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의
세대교체
책
가장 먼저 도서, 출판계의 트렌드를 살펴보자. 언급했듯 마이클 샐던의 <정의란 무엇인가>의 뒤를 이은 베스트셀러는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였다. 위로의 코드는 상대적 약자이자 결핍의 세대인 20대를 대상으로 깊고 넓게 파고들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좌절의 끝에 <나는 꼼수다(김어준)>과 같은 과격한 정치선동적 도서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지금의 결핍을 낭만적으로 즐겨라, 라는 ‘아버지 세대’의 위로를 ‘젊은 형, 누나’의 충고로 교체한 것이다. 위로보다 충고는 힘이 세다. 그리고 아버지 세대를 향해 ‘꼼수’라는 비속어를 던진 그 자극성은 무기력에 빠져 갈 곳 모르던 젊은 에너지를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2012년 역시 이렇듯 자극성 강한 ‘선전’이 강세를 보일 듯하다. 하나 더 예측해보자면, 선전과 비판을 너머 합리적 음모론이 등장할 가능성이다. 더 나은 세상을 원하는 정치적 희망에 대한 안티 체제로서 음모론이 전면화될 수 있을가능성이 꽤 있다.
한국영화의
돌풍예고
영화
영화계 트렌드는 설날 개봉 영화의 흥행 성적에 따라 짐작될 수 있는 바가 크다. 올 해 설 시즌엔 무려 네 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했다. <댄싱퀸>, <페이스메이커>, <네버 앤딩 스토리>, <부러진 화살> 등이다. <댄싱퀸>은 복고 열풍을 이어가며 잘 나갔던 과거에 대한 열망은 곧 더 나은 삶,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부러진 화살>도 <도가니>에 이은 사회파 영화의 힘을 보여주었다. 인종과 피부색이 다른 가족들의 화합기를 보여준 <파파>, 독특한 소재의 스릴러 <하울링>, 80년대 범죄와의 전쟁을 되돌아보는 시대 부조리극 <범죄와의 전쟁>까지 올해 한국 영화 라인업은 상당히 화려하다. 화려함은 개봉을 기다리는 작품의 감독들 이름에서도 짐작된다. 윤종빈, 최동훈,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등 한국 영화의 든든한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을 감독들의 작품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2011년, 한국 영화계 엄청난 투자비가 들어갔던 대규모 영화들은 비록 흥행에 실패했지만 한국 영화 점유율이 50퍼센트를 넘은 한 해이기도 하다. 천 만관객을 동원하는 한 두 개의 화제성 작품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 다양한 감독, 다양한 연령층을 만족시킬 영화들이 올 한 해도 여러 편 등장할 듯싶다.
계속되는
오디션
바람
대중문화
무엇보다 K-pop 열풍이 이어질 듯싶다. 이와 맞물려 오디션 문화의 한국적 유형이 계속 계발될 것이다. 현재 종합편성채널까지 가세한 오디션 열풍은 사실 K-pop의 산업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과 맞물려 있다. 여기에 공정성과 기회, 변화에 대한 일반 시청자의 열망이 합쳐져 오디션은 가히 현재 대중문화 시장에서 최고의 등용문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한편, 몇 년에 걸친 이 열풍의 결과가 과연 어떤 현실적 가치로 증명될 수 있을지 검증받는 한 해가 되기도 할 것이다. 강호동이 잠시 쉬고 있는 동안 소위 야생 버라이어티로 자리잡았던 ‘리얼 예능’이라는 트렌드도 변화하게 될 듯싶다. 이와 더불어 대중적 코드로 중무장한 K-pop 음악에 대한 대안으로서 인디 밴드와 소규모 음악 작업집단에 대한 관심사도 함께 성장할 듯 싶다.
장르간
벽을
허물다
공연과 전시
뮤지컬은 이제 한국의 대중문화소비의 중요한 한 방식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실력파 가수들의 공연 역시 중요한 여가 선용의 방식 중 하나로 채택되고 있다. 현재 대중 가수의 공연들은 개인 브랜드 공연보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이미지 공연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중과 평단에게 골고루 호평을 받은 한국의 토착 뮤지컬 <영웅> 이후 한국적 전통의 이야기와 감각을 살린 공연물이 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을 동원한 캐스팅 등을 통해 이미 저력을 보여주는 뮤지컬은 올 한 해에도 단연 공연계의 수혜주가 될 듯싶다. 그런데 무엇보다 순수한 의미의 엔터테인먼트라기보다 정치적 공동의사를 가진 소규모 공연도 많아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소셜 테이너들의 활동과 공연이 만나 여러 가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해 낼 한 해가 될 듯싶다. 이와 더불어 융복합적 다미디어 공연 및 전시가 여러 차례 기획될 듯싶다. 미디어아트와 음악, 무용의 결합과 같은 다장르 간의 간섭과 통섭이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2월의
신작
books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순간순간 사랑하고, 순간순간 행복하세요. 그 순간이 모여 당신의 인생이 됩니다.” 저자 혜민 스님의 토닥토닥 작은 격려가 마음을 여유롭게 만들어주는 한권의 책을 소개한다. 하버드 재학 중 출가를 하여 현재 승려이자 미국 햄프셔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누구보다 특별한 인생을 사는 혜민 스님. 청춘들의 아픔과 상처, 그 깊은 곳에 닿기를 희망하며 이 책에 그 희망을 담았다. 휴식, 관계, 미래, 인생, 사랑, 수행, 열정, 종교 총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사람들이 풀지 못하는 마음 속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마음 매뉴얼 북’이다.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혜민 스님 특유의 성찰이 담겨 있다. 마음이 힘들 때, 위로받고 싶을 때, 용기를 얻고 싶을 때 펼쳐보면 좋은 이 책은 마음이 약해진 이들에겐 한 첩의 보약, 꽉 막힌 듯 가슴이 답답한 이들에겐 한 알의 소화제가 되어줄 것이다.
