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1. ‘해외투자용 외환증권 매매거래 계좌’ 개설
해외주식 거래를 위해서는 먼저 ‘해외투자용외환증권 매매거래 계좌’를 별도로 개설해야 한다. 이런 계좌가 필요한 건 세금과 외환관리 때문이다.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해외주식 투자에 따른 수익에는 국내주식과 다른 세율이 적용된다. 또한 해외주식을 매매한다는 건 국내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뜻이다. 따라서 당국 입장에선 관리의 용이성을 위해 이런 별도의 계좌를 정해 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 ‘외환증권 매매거래 계좌’는 어떻게 개설하는가. 어렵지 않다. 웬만한 은행과 증권사 지점을 방문해 만들면 된다. 다만 이때는 오프라인으로 해당 금융기관에 한번은 직접 방문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면 ‘해외주식 투자전용 앱’을 설치한 후 해당 증권사 지점에 방문하여 해외주식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그런데 최근엔 금융업계의 비대면계좌 개설이 가능해지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일부 증권사의 스마트폰 주식매매 앱의 경우 바로 해외주식 투자까지도 가능하다. 놀라운 기술발전이라 할 수 있겠다.
2. 환전
‘외환증권 매매거래 계좌’를 만들었다면 다음 단계는 이 계좌에 돈을 입금하는 것이다. 그런데 해외주식은 해당 국가의 통화로 투자하는 것이기에 계좌에 입금된 원화를 해당국 통화로 환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필자는 이 환전 부분에 대해 강조하고 싶다. 해외주식 투자가 어려워지는 이유 중 하나가 수수료 부담 때문인데 여기엔 바로 환전 수수료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금융기관별로 환율이 꽤 다르다. 어떤 곳은 환전 마진을 적게 취하면서 투자자에게 혜택을 주지만 반대로 상당히 높은 환전 수수료를 떼는 곳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본인이 직접 비교하면서 보다 저렴한 곳을 찾아가야 한다.
또 한 가지. 현재 해외주식 투자 비중은 미국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투자의 85~90%가 미국 주식에 몰려 있다. 따라서 원화 강세가 심하게 진행된다면 환전 시 좀 더 많이 달러로 바꿔 놓아 상대적인 환차익(?)을 노려보는 것도 고려 사안이 된다.
3. 해외주식 매매하기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이 다음부터는 국내주식을 매매하는 것과 똑같다. 투자할 종목을 고른 후 매수/매도하면 된다. 증권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주문을 넣거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이용해도 되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다만, 이때 고려해야 할 점은 매매 수수료이다. 잘 알다시피 국내주식을 매매할 때는 증권사 간 치열한 경쟁으로 매매 수수료를 거의 내지 않는다. 하지만 해외주식 투자의 경우 미국은 0.2~0.25%, 일본이나 중국 등은 0.3%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심지어 온라인 투자가 불가능하고 전화를 통해서만 매매 가능한 국가는 수수료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예를 들어 일부 증권사에서는 브라질 주식은 1%, 유럽 주식도 0.5%에 달하는 높은 매매 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점도 알아 두자.한편, 해외주식 투자는 실시간으로 가능하나 대부분 증권사에서는 15분 지연된 시세 정보를 제공한다. 따라서 HTS 등을 통해 실시간 시세를 보려면 별도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이래저래 떼는 돈들이 많다.
일부 증권사는 투자금액의 최소한도를 정해놓고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최소 수수료를 일괄적으로 떼는 방식을 취한다. 가령 미국 주식 투자금액 최소 한도를 500만 원으로 정해 놓았다고 해보자. 이 증권사의 미국 투자 매매 수수료는 0.25%이고 최소 수수료는 10달러(약 11,000원)이다. 이때 투자자가 100만 원어치 미국 주식에 투자했을 때 얼마나 수수료를 내야 할까. 이 경우 적용되는 매매 수수료는 0.25%(2,500원)가 아니라 최소 수수료인 10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최소한도인 500만 원을 지키지 못해서다. 그렇다면 투자하자마자 매매 수수료로 이미 1.1% 손실이 발생하는 건데, 부담이 너무 크다.
이처럼 금융기관마다 국가별 수수료 비율을 다르게 책정하고, 최소 수수료 제도도 각각 다르게 적용하니 투자에 앞서 꼭 따져봐야 한다.
