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초청연수
여행의 백미라면 단연 휴식과 감동이다. 이 두 마리의 토끼를잡을 수만 있다면 여행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추억까지 덤으로선물한다.
이번에 우정사업본부에서 방송작가들을 대상으로 행한 제주지역 우체국 현장체험은 일에 지쳐 있는 방송작가들에게 휴식과 감동, 추억까지 모두 안겨준 기분 좋은 행사였다.
흔히들 방송작가라고 하면 자유로운 직업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오해는 방송작가가 늘 시간과 싸우며 창작하는 사람들이란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시간에 맞춰 원고를 넘기지 않으면 바로 방송사고와 직결되기 때문에 방송작가가 일을 시작하게 되면 글을 쓰는 창작의 고통 외에도 혹시 감기라도 들면 어쩌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하는 스트레스와 강박관념 속에 불안한 나날들을 보내게 된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따로 작업실을 사용하는데, 내 경우엔 대학 도서관을 작업실로 이용하고 있다.대학 도서관은 거의 모든 자료를 다 구할 수 있고, 이미 절판돼구입할 수 없는 진귀한 책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방송작가에게는 최고의 작업실이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책과 노트북과 씨름하던 나는 제주도우체국 체험행사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망설임 없이 곧바로 신청했다. 방송작가들 사이에서는 우정사업본부에서 주최하는 행사가 가장 기분 좋고 실속 있어 절대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오기 때문이다. 나는 이 행사에 참석키 위해 이틀 동안 잠 안자고 노트북 두들기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적극적인 홍보와 세밀한 마케팅
우리의 일정은 우정사업에 대한 소개와 함께 우정사업본부장과의 간담회로부터 시작되었다. 작가들 책상에는 우정사업본부에서 펴낸 15권의 책들이 쌓여 있었는데, 이는 다른 행사에서는결코 찾아볼 수 없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국가기관으로서영업이익을 가장 많이 내는 우정사업본부의 역동성과 자긍심,성실성을 한눈에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우정사업본부장은 작가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청취한 뒤 사안에 따라 각 팀장들에게 바로 답변케 했다. 이런 적극적인 홍보와 세밀한 마케팅, 고객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렴할 줄 아는열린 자세가 결국은 우정사업본부 소속 모든 조직원들의 자긍심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고, 이는 다시 고객감동으로 이어져 수많은 이익 창출을 가능케 했을 것이다. 납세자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많은 기관 중 수익을 가장 많이 내는 기관을 가장 많이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본부장과 함께 기분 좋은 식사를 끝낸 뒤 일행은 곧 김포공항으로 이동했다. 제주도에 도착해서는「서림농원」을 견학했다.인터넷 쇼핑몰을 오래 애용한 사람이라면 받은 물건을 보고 판매자나 생산자의 양심, 가치관, 심지어 인품까지 유추해 볼 수 있다. 당도 높고 경쟁력 있는 좋은 과일을 생산하기 위해 투자와 수고를 아끼지 않는 생산자의 모습은 좋은 생산자를 선정하고 엄격한 관리를 통해 고객들을 만족시키려고 애쓰는 우체국 쇼핑몰담당자들의 땀방울과 노고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서귀포우체국 견학에서도 역시 특유의 역동성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지역 주민들에게 봉사하는 우체국의 모습
다음 날은 방송작가들을 위한 문화체험 시간으로 채워졌다.제주도의 자랑인 영화박물관과 김영갑 갤러리, 섭지코지, 우도,성산 일출봉 등을 두루 구경하느라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힘든만큼 보람 있는 하루였다. 특히 내게는 처음 가보는 우도가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제주도 여행 경험은 많았지만 우도는 가보지 않아 늘 궁금했었는데, 그 섬은 그렇게 그곳에 우뚝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도의 아름다운 절경도 기억에 남지만, 작은 섬인 우도 주민들에게까지 우편물과 택배의 혜택을 골고루 받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도우체국의 듬직한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우도에는 다른 택배회사들이 들어와 있지 않아, 우도우체국은 단순한 이익 창출의 차원을 벗어나 진정 지역 주민들에게 봉사하는우정사업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음 날에는 더운 날씨에 지친 작가들을 배려해 일정을 변경,예정에 없던 모터보트를 타는 즐거움을 안겨줘 잠시 동심의 세계에 젖어 보기도 했다.
오후에는 제주우편집중국 견학을 시작했는데, 거대한 자동화시스템이 잘 이루어져 있었고, 전자우편 제작 시스템 견학은 호기심 많은 작가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데 부족하지 않았다.
그리고 2박 3일의 모든 일정을 마친 방송작가들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나 또한 예전처럼 하루 종일 책과 노트북과씨름하는 일상으로 되돌아 왔다. 가끔 도서관 창가에서 침향차한 잔 들고 밖을 내다보면, 내 유일한 휴가였던 제주도우체국현장체험의 장면들이 추억의 영화 속 필름처럼 스쳐 지나간다.그곳엔 휴식과 감동, 추억이 모두 있었다.
나는 이번 행사를 통해 상상 외의 다양한 우표가 존재한다는사실도 알게 됐다. 전문 디자이너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다양한우표들은 예술적 가치가 충분했다. 특히 고구려나 백두산∙독도 우표는 국민의 자긍심까지 고려한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우정사업본부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이처럼끊임없는 노력과 창의성, 국민을 아끼고 사랑하는 서비스 정신이 밑받침 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모든 직원들에게서 역동성이 느껴지고, 유난히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방송작가들에게 유익한 행사를 마련해 주신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 작가들과 동행해 관심과 배려를 보여 주신 김윤기 우편마케팅 팀장, 소년처럼 수줍은 미소가 일품인 이원철 제주체신청장, 그리고 행사를 진행해 주신 여러 관계자분들께 이 자리를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