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삶의 질 개선
도입 취지와 같이 현장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었다. 취재에 응한 대다수 집배원은 토요일 휴무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고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입을 모았다. 집배원 이 모씨는 “그동안 집안의 가장이면서도 주말을 거의 지키지 못해 가족여행 한번 제대로 가지 못하고 식구들에게 미안했는데 토요휴무 이후 가장 노릇하는 것 같아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 집배원은 “피부로 느껴질 만큼 택배물량이 줄었다. 배달 중 만나는 고객들 중에는 직접 불편하다고 얘기하는 분도 있고, 계약업체가 빠지기도 하니 사업 위축이 어떤 악영향으로 이어질지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또 집배원 조 모씨는 “토요일에 쉬기는 하지만 토요일에 하던 업무를 평일에 나눠하기 때문에 업무강도가 높아져 토요일에 못 했던 것을 한다기 보다는 쉬기 바쁘다.”며 제도 시행 전후 바뀐 것은 별로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제도 시행 후 만족하는 분위기 속에 큰 변화를 못 느끼거나 사업침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우체국택배가 지켜온 신뢰 회복 위한 개선방안 강구 원해
양계농장을 운영하는 업체 대표 김모 씨는 우체국 토요택배 휴무 도입 후 직접 운영하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우체국택배가 집배원 토요일 휴무 실시로 인해서 금요일 발송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발송이 가능한 요일이 월, 화, 수, 목 이렇게 일주일에 4일 뿐이라 목요일 1시 주문 건까지만 발송되고 이후 주문은 월요일에 일괄 발송하고 있습니다.” 그는 우체국집배원분들의 근무조건이 개선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그간 안전하고 믿음 가는 서비스 때문에 조금 더 비싸더라도 우체국택배를 이용해온 농민들의 소비자직거래에 많은 어려움이 생겼다며, 이점 잘 참작해 개선방안을 강구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비췄다.
한편 1,000여개 우체국쇼핑 입점 업체로 구성된 ‘우체국쇼핑 공급업체 중앙회’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토요배달 휴무 시행으로 배달지연, 신선식품의 품질저하 등에 대한 고객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실질적인 매출도 10%이상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체국택배 토요배달이 재개될 수 있도록 정부의 신속한 조치’를 요청했다.
택배 기다리는 보람 찾아 주세요
그 동안 우체국 택배의 빠르고 정확한 배달을 신뢰하는 고객은 토요일에 우체국 택배를 받는일에 익숙했다. 금요일에 일찍 주문하면 대부분 토요일에 받아 왔기 때문이다. 우체국택배 토요배달 휴무
실시 이후 토요일을 기다리던 고객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우체국 토요배달 휴무 시행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기다리던 토요일 택배를 받지
못해 항의하는 민원이 많았고, 이 후에는 토요배달 휴무 시행에 대한 불만을 그대로 제기하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우체국은 왜 토요일에 배달을 안 하느냐’는 민원이다. 대부분 직장인의 경우 우체국택배의 토요일 배달에 높은 만족도를 갖고 있었는데 토요배달 휴무 이후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많다. 또 우편고객만족센터는 토요일 고객 문의 중 66%가 우편물 종적, 집배원 연락처 문의, 배달일, 픽업일자 확인 요청인데 집배원 휴무로 인해 확인이 불가능해 민원 응대에 어려움을 호소했다.이밖에도 우편물이 휴대폰인 경우에는 개통이 된 상태로 발송되는 경우여서 토요일에 받지 못한 고객이 주말 내내 휴대폰 사용을 못해 불편을 겪기도 했다.
농협택배 시장 진출 선언
2014년 10월 이상욱 농협중앙회 농업경제 대표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체국이 주 5일 근무에 나서면서 신선 농산물 배달을 위해 택배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자체분석 결과 3년 후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최원병 농협중앙회장도 택배 사업 진출 여부를 묻는 의원 질문에 “농협이 상시 농산물 수송체계를 갖추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우체국택배의 역할과 2015년 전망
2014년 우체국택배는 토요배달 휴무를 단행해 집배원의 근로여건을 개선하며 택배업계에 화두를 던졌다. 우려했던 화주기업의 이탈과 고객민원이 있었고, 2014년 우체국 택배 실적은 전년대비 2.5% 감소했으나, 전체 택배시장은 7.5% 상승했다. 이트레이드증권 김민지 연구원에 따르면 “자료가 집계된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택배업계 전체 물동량은 증가했지만 우체국 택배만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우체국택배는 보편적 서비스라는 우정사업 본연의 역할에 걸맞는 서비스로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우체국택배가 국민을 위해 지금까지 보여준 상호 신뢰는 지켜 가야할 것이다. 2015년 우체국택배는 다양한 각도의 마케팅 강화와 더불어 집배원 복무환경 개선과 고객의 바람을 모두 만족하는 혁신적 대안에 대한 전사적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