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순간
부정적인 사건이 보도되고 기업이 언론의 질책을 받기 시작하면 기업의 평판은 치명상을 입는다. 그렇기에 기업은 사건이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캐나다 밴드 ‘선스 오브 맥스웰’의 유나이티드 수하물 처리 사건을 들 수 있다.
나이티드가 기타를 부수네
2008년 캐나다 밴드 ‘선스 오브 맥스웰’의 멤버인 데이브 캐럴이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오마하행 여객기에 올랐다. 동료들과 미국 공연을 하러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여객기에 탑승해 있던 데이브의 눈에 창밖으로 수하물 담당자들이 자신의 기타 케이스를 집어 던지는 모습이 들어왔다. 그는 곧바로 승무원에게 수하물을 부주의하게 취급하는 것에 대해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차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오마하에 도착해 기타 케이스를 연 그가 마주한 것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부서진 기타였다. 데이브는 화가 났지만 이것 때문에 공연일정을 늦출 수 없어 공항을 떠나야만 했다. 미국 공연 일정을 마친 데이브는 유나이티드 항공사에 변상을 요구했지만 항공사는 내부 규정을 들어 이를 거절했다. 피해보상을 24시간 이내에 요구해야 하는데 그 시간을 넘겼기 때문에 아무런 조치도 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데이브는 9개월 동안 항의하였지만, 끝내 유나이티드 항공은 그의 요구를 묵살했다. 데이브는 결국 자신만의 방법으로 유나이티드 항공을 고발했다. ‘United Breaks Guitars(유나이티드가 기타를 부수네)’라는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린 것이다. 이 영상은 나흘 만에 조회수 700만을 넘어서며 데이브의 사연을 세상에 알렸고, 유나이티드 항공의 평판은 급속도로 추락해 2주 만에 주가가 10%나 떨어졌다.
준비된 자세
평소 직원과 이해관계자를 존중하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평판을 얻는다. 특히 직원이 느끼는 회사의 이미지는 그대로 고객과 협력사에 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가구소품 전문기업 컨테이너스토어의 친절한 서비스를 들 수 있다.
친절한 컨테이너스토어
미국의 가구소품 전문기업 컨테이너스토어는 직원들의 친절한 응대와 서비스로 정평이 나 있는 회사다. 직원의 대우에 대해 말하자면, 파트타임 근로자를 ‘임시로 쓰는 사람’이 아닌 ‘바쁘고 중요한 시간대에 일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위해 ‘프라임타임 근무자’로 부르고, 프라임타임 근로자를 뽑을 때도 미래의 관리자나 사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채용한다.
또한 컨테이너스토어의 모토는 ‘내가 대접받기를 원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이다. 따라서 회사가 직원을, 직원이 고객과 협력사를 존중하고, 자신의 업무 범위가 아니더라도 적극적으로 돕는다. 존중을 체험한 이해관계자는 컨테이너스토의의 친절함에 감동하고 이들을 신뢰하며 자진하여 컨테이너스토어에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다.
위기에 대한 대응
아무리 주의를 기울이더라도 사건사고는 발생한다. 이미 사건이 발생했다면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적합한 사례로 캐나다의 메이플 리프 푸드 식중독 사건을 들 수 있다.
변호사와 회계사의 조언을 무시하라
2008년 캐나다에서 메이플 리프 푸드의 육류가공식품을 먹은 22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통증을 호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결과 메이플 리프 푸드의 육류가공식품에서 리스테리아균(치사율이 30%에 육박하는 식중독균)이 발견되었다. 회사의 변호사와 회계사는 CEO인 마이클 맥케인에게 차례로 책임을 최소화하는 방법과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제안했지만, 마이클은 이 모든 것을 무시했다. 그는 당장 공장을 폐쇄하고 리콜을 단행하면서 ‘모든 책임은 자사에 있다’며 머리를 숙인 것이다. 그는 피해자 가족들과 소비자들에게 진심을 다하여 사과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려 노력했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피해보상에 나서는 그의 모습에 소비자들은 다시 한 번 메이플 리프 푸드를 믿어보기로 했고, 1년 정도 후 매출은 흑자로 돌아섰다.
평판이 좋은 기업은 사람들의 신뢰를 받고 부정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도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면 다시 기회를 받을 수 있다. 여기서 말한 심각한 수준의 부정적 이슈란 피해의 규모를 말하기도 하지만, 범죄 행위와 같이 기업이 자초한 부정적 이슈를 말하기도 한다. 특히 기업이 자초한 경우 배신감으로 인해 비난 여론이 극대화되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는 윤리경영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평소 윤리경영을 실천하여 직원과 이해관계자를 존중과 이해로 대한다면, 기업은 많은 사건 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쉽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당장 오늘, 지금부터 나와 동료들이 함께 실천할 수 있는 평판 관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