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도시화,
e-모빌리티 시장 촉발
지난 100년간 도로를 지배했던 내연기관 자동차가 감소세에 진입한 반면 전기 동력을 활용한 e-모빌리티는 해마다 크게 증가하며 이동수단 패러다임까지 바꾸고 있다. e-모빌리티는 세그웨이와 같은 직립형 이동수단을 비롯해 전기구동 자전거, 이륜차, 사륜차까지 다양한 종류를 포함한 미래형 이동수단이다.
e-모빌리티는 거대 도시화에 따른 도심 혼잡 비용 증대와 경제성이 높은 친환경 이동수단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버, 쏘카처럼 이동수단을 바탕으로 한 공유경제 서비스가 확산되는 것도 e-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이동수단 패러다임 변화에 적합한 신개념 이동수단 e-모빌리티를 중심으로 관련 산업과 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다. e-모빌리티 성장 배경으로는 거대 도시화가 꼽힌다. 국제연합기구는 2050년 세계 인구의 약 70%가 도심에 거주하고, 세계 GDP의 약 80% 이상이 도심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친환경차 정책만으로는 도심 교통체증과 교통난을 해소할 수 없게 되면서 퍼스널 모빌리티, 카셰어링 등 e-모빌리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혼잡한 교통 상황, 인프라 개선에 e-모빌리티 중요성이 부각될 전망이다. 환경 규제 강화도 e-모빌리티 시장이 확대되는 이유다. 북미와 유럽에 이어 우리나라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대한 엄격한 배기가스 기준을 적용 중이다.
이동수단이 소유에서 공유 관점으로 변화하고 있고, 기존 승용차 외에 다양한 전기구동 기기가 등장하고 있다. e-모빌리티로 대표되는 전기구동 이동수단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해마다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디젤게이트 주인공 폭스바겐이 대대적인 e-모빌리티 전환을 추진하는 등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올해 9월 폭스바겐은 독일 드레스덴 공장에서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하기 위한 ‘일렉트릭 포 올(ELECTRIC FOR ALL)’ 전략을 발표했다. 누구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를 출시해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은 e-모빌리티 핵심 기반인 MEB 플랫폼을 공개했다. MEB 플랫폼에 기반한 폭스바겐의 첫 전기차는 2019년 말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MEB 플랫폼을 통해 1,000만 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을 계획 중인 폭스바겐그룹은 2022년 말까지, 그룹 산하 4개 브랜드 및 27종에 달하는 MEB 플랫폼 기반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e-모빌리티 확산을 위한 가정용 고성능 충전 인프라 폭스-월박스 디자인 프로토타입도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30분 만에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도 2022년까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등 e-모빌리티 개발에 6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관련 신기술과 충전 인프라, 스마트 모빌리티, 생산시설 확장에 투자금을 활용할 방침이다.
르노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의 등장은 국내에 e-모빌리티 시장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트위지는 우리에게 아직 생소한 이동수단이지만, 2012년 유럽에서 시판된 이후 지금까지 2만 대가 넘게 팔렸다.트위지는 세련된 디자인에 검증된 상품성으로 국내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1회 충전에 약 60~70㎞를 주행할 수 있고, 서울시 기준 750만 원 보조금을 받으면 800만 원 수준에 구매할 수 있다. 르노삼성차 판매망과 정비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e-모빌리티가 창출할
긍정적 효과들
이동수단의 가치는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e-모빌리티는 교통과 물류는 물론 관광과 숙박, 쇼핑 등과 연결돼 큰 환경적, 산업적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꼽힌다.
e-모빌리티는 혼자 사는 1인 가구에 최적화된 도심 교통수단이다. 구매부터 유지관리까지 큰 비용이 소모되는 기존 승용차보다 e-모빌리티는 훨씬 경제적이며 실용적이다. 늘어나는 1인 가구는 e-모빌리티 보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환경 변화다.
e-모빌리티 보급이 대중교통 이용률을 오히려 증가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동 휠처럼 크기가 작은 e-모빌리티는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으로 이동해 버스나 열차에 싣고, 다시 내려 목적지까지이동할 수 있다. 대중교통은 단거리 이동에서 e-모빌리티 대체재이지만, 장거리 이동에는 훌륭한 보완재가 될 수 있는 셈이다.카셰어링 확산도 e-모빌리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기관 프로스트 설리번은 2020년 카셰어링 이용자가 2,6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카셰어링을 이용하면 자연스레 보완적 이동수단인 e-모빌리티 수요가 증가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차량 반납 장소까지 근거리 이동할 경우 e-모빌리티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다양한 e-모빌리티 가운데 초소형 전기차는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작은 차체에 성인 1~2명이 탑승할 수 있어 도심 주행에 유리하고, 전기 파워트레인을 통해 유지비 절감과 배출가스 저감 등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 인증을 거친 초소형 전기차는 국고 보조금 450만 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200~500만 원 등 최대 9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초소형 전기차는 승용차처럼 지붕과 문이 있어 모터사이클보다 안전하면서도 차체가 작아 복잡한 골목길을 누빌 수 있고, 주차도 쉽다. 전용 충전기 없이 가정용 일반 콘센트로 충전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가장 높은 수요가 예상되는 곳은 근거리 배달업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1,050대를 시작으로 2020년 1만 대까지 단계적으로 초소형 전기차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출퇴근 용도나 지역 레저 사업자 관광용, 농어촌 주민 이동수단으로도 적합하다.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영광군,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와 함께 우편집배용 e-모빌리티 보급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범사업은 최근 통상이 줄고 소포가 증가하는 우편 종별 변화, 도심과 농촌, 평지와 산악, 육지와 도서 등 배달여건 변화에 대한 대응책이다.안전사고예방과 친환경 장비도입 차원으로 e-모빌리티 차량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수집정보를 통해 적합한 우편 집배용 스마트 e-모빌리티 차량 기준을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시범사업 운영을 위한 업무분담과 세부역할 계획을 수립해 영광군 내 우체국에서 보급 시범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는 파일럿 테스트용 차량과 영광군 시범사업 적용 차량을 대상으로 운영기간 수집된 우편집배 환경에 따른 스마트 e-모빌리티 기본 사양을 분석하고 체계적인 보급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