쌤앤파커스 / 혜민 스님
일체감이 주는 행복
세계적으로 유명한 심리치료사 카르멘 하라가 고통스러운 사람들의 마음에 행복을 전하는 책이다. 하라는 자신과 타인, 지구와 우주, 과거와 미래가 신성한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경쟁과 이기심은 ‘개별성’이라는 잘못된 환상을 만들어내지만 실은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일체감’의 힘을 믿으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의 평정을 얻을 수 있고,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도움과 용기를 주고 새로운 길을 안내해 줄 사람이 분명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렇듯 일체감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깨우쳐 줌으로써 어떤 고난이나 시련 속에서도 긍정적인 희망, 그리고 행복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도와준다.
知와사랑 / 카르멘 하라
musical
닥터 지바고
뮤지컬 <닥터 지바고>의 원작은 보리스 파르테르나크의 장편소설로 전쟁 속 한 남자의 사랑과 열정을 담은 로맨스 대서사극이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닥터 지바고>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20세기 가장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로 평가받는다. 원작의 웅장함과 복잡한 역사적 배경, 사회적 구조를 뮤지컬로 실현시키기 위해 세계적인 제작팀과 프로듀서들의 다양한 시도를 거쳐, 제2의 레미제라블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호주에서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출발하였다. 이제 소설과 영화의 감동이 아시아 최초로 서울의 무대에서 이어진다. 시대상을 반영하는 감성적인 선율, 약 240벌의 의상과 극 속에 녹아드는 영상과 조명은 대형공연에서 보여주는 화려함과는 다른 차원의 감동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1.27(금)~6.3(일) / 샤롯데씨어터
예매 및 문의 _ 1588-5212
exhibition
안녕하세요! 조선천재화가님단원 김홍도 그리고 신사임당
‘옛 것은 고루하다’는 인식 속에 뒤로 묻힌 우리 미술에 대한 진정한 가치와 재미를 21세기의 기술력으로, 오늘날의 감각에 맞추어 재탄생시켰다. 수 백년 동안, 박물관 수장고에서 잠자고 있던 조선천재들에 의해 그려진 명작들을 선명한 색감과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입체적 움직임, 3D영상은 물론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재창조한 <안녕하세요! 조선천재화가님>은 우리 옛 그림을 입체적으로 ‘감상하고, 비교하고, 분석하고, 바꿔보고, 만들어 보는’ 전시이다. 더 이상 소극적 관람이 아닌 관람객 모두가 적극적인 참여로만 감상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미술전이다. 어린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우수한 기술력과 우리 조상들의 훌륭한 감성이 만나 재탄생 된 미디어아트 신사임당의 진품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알차고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어린이 입장객에게 워크북이 무료로 제공된다.
~3.4(일) /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www.helloartist.co.kr
movie
아티스트
2012 골든글로브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최다 수상작!
각종 비평가협회 시상식을 휩쓴 2012년 최고의 기대작 <아티스트(The Artist)>는 평단은 물론이고 대중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신선하고 독특한 영화적 감수성을 선사할 무성영화다. 소리가 처음 등장했던 1920~30년대 헐리우드를 배경으로, 엇갈린 운명에 처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출연하는 영화마다 흥행을 이어가던 최고의 흥행스타 조지(장 뒤자르댕),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무성영화의 배우였던 그는 졸지에 설 자리를 잃게 된다. 한편, 신인시절 조지의 영화에 출연하며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던 여배우 페피(베레니스 베조)는 인기스타가 된 뒤에도 조지에 대한 사랑을 남몰래 키워가는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유력한 수상후보로 돌풍을 예고하는 <아티스트(The Artist)>를 만나보자.
2.16(목) 개봉 / 12세 관람가
주연 _ 장 뒤자르댕, 베레니스 베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