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경쟁 부문의 작품으로는 FIP 그랑프리클럽전시와 특별히 초청된 희귀우표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그랑프리클럽전시에서는 8명의 그랑프리 수상자들이 각자 선정한 그들의 가장 귀한 우취 품목을 전시할 예정이며, 특별히 초청된 데이비드펠드만 사의 ‘우취의 보물(Gems of Philately)’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데이비드펠드만 사는 제네바, 홍콩 및 뉴욕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세계 최고의 우표경매사로서 이번 전시회의 FIP 자문관 수라짓 공바타나의 주선으로 귀한 우취자료 4~5점을 갖고 참가하기로 되어 있다. 이 중 여기에 2점만 소개하려 한다.
1918년 5월 13일 미국 발행. 뒤집힌 제니 단편 우표.
그 첫째로 모든 우표 수집가가 한번쯤은 그 실물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하는 세계에서 최고로 진귀한 우표 ‘뒤집힌 제니(Inverted Jenny)’다. 워싱턴 DC-필라델피아-뉴욕을 잊는 미국의 최초 정규 항공우편비행이 1918년 5월 15일에 이루어졌다. 국내 일종우편요금이 3센트였던 시기에 항공우편요금이 24센트의 높은 요금으로 책정되었다. 이 요금에 맞춰 최초의 항공우표를 발행하게 되었다.
우표 디자인으로 커티스 사의 쌍엽기 제니를 택하여 적색과 청색으로 인쇄하여 1918년 5월 13일 판매를 개시하였다. 이와 같은 2도 인쇄에서 인쇄 오류로 역쇄 우표가 발생했던 것을 알고 있던 수집가들은 이번에도 역쇄우표가 있지 않겠는가 기대하고 이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그 중 행운의 수집가 윌리엄
로비(William Robey)는 5월 14일 워싱턴 DC의 뉴욕 애비뉴에 있는 우체국 창구에서 100장 전지 한 장을 구매하였다. 이것이 바로 뒤집힌 제니 100장짜리 전지였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우체국 관리들이 찾아와 구매한 우표를 되팔 것을 요구하였으나 이를 거절하고 일주일 뒤에 필라델피아의 우취상 유진 클라인에게 15,000달러에 팔았고, 그는 다시 에드워드 그린에게 2만 달러에 팔았다. 그린은 100장 전지를 낱개로 판매하면 더 이익이 있겠다는 클라인의 권고대로 8장짜리 블록과 몇 개의 4장짜리 블록 및 낱장으로 쪼개어 판매하였다고 한다. 그중 한 장을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블록은 단 5장으로 그중에서 가장 고가인 것은 지난 2005년 10월에 있었던 경매에서 수수료 포함 297만 달러에 낙찰되었던 명판 블록으로 현재는 미국 미스틱스탬프 사가 소장하고
있다.
‘카로라인 백작부인 봉투’라고 알려진 봉투의 뒷면에 붙어 있는 중국 최초의 우표 9장 블록.
두 번째로 중국 최초의 우표가 붙어 있는 봉투를 볼 수 있다. 1878년에 최초로 발행한 5칸다린 대룡우표(5 Candarin Large Dragon) 9장 블록이 붙어 있는 페킹 발 독일 뮌헨으로 발송한 봉투이다. 1883년
3월 25일 페킹에서 발송된 후 3월 30일 상하이의 프랑스 우체국을 통하여 프랑스를 거쳐 최종으로 뮌헨에 5월 12일 도착한 매우 잘 보존된 귀중한 중국 우편사의 자료이다. 1984년 아시아 우취자료 중
최고가인 34만 스위스 프랑에 낙찰된 이래로 중국 우취의 ‘최고의 보석(Crown Jewel)’ 자리를 지켜오고 있고, 최근에는 2008년 스위스에서 있었던 경매에서 116만 유로 이상으로 낙찰된 명품 중의 명품이다.
독일 통일 기념우표가 붙어 있는 초일 등기 실체.
이 밖에 특별전시에 초대된 작품으로 독일 우취인 나카티갈(Nachtigal)의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1990년 독일 통일’을 주제로 이루어진 열린우취 작품 1틀이 있다. 이 중 한 리프를 여기에 실어 소개하려 한다. 1990년 10월 3일 독일 우정 당국은 그 당시 동독의 우편요금 0.5마르크와 서독의 우편요금 1 마르크에 해당하는 액면가의 같은 디자인의 기념우표 2종을 발행하여 독일 통일을 기념하였다. 분단의 상징에서 통일의 상징으로 변모된 베를린에 있는 브란덴부르크 문의 까세가 들어 있는 봉투에 기념우표 각 두 장씩이 붙어 있는 1990년 10월 3일 초일 등기 실체를 볼 수 있다. 우리도 이와 같은 감격의 날을 맞아 통일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하고 초일봉투를 만들 수 있는 날을 잠시나마 생각해 보는 것이 필자의 간절한 꿈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