해외주식 투자 시 유의할 3가지
1. 환율
앞서 설명했지만 해외주식 투자에있어 가장 유의해야 하는 부분이 환율이다. 수수료 부담도 그렇고 원화와 상대국 통화 간 환율 변동에 따라 주가와 무관하게 환차손/환차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통은 해당국 증시 상승과 통화 가치 상승은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중국 A기업 주식가격이 상승한다면 위안화 가치도 함께 오르는 사례가 많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변수가 많아 조심해야 한다. 이처럼 환율은 해외주식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 된다.
2. 세금
우린 특별히 좋다고 생각하지 않지만국내에선 주식투자를 통한 시세차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엄청난 대주주를 제외한 대부분 주식투자자들이 ‘비과세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대부분의 외국에선 주식으로 번 수익에 대해 과세한다. 따라서 해외 주식 투자로 돈을 벌었다면 세금을 내야한다. 해외주식 투자에 따른 세금은 크게 시세차익에 부과되는 양도소득세와 배당수익에 붙는 배당세로 나뉜다. 먼저 양도소득세의 경우 과세표준의 20%와 주민세 2%를 합쳐 22%를 뗀다. 다만 1년 기준 해외주식 투자로 남긴 시세차익이 250만 원 이하면 별도의 양도세를 낼 필요가 없다. 1,000만 원을 투자했는데 ‘1년 내’ 25%의 수익(250만 원)을 챙겼다면 이 250만 원에 대해서는 세금을 모두 공제해준다는 뜻이다. 또한 이 양도세는 금융소득종합과세와 분리과세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세금 부담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해외주식 투자로 번 배당소득에 매겨지는 배당세는 조금 복잡하다. 기본적으로 국내에선 14%의 배당소득세와 주민세를 합쳐 15.4%를 부과한다. 하지만 이중과세방지 협약이 맺어진 국가에선 해당국 배당세를 뺀 부분만 과세한다. 조금 어려우니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현재 중국은 배당수익에 대해 자체적으로 10%를 원천 징수한다. 따라서 국내 투자자는 발생한 배당수익의 10%는 중국에 원천징수 되고 나머지 배당소득세 4%와 주민세 0.4%를 더해 4.4%만 부과되는 형태다. 또한 이 배당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신고세를 납세해야 한다는 점도 체크포인트다.
이처럼 해외주식 투자에는 세금이 큰 부담으로 느껴지지만 ‘환차익’이란 보너스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 달러당 1,000원에 원화 1억 원을 10만 달러로 바꿔 애플 주식을 매수했다고 해보자. 1년 후 주가는 그대로였지만 환율은 달러당 1,100원으로 상승했다. (원화약세) 이때 애플주식을 매도하고 원화로 바꾸면 이제 10만 달러는 1억 1,000만 원이 된다. (수수료 제외) 따라서 환율로만 1,000만 원을 번 것이다. 그런데 더 좋은 건 이 환차익 부분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비과세라는 점이다. 중요한 투자 고려 대상이다.
3. 변동성
주식투자라는 게 그 자체로 어렵지만 특히 해외주식 투자는 몇 배나 더 힘들다는 게 경험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고액 자산가들일수록 해외주식은 장기 투자 대신 단기 투자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약 7%대 목표수익률을 정해 놓고 이때 환율 추이까지 고려해 중간중간 차익실현을 한다는 것. 이처럼 접근하는 이유는 변동성 때문이다. 해외주식 투자의 경우 주가 자체의 변동성에, 환율 변동성 또한 실시간으로 접근하기 힘든 경우도 많아 정보의 비대칭성도 고려해야 한다.
가령 삼성전자야 우리가 거의 실시간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고 바로 대처할 수 있지만 외국 기업(종목)의 경우 뉴스를 받는 시간도 뒤처지고 해당국 증시가 열리는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대응도 늦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상당수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단기 대응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높은 변동성을 극복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바로 해당국 증시의 1등 기업(시가총액 1~15위) 또는 해당업종의 선도주들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이런 기업들은 상승장에선 리딩을 하고, 하락장에선 주가 방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변동성을 막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요즘 웬만한 증권사에서는 해외주식투자 가이드를 발간하는데 이 중 ‘글로벌 독점기업’들을 따로 공부하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