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연의 ‘만남’으로
빛이 난 개막식
2018 대한민국 우표전시회의 개막식은 10월 2일 오후 2시 중앙홀에서 열렸다. 우정사업캐릭터 ‘제제’ 선포식을 시작으로 우표전시회 수상작과 우표디자인 및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에 대한 시상식,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의 개회사와 김성태 국회의원의 축사, 가수 노사연 씨의 축하공연, 우표열차 세리머니 순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노사연 씨의 축하공연이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는데, 노사연 씨의 대표곡이자 전시회의 주제이기도 한 ‘만남’을 비롯하여 3곡을 열창하였으며, 개막식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우체통에 엽서를 넣으면 기차가 출발하는 우표열차 세리머니를 끝으로 한 시간 동안 진행된 개막식이 막을 내렸다. 이후 주요 내빈을 비롯한 관람객들은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총 7개의 기차역 콘셉트로 구성된 전시관을 관람하였다.
희귀우표, AI 디자인,
평화 등을 담은 7개의 테마역으로 구성
우선 중앙역에는 이번 우표전시회의 스토리라인을 우표DB로 시각화한 미디어프로젝션작품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입구에 가로 10m, 높이 4m 크기로 조성하여 그 규모가 상당했으며, 작은 우표들이 모여 전시회 엠블럼이나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로 표현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뒤로는 앞서 개막식의 우표 열차 세리머니에 활용한 ‘미래를 향해 달리는 기차’와 연계한 인터렉션 우체통과 미디어월이 놓여 있었다. 엽서에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으면, 미디어월에 마음이 전해지고 있다는 알림창과 함께 기차가 달리는 모습이 연출되었으며, 누군가에게 달려가는 듯한, 또는 그리움과 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뒤편에는 대한민국 우표전시회 국무총리 수상작인 김영길 님의 ‘대한제국 우체엽서 1900~1905’를, 그 가치가 잘 표현되고 주목받을 수 있도록 고급스럽게 전시하였으며, AI로봇 제제가 해당 작품을 설명하도록 구성하여 과거와 미래의 만남을 표현하였다. 또한 국무총리상 수상작 맞은편에는 1억 원이 넘는 가치를 지닌 ‘UN군 6·25 사변 참가기념 우표’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 우표는 1951년 6·25 전쟁으로 정부가 부산에 옮겨진 상황에서 발행되었으며 당시 부산에서 1개월 동안만 사용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수집하기 어려운 우표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구 서울역과 연계하여, 철도 창설 70주년 기념우표 등 기차 관련 우표작품도 함께 전시하여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두 번째로 미래역에는 디자인 관련 AI기술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지난봄에 진행된 일명 ‘김홍도프로젝트’라 불린 우표디자인 공모대전 AI 디자인 부문의 수상작 전시와 더불어, 이번 공모전에 쓰인 김홍도 화풍의 AI디자인 변환 기술과 유명 서양화가들의 화풍을 연계한 이미지변환 기술 등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다. 이어진 체험역에는 전시회 개막에 맞춰 우체국 문화주간 우표로 발행된 「꽃, 봄」우표와 연계한 강병인 씨의 캘리그래피 포토존이 설치됐고, 우표디자이너 사인회와 다양한 강연들을 진행하는 이벤트 공간이 마련됐다. 또한 다양한 우표들을 판매하는 우표상 부스, 나만의 우표 제작 부스 등이 차려졌으며, 특히 우표제작사인 프랑스 카토사의 홍보부스에서는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우표제작체험과 함께 이색적이면서도 다채로운 우표를 관람할 수 있었다.
평화역은 최근 남북한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평소에 보기 힘든 북한 우표전시가 주를 이뤘는데, LS가의 기업인 (주)태인의 이상현 대표가 오랜 기간 수집한 북한 우표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무궁화와 금강산 삼선암 이미지가 사용된 북한의 최초 우표, 태극문양이 그려진 최초의 북한 우편엽서, 금박으로 된 특이우표 등 테마별, 시기별로 정리된 북한 우표 500여 장이 전시되었다. 해당 우표들은 KBS, MBC, SBS 등 각 언론에서 앞다퉈 취재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보였으며, 개막일에는 이상현 대표가 직접 우표를 설명하며 북한 우표 문화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도왔다. 그 외에도 예전의 북한 사회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북한 포스터전시, DMZ를 새롭게 영상작품으로 제작하여 실제 방문한 듯한 느낌이 드는 VR 체험공간 등이 함께 구성되었다.문화역에는 우표디자인공모대전과 편지쓰기공모전 수상작들이 전시되었으며, 우표 디자인 심사에서 탈락해 우표로 발행되지 못했던 비하인드 우표도 전시되었다. 각 지역의 유명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우편날짜도장과 관련한 작품 전시와 각 지역의 날짜도장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우표수집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 옆 작은 방에 위치한 아트역에서는 밤하늘 별자리이야기 영상관으로 조성되어 아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기록역은 전시관 2층에 마련되었는데, 1층에 미처 전시하지 못한 우표전시회 수상작품을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으며, 기록역 입구에서는 서예가 남창우 선생이 관람객 대상으로 좋은 글귀를 써주는 행사도 진행되었다.
이번 전시회는 앞서의 볼거리, 즐길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되었다. 노사연 씨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강원국 교수의 글쓰기 강연, 유명 캘리그라퍼 강병인 선생의 특강 등 문화행사로 가득 채워졌으며, 전시관 곳곳에서 도장을 찍는 패스포트 이벤트 등 관람객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기존과는 차별화된, 다채롭고 풍성했던 우표전시회는 5일간의 전시를 마치고 10월 6일 폐회하였다. 예전보다 짧은 기간의 전시였지만 2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으며, 110여 건의 언론보도로 대중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전시회로 기록되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우표전시회는 주제였던 ‘만남’에 충실했을까? 우표전시회를 통해 과거의 우표작품과 미래기술이 만났고, 기차역이라는 공간의 특색을 살려 사람과 사람이만났고, 평화라는 가치를 토대로 한 민족의 문화를 만났다. 우표전시회는 어제와 오늘, 내일의 의미 있는 만남(접점)이 되었으며, 그 접점 한가운데 우표의 가치를 새로운 관점에서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었단 점에서, 이번 우표전시회는 바로 ‘만남’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