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인기를 자랑하는 우체국쇼핑 우수업체, 표고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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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버섯이 대형 비닐 안에 담겨서 층층이 쌓여 있다. 한쪽에선 이를 해체하여 골라내며 무게를 재느라 바쁘고, 다른 쪽에선 포장용 상자를 접느라 여념이 없다. 누군가는 버섯을 상자에 담고 랩으로 싸느라 손이 쉴 틈 없는데, 이 와중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바닥과 주변을 정리하는 사람도 있다.
그야말로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 이곳은 전주시 색장동 한국임업후계자임산물전시판매장에 위치한 ‘표고아빠’다. 각자 맡은 일을 하느라 분주하기만 한 모습을 보니 과연 명절 성수기라는 것을 체감한다. 우체국쇼핑 ‘우수업체’라는 이름에 걸맞게 버섯을 주문하러 직접 표고아빠를 찾아온 손님들도 줄을 이었다. 주요 고객을 직접 맞이하고 상품을 전달하며 배웅까지 하느라 바쁜 표고아빠 김영삼 대표와 어렵게 마주앉았다.
“아휴, 하필 추석 앞두고 제일 바쁠 때 오셔서 제대로 안내를 못 했습니다. 일손을 채우기 위해 단기 알바생을 고용하고 주변 어르신들 도움도 받고 있어서 작업장이 사람들로 꽉 차니까 더 정신없네요. 평소에 일평균 40~50개씩 물량이 나갔는데 이렇게 명절 전후에는 하루에 3천 개씩 출하시키곤 합니다.”
2~3주 동안 평상시보다 60배 이상 주문이 들어오고 상품이 빠져나간다고 하니 얼마나바쁠까,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잘 팔리는 버섯은 아니었다.군복무 중 우연히 버섯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 버섯의 효능과 가치에 눈을 떠 농사를 결심한 김영삼 대표는 1995년 ‘표고아빠’ 농장을 설립했다. 우정공무원 출신이었던 아버지는 엄연한 대학 전공을 살리지 않고 돌연 농사를 선택한 아들을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우체국쇼핑(당시 ‘우편주문판매’) 입점을 추천하기도 했다. 그렇게 아버지의 권유로 1999년부터 우체국쇼핑과 인연을 맺은 표고아빠.
“농장을 세운 뒤 우체국쇼핑에 입점하고도 3~4년이 될 때까지는 매출이 크지 않았습니다. 연간 주문을 통틀어 따져보니 200여 건 정도 됐어요. 어쨌든 판매 채널이니까 신경은 쓰이는데 주문량은 적고, 우체국쇼핑 상자를 계속 주문해야 하나 싶은 웃지 못할 고민도 하곤 했죠.”
좋아서 시작한 버섯 농사로 더불어 사는 재미를 느끼다
꽃이 피기 시작하는 3~4월 봄과 9월 하순부터 11월 초까지 이어지는 가을 단풍기 등 연 2회 수확 가능한 표고버섯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재배되는 임산물이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이 적용해온 참나무 원목 자연 재배법과 중국에서 들어온 톱밥배지 재배법이 있는데, 표고아빠는 100% 원목 재배만을 고수하고 있다. 톱밥재배 표고는 6개월 만에 버섯이 돋아나는 반면 자연재배는 18개월이 걸린다. 시간과 정성을 입은 자연재배 표고버섯이 톱밥에서 자라난 것보다 자연 친화적이고 오염도는 낮기 때문에 도저히 원목 재배를 포기할 수가 없었단다. 김영삼 대표가 표고아빠로 산 지 어느덧 23년이 지난 지금, 우체국쇼핑 연간 주문량만 따져 봐도 1만 건을 웃돈다고 한다.
“저희 농장 버섯이 톱밥재배 버섯보다 특별히 더 맛있다거나 영양가가 높다고 입증된 자료는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자연재배는 그 자체만으로 손이 많이 가고 공간이 넓게 필요해서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죠. 중간중간 저도 톱밥재배로 전환하자는 제안을 꽤 많이 받았지만 매번 거절하고 지금까지 100% 원목 자연재배를 고집해온 게 오늘날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습니다. 다소 비싸더라도 안전성 측면에서 더욱 우수한 식품을 소비하고 싶은 것이 요즘 트렌드니까요.”
김영삼 대표는 표고버섯 농사를 ‘단지 좋아서 시작한 일’이라고 말한다. 이 좋은 걸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우체국쇼핑과 인연을 맺었고, 입점 5년 차부터는 우체국쇼핑의 장점을 톡톡히 체감하며 주변 농가에도 널리 알리고 있다. 특별히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정확한 상품 정보를 전달하며 매출이 일어나는 온라인 판로로 우체국쇼핑만한 것이 없다는 표고아빠. 그는 이제 30~40년 넘게 자연재배를 고집해온 어르신 농가들의 물량을 확보하여 대신 판매해주고 수익을 전하거나, 우체국쇼핑 입점 방법을 알리고 있다.
“한두 해가 지날수록 자연재배를 포기하고 이제는 못 하겠다는 어르신들이 많아집니다. 체력적으로는 힘든데 수확주기는 길고 판로는 좁아져서 더욱 힘드신거죠. 상대적으로 수익이 많고 젊은 제가 이 분들을 지켜드리고 싶어요. 원목 자연재배가 유지되면 그만큼 소비자도 좋은 표고를 계속 드실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자연재배 버섯이 톱밥배지 버섯보다 어떤 우수성과 효능을 지니는지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하려 합니다. 최종 목표는 버섯 생산지 표시 의무화를 법령으로 제정하는 거예요. 표고버섯이 참나무에서 난 자연산인지 톱밥에서 난 배지산인지 의무적으로 표시되어, 소비자가 직접 판단하고 드실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표고버섯으로 자연과 사람을 잇고 더불어 사는 재미를 느끼며 농사를 즐기는 표고아빠 김영삼 대표. 그를 보며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이길 수 없다’는 명언을 떠올려본다. 온 가족이 모이는 따뜻한 밥상에 건강을 더하고 싶다면 표고아빠 버섯을 이용한 요리 하나쯤은 꼭 한 번 올려보는 것이 어떨까.
표고아빠가 전하는
표고버섯에 관한 꿀팁
추석에 표고버섯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잡채에 표고버섯을 넣으면 향이 아주 좋고 쫄깃한 식감이 더해져 맛도 좋아집니다. 슬라이스된 표고절편을 넣으면 돼요. 차례상 위에도 표고가 빠질 순 없겠죠? 표고전을 부쳐서 올려보세요. 상이 더욱 풍성해진답니다. 이 모든 게 귀찮다면? 고기 구워 드실 때 생표고를 같이 구워 드세요. 어쩌면 고기보다 버섯의 맛에 더 반할지도 모릅니다.
표고버섯을
물에 씻어 먹어야 할까요?
버섯 조직 자체가 스펀지와 같아서 물에 닿아 흡습하면 부서지거나 영양소가 파괴되므로 생표고는 씻지 마세요. 하지만 건표고는 물에 불려야 하니까 씻어야 해요. 이때도 이물질 때문에 씻는 건 아니고 불리기 위 해 살짝 헹구는 정도로만 씻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