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자 가족의 달이기도 한 5월, 제법 더워 진 날씨에 반팔을 입는 사람들도 많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등산을 떠나보자. 도시 생활의 찌꺼기를 털어내고 맑은 공기 속에 자신을 맡기다 보면 한결 가까워진 서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힘들면 잠시 샘터 옆에 앉아 갈증을 달래며 쉬어 가도 좋다.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근교의 유명한 두 산을 소개한다.
속리산(1,058m)
예로부터 소금강산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속리산은 호서 지역 제일의 사찰인 법주사를 품고 있어 더욱 유명한 곳이다. 주봉인 천황봉을 위시하여 비로봉, 입석대, 문장대, 관음봉 등 아홉 봉우리의 자태가 구경 거리, 이 때문에 신라 이전에는 구봉산이라 불리기도 했다.
속리산 산행의 핵심은 법주 사. 신라 진흥왕 14년(서기 535년)에 의신조사에 의해 창건된 법주사는 살아있는 신라라 말할 정도로 신라풍 문화재가 많은 것이 특색이다. 5층 목탑 형식의 팔상전과 석련지, 쌍사자 석등 등 국보급 문화재들이 수두룩하다.
워낙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르는 산이라 등산 코스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주릉 종주보다는 약수가 있는 금강골 쪽으로의 하산길을 권한다. 법주사에서 출발해 삼거리를 지나 신선대까지 오른 뒤, 비로봉 • 천황봉 쪽으로 가지 말고 금강골 쪽으로 내려오자. 경업대 밑에 조그만 샘물이 있어 산행객의 피로를 풀어준다. 다시 1시간 가량 내려오면 복천암과 유명한 복천약수가 기다리고 있다. 다시 삼거리를 거쳐 법주사로 돌아오게 되는 비교적 쉬운 코스다.
산행코스
법주사→삼거리→중사자암→문장대→신선대→금강골삼거리→법주사
길잡이
경부고속도로 청원 인터체인지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만나는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청주방면 17번 국도를 타고 15km 간다. 만나는 로터리에서 우회전하여 25번 국도를 따라 30분쯤 달리면 속리산 입구, 동서울 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0회 속리산으로 직행하는 버스가 있다.
숙박
비로산장(0433-43-4782), 속리 산 터미널 부근 민박(42-5281) 등을 이용할 만하다. 속리산 입구 집단시설지구에 숙박시설이 밀집되어 있다.
용문산(1,157m)
정상 부근의 뛰어난 경개 이 때문에 예로부터 경기의 금강이라 일컬어진 용문산. 800m 이상의 봉우리가 여러개 모인데다, 정상을 기점으로 남북으로 이어지는 주능선만도 15m를 넘는 제법 큰 규모의 산이다.
정상 부근은 출입통제구역. 안타깝게도 좋은 풍광을 즐길 기회가 없다. 그렇지만 주릉 남쪽의 백운봉이 형제약수와 더불어 그 갈급함을 대신 충족시켜준다.
산행의 초입에 만나게 되는 용문사는 신라 선덕왕 2년(913년) 대경화상이 창건한 천년 고찰. 그러나 현재의 건물은 모두 6•25 때 불타 없어져 다시 지은 것들이다.
절 왼쪽 계곡길을 따라 올라 가다 보면 상원암에 닿는다. 여기서 100여m 올라가면 능선 안부다. 윤필암터 옆 장군약수에서 잠시 목을 축인다. 여기서 백운봉까지는 물을 구할 데가 없으므로 반드시 물통을 채워 놓도록 한다. 남쪽으로 한시간 반 정도 내려오면 백운봉, 정삼각형을 이룬 암봉이 절경이다. 목이 말랐던 사람은 형제약수에서 갈증을 달랠 수 있다.
하산길은 비교적 쉽다. 숲이 울창한 계곡을 따라 한걸음 한 걸음 발길을 옮기다 보면 수도 골을 지나 연안리 버스정거장에 닿게 된다.
등산코스
아랫말→용문사→상원암→947봉→백운봉→연안리
길잡이
6번 국도를 이용하여 양평 용문역을 지나 용문사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여기서 좌회전하여 331번 지방도를 타고 올라가면 바로 용문산 들머리에 닿게 된다.
숙박
용문사 쪽에 털보민박(0338-71-6789), 산장집(73-3948) 등 민박집이 다수 있다. 유명계곡 쪽 민박은 설악농협(0356-84-8130)에서 안내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