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신의 날 제정부터 변경까지
광복 이후 체신부가 설립되면서 꾸준히 체신기념일을 만들자는 의견이 제기되었고, 1956년 체신부 우정국 간부회의에서 체신의 시작을 기념하는 날을 정하자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기념일 날짜를 언제로 정할지, 명칭은 무엇으로 할지 등의 여러 논의가 있던 끝에, 우정국을 설치하고 문위우표 오문, 십문 등 다섯 종류를 최초 발행한 날인 12월 4일을 ‘체신의 날’로 정하였다.
16년간 이어지던 12월의 ‘체신의 날’은 1972년 7월에 4월 22일로 변경되었다. 기존의 12월 4일은 우정국을 설치한 날이기도 하지만, 갑신정변이 발생하여 우정총국을 열자마자 문을 닫게 된 날이기도 하여 논쟁이 있었으며, 논의 끝에 고종이 우정총국을 설치하라는 전교를 내린 4월 22일로 최종 결정된 것이다. 그날이 체신 사업에 큰 의미가 있느냐는 비판도 있긴 했지만 어느덧 45년이란 시간 동안 해당 일을 ‘체신의 날’로 기념하여 왔다.
집배원의 날
1964년 5월 31일, 충남 금산 지역에서 기자들이 주축이 되어 지역 발전을 위해 봉사해 온 집배원의 노고를 위로해주는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것이 시발점이 되어 1967년 11월 27일에, 체신의 날과는 다른 온전히 집배원만을 위한 기념일이 처음 생겼다. 바로 ‘집배원의 날’이다. 첫 ‘집배원의 날’ 기념식은 1968년 5월 31일 서울교육회관에서 진행되었는데, 이날만큼은 전국의 집배원들이 시외 집배를 쉬고, 수건과 과자, 우편첩 등 기념품을 나눠주는한편, 집배원 28명에게 국무총리상, 체신부장관 표창을 수여하는 등 집배원의 사기를 높이는 데 노력하였다. 당시 신문기사를 통해 발표된 체신부 체정국장의 글을 살펴보면,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우편서비스를 봉사하는 데 있어 집배원의 노력이 매우 컸으나 그것이 빛을 보지 못하고 대우나 사회적 평가가 낮기에, 집배원 스스로 그리고 국민이 사회의 진정한 역군임을 인식할 수 있게끔 해당 기념일을 제정했다고 말했다. 그후 ‘집배원의 날’은 5년간 지속되다가 1973년 정부의 각종 행사 통폐합 정책에 따라 ‘체신의 날’에 흡수 통합되었다.
처음 그 마음 그 뜻으로
‘체신의 날’은 이후 체신부가 정보통신부로 확대 개편됨에 따라 명칭도 ‘정보통신의 날’로 변경되었고 이후 정보통신부가 행사를 주관하게 되었다. 그러다 2008년 정보통신부가 해체되면서 우정사업본부는 지식경제부 소속이 되고 방송통신위원회와 분리되면서 ‘정보통신의 날’에 대한 주체의 논란이 일어났고 각자 행사를 운영하는 상황이 발생되었다. 2010년, 3년 만에 공동 개최하는 것으로 봉합되었던 해당 기념일은 우정사업본부가 미래창조과학부로 관할기관이 변경되면서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축이 되다 보니 하루 앞선 기념일인 과학의 날(4월 21일)과 함께 운영하게 된 것이다. 이쯤 되니 ‘정보통신의 날’의 근간과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오늘날 통신 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우정사업의 역할이 다소 축소되긴 했지만 ‘정보통신의 날’의 근간은 분명 우정사업에 있는데 해당 기념일에서 소외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정보통신의 날’이 역사와 정통성을 되찾고 진정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많은 의견이 가슴 깊이 새겨지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