조그만 샘터가 나타난다. 계속 길을 오르면 삼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왼쪽 길을 택해 40분쯤 가면 백암산 정상이 나타난다. 동쪽으로는 산 능선 사이로 멀리 동해가 시원스럽게 보이고, 서쪽으로는 잔잔한 능선에 펼쳐진 설경이 마음마저 푸근하게 한다.
올라오던 길을 돌아나와 20분쯤 가면 왼쪽으로 북쪽 등산로가 나타난다. 이 길을 따라가면 백암사의 여러 계곡물이 합쳐지는 합수곡과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용소 등이 나온다. 이 코스가 바로 백암산의 진수라 일컬어지는 선시골이다. 울창한 소나무와 참나무 숲이 어우러지는 설경은 백암산만의 자랑이다. 지나온 쪽을 되돌아보면 멀리 고모산성과 백암산성의 능선이 아기자기한 맛을 더해준다.
산행 후에 라듐이 다량 포함된 국내 유일의 방사능 알칼리성 온천인 백암온천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 이곳 온천수는 신경통•만성관절염•동맥경화 등 여러 질병에 효과가 뛰어나다.
등산 코스(6시간 30분 소요)
온천장→존질목→백암산 정상→합수곡→폐광터→매미소→내선미
길잡이
포항→울진간 7번 국도를 이용한다. 포항 기점 91km 지점인 평해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924번 지방도로를 타고 12km쯤 가면 백암온천에 닿게 된다. 대중교통은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아침 9시 20분부터 낮 12시 40분까지 1일 4회 운행되는 직행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숙박•맛집
백암온천의 주변으로 백암온천호텔(0565-787-3044), 태백장(787-3881) 등 호텔과 여관이 다수 있다. 백암관광호텔(787-3500) 식당에서 각종 정통 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 특별 한정식 1인분에 18,400원(세금•봉사료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