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며 묵묵하게 정상을 향해 오르는 등산의 즐거움은 등산을 하는 사람만이 느끼는 것. 특히 겨울 산행은 끊임없이 펼쳐진 새하얀 설경이 압권이다. 모든 계절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겨울의 산은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또다른 겨울의 묘미는 바로 스키이다. 균형을 잡으며 눈밭 속을 달리는 스키의 묘미는 스키를 타는 사람만이 안다. 2월에도 스키장마다 다양한 행사들이 내방객을 기다리고 있다. 막바지로 접어드는 스키 시즌도 즐기고 겨울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두 군데의 산을 소개한다.
계방산(1,577m)
계방산은 오대산 서남쪽에 우뚝 솟아 있는 산으로,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평창군 진부면에 걸쳐 있는 제법 규모가 큰 산이다. 중부와 남부를 가로지르는 차령산맥의 뿌리이기도 한 계방산은 겨울철이면 눈이 많이 내리는 산으로도 유명하다.
계방산은 인근 오대산의 명성에 가려 사람의 발길이 뜸한 산이지만, 숲이 울창한데다 한라·지리·설악·덕유산에 이어 남한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산이기도 하다.
산행의 들머리는 운두령(1,089m),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고개인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초심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겨울 산행의 설경을 즐기면서 쉽게 오를 수 있다는 것이 계방산의 특징이다.
갈림길도 없는 능선을 1시간가량 오르면 1,492봉에 닿는다. 여기서부터 광활한 설경이 펼쳐진다. 나뭇가지마다 가득 열린 상고대와 눈꽃이 연출하는 장관은 발길을 옮기는 것을 잊게 한다. 주목 군락을 거쳐 건너편 정상까지는 30여분 거리.
정상에 오르면 한반도의 기간인 백두대간의 등줄기를 한 눈에 굽어볼 수 있다. 넓은 골짜기가 펼쳐지고 준령들이 내달리고 있는 장쾌한 풍경이 보는 이의 넋을 빼놓을 정도.
하산은 남쪽 능선을 이용해 노동리 쪽으로 길을 잡는다. 1,276봉을 거쳐 1,210봉을 지나 내려오다 보면 작은 샘물이 있어 등산객의 휴식을 돕는다. 노동리 아랫삼거리까지 하산하는데 3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적설량이 많거나 눈이 내릴 때는 두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등산 후에는 차량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용평 스키장에서 스키를 즐기자.
등산 코스(5시간 30분)
운두령→1,166 봉→1,492봉→정상→1,276봉→1,210봉→노동리 아랫삼거리
길잡이
동서울터미널에서 강릉 또는 주문진행 버스가 하루 25회 운행된다. 진부터미널까지는 3시간 거리, 다시 진부에서 내면행 직행 및 완행버스를 이용하여 운두령에서 내리면 된다.
숙박
방계산 부근의 노동리삼거리 민박(0374-32-4481)이나 신약 수산장(32-6506)을 이용한다. 그리 멀지 않은 방아다리약수산장(32-7480)을 이용하며 약수를 즐기는 것도 좋다. 용평 스키장에는 드래곤밸리 호텔(35-5168) 등 숙박시설이 많다.
마산(1,052m)
마산은 백두대간의 남한쪽 최북단에 있는 산이다. 강원도 고성군 간송읍과 토성면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진부령에서 향로봉 너머의 비로봉을 비롯한 금강산 연봉이 아슴푸레하게 보이기도 한다.
산행 들머리는 흘리에서 시작한다. 시계탑이 있는 콘도 뒤편의 비탈로 오르막길이 있다.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면 흘리 분지와 스키장의 전경이 한 눈에 보인다. 삼거리에서 계속 오르막길을 오르면 정상에 닿는다.
정상은 바위로 이루어진 암봉, 백두대간 마산봉이라 쓴 푯말이 서 있다. 군용 막사터와 벙커가 아직 남아 있다. 여기서 남쪽으로 길을 잡으면 병풍바위를 거쳐 신선봉과 미시령에 이르는 1박 2일의 등산 코스가 된다. 그러나 스키를 즐기러 온 사람이라면 다시 오르던 길을 따라 하산한다. 다시 삼거리에서 이번에는 왼쪽 길을 잡는다. 잘 다듬어진 오솔길을 따라 하산하다. 보면 작은 샘터가 있고, 다시 길을 재촉하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 리프트를 타고 내려오면 다시 스키장에 닿는다. 넉넉 잡아 4시간이면 충분한 코스.
등산 코스(4시간)
알프스 리조트→삼거리→마산 정상→삼거리→전망대→알프스 리조트
길잡이
상봉터미널에서 하루 7회 운행하는 진부령 경유 간성·거진·속초행 직행버스를 이용한다. 진부령 정상까지는 4시간 30분 거리, 여기서 도보로 20분 정도 걸으면 알프스 리조트다. 그러나 스키철인 요즘에는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욱 편리하다.
숙박·맛집
스키장인 만큼 알프스 리조트(0392-681-5030), 백설여관(681-3007) 등 숙박업소는 충분한 편이다.
스키장 입구의 부흥식당(681-3006)에서는 주인 아주머니의 손맛이 비결인 황태찜과 청국장을 맛볼 수 있다. 각각 1인분 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