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 여느 대기업보다도 큰 사업 규모, 고도화된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우체국의 ‘광고’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게다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파급력이 큰 TV 광고에 우체국이 등장한 건 20년이 채 되지 않는다. 물론 그 전에도 공익광고 형태나 우편서비스를 안내하는 TV 광고는 있었지만 마케팅적 요소보다는 공공 서비스 안내 정도에 그쳤다. 혹자는 ‘국가 기관인데 광고가 필요할까?’, ‘전 국민이 다 아는 우체국인데 굳이 광고를 해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변모하는 우체국의 다양한 사업, 그리고 민간 기업과의 경쟁 구도에 있는 환경을 감안한다면, TV 광고는 우체국 사업의 필수적인 홍보 방법임은 분명하다. 우체국의 TV 광고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광고 모델’이다.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워 상품을 홍보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광고홍보 효과를 높이는 방법인데, 우체국 광고 모델은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른바 슈퍼스타가 대대로 그 자리를 차지했다.
송윤아부터 고아라까지, 우체국예금보험 광고 모델
1999년, 정보통신부는 우체국예금보험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치열한 예금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체신 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초로 지상파 TV 광고를 진행하기로 결정한다. 당시 인기드라마 ‘왕초’, ‘종이학’ 등에 출연하며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배우 ‘송윤아’가 ‘우체국예금보험’의 광고 모델로 낙점되었다. 당시 광고를 보면 1990년대 후반에 열풍이 일었던 ‘사이버’를 소재로 하여, 정부 기관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최첨단 가상현실 구현 기법으로 우체국예금보험을 홍보하였다. 또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첨단 과학이 연상되는 이미지를 구현하여. 안전하고 미래지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 광고를 통해 ‘송윤아’는 우체국예금보험의 이미지를 크게 개선한 공적을 인정받아 정보통신부 장관 표창까지 받았다. 2000년 이후부터는 우체국예금보험 광고를 TV에서 쉽게 볼 수 있었는데, 2004년에는 배우 ‘조승우’가 ‘사회생활 첫 통장만큼은 우체국에서 만들었습니다’ 광고를 통해 20~30대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기와 메시지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2006년에는 배우 ‘정준호’가 ‘낭만은 짧고 생활은 깁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가족의 남편, 아빠로서의 생활을 코믹하게 보여줬다. 2008년에는 뮤지컬 배우 ‘박준면’과 탤런트 ‘김호진’이 ‘우체국예금보험’ 광고 모델로 활동했으며, 그 외에도 배우 겸 가수인 ‘강성연’, 개그우먼 ‘김지선’ 등도 ‘우체국예금보험’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
2012년 12월, 당대 최고의 인기스타가 우체국에서 일반인과 찍은 사진이 포털사이트의 블로그, 뉴스 등에 올라오는가 싶더니, 2013년 2월 TV 속 우체국예금보험 광고에서 그녀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바로 그룹 ‘미쓰에이’ 멤버이자 배우인 ‘수지’이다. 그녀는 2013년 ‘우체국예금보험’ 광고 모델로 다양한 매체에서 우체국예금보험을 널리 알리는 데 일조하였다. 2014년에는 <응답하라 1994>에서 ‘나정이’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고아라’가 ‘우체국예금보험’ 광고 모델로 선정되어 지금까지 3년간 우체국예금보험의 홍보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우체국 공익사업인 소아암 캠프에도 지속적으로 참가하는 등 우정사업본부의 대내외적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16년에는 ‘우체국쇼핑’ 광고 모델로도 선정되어, 2016년 추석 시즌 <고아라의 쿠킹로드> 편에 출연하여 깨끗한 이미지와 함께 우체국쇼핑만의 편리함과 지역 농수산물의 신선함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우체국택배, EMS, 쇼핑의 TV 광고
오랜 공백을 깨고, 지난 9월 신곡 <내가 저지른 사랑>으로 돌아와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가수 겸 배우 ‘임창정’ 도 우체국 광고 모델이었다. 2004년, 우정사업본부는 당시 개봉하여 큰 히트를 기록한 영화 <올드보이>와 <실미도>를 패러디한 TV 광고 2편을 선보였는데, 이 광고에 ‘임창정’이 1인 2역에 성대모사까지 선보이며 그만의 웃음 코드로 우체국택배를 홍보하였다. 2005년에는 인기 걸그룹 ‘쥬얼리’가 ‘우체국택배’ 광고 모델의 계보를 이었다. ‘쥬얼리’는 당차고 세련된 이미지답게 우체국택배 광고에서도 각 멤버들의 개성을 살린 톡톡 튀는 멘트와 연기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쥬얼리’ 가 출연한 이후에는 연예인을 모델로 한우체국택배 TV 광고는 좀처럼 보기 쉽지 않았다. 미국 프로풋볼리그 인기스타였던 한국계 미국인 ‘하인즈 워드’, 이탈리아에서 귀화한 방송인 ‘크리스티나’ 등이 ‘우체국 EMS’ TV 광고에 출연했지만, 연예인 광고 모델을 활용하여 우체국택배를 홍보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지역특산물을 판매하는 우체국쇼핑은 2005년 배우 ‘김보성’·‘이한위’ 등이 출연한 ‘대한민국 생활특산물’ 광고와 2012년 개그맨 ‘이수근’이 출연한 ‘팔도맛유람’ 광고를 통해, 신선한 팔도특산물을 주제로 한 유머러스한 광고를 제작하여 홍보하였다. 또한 앞서 말한 2016년 배우 ‘고아라’가 출연한 광고까지, 심화된 온라인쇼핑몰 경쟁구도 속에서 우체국쇼핑의 인지도를 높이고자 TV 광고를 실시하였으나, 예산 등의 이유로 노출이 많지 않았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