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매일마다 모여드는 구름인파
지금도 대통령 취임기념 우표, 명사 방한기념 우표 등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우체국의 통신판매를 이용해 집에서도 손쉽게 우표를 받아볼 수 있는 지금은 볼 수 없는, 과거 기념우표 발행일만의 우체국 풍경이 있었다. 기념우표가 발행되는 날이면 새벽부터 우체국 앞은 어린 꼬마 우표수집가에서부터 노인들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산인해를 이루곤 했다. 우표를 사기 위해 일찍부터 모여든 인파를 통제하느라 우체국 직원들은 6, 7시부터 출근해 호루라기에 확성기까지 사용하며 줄을 세울 정도였으니 지금은 쉬이 떠올리기 어려울 만큼의 인기였다고 말할 수 있다.
과열된 구매열기
이처럼 높아져만 가던 우표수집의 인기는 열띠다 못해 과열의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미 매진되어 우체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우표를 일반 우표상이나 우표를 구한 개인에게 웃돈을 얹어 사는 현상까지 벌어지면서 사람들 사이에서는 ‘우표는 사두면 돈이 된다.’ 는 속설까지 돌며 구매열은 점점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우표구매 열풍이 순수한 수집의 목적이 아닌 자칫 투기의 목적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 당시 체신부는 1인당 구매량을 제한하는 등의 대응책 마련으로 과열된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고심했다.
취미의 왕 우표수집
2차대전 당시 카이로 회담, 포츠담 선언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1882~1945)는 유명한 우표수집가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우표에서 얻은 지식이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많다.” 라는 말을 남겼는데 이는 우표수집이라는 취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육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우취(郵趣, 우표를 수집·연구하는 취미를 가리키는 단어) 가 가진 매력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명언으로 손꼽힌다. 과거와는 달리 여가활동의 선택지가 다양해져 그 열기가 많이 식은 것이 사실이지만 6, 70년대 우표 수집은 우리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범국민적 여가활동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제1회 전국소년우표전시회 개최
우표수집이 청소년들에게 가장 유익한 취미활동으로 손꼽히면서 1981년에는 청소년 우표수집가들이 모은 우표작품을 전시하는 ‘제1회 전국소년우표전시회’가 체신부의 후원 아래 개최되었다. 소년우표전시회는 많은 청소년들이 또래 학생 수집가들의 우표 작품을 감상하며 우표라는 또 다른 배움터에 많은 매력을 느끼는 계기를 마련해주었고, 청소년들 사이에 우표수집의 인기가 한층 높아져 갔다. 당시 초, 중학생 대상으로 한
민간 신문사 주최로 열렸던 소년 우표전시회는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와 우정사업본부가 직접 주최하는 대한민국 어린이 우표전시회로 그 규모가 더욱 확대되어 개최, 매년 꼬마 우표수집가들이 고사리손으로 모은 우표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우표도 하나의 예술품
6,70년대 산업화를 지나 90년대에 이르러서까지도 우표수집은 교육적으로 상당히 유익한 취미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전문지식을 지닌 수집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이 체계를 갖춰 모은 우표는 미술품과 같이 높은 가치를 가진 하나의 예술품으로도 여겨지기 시작했다. 또한 많은 수집품들 중 우표가 자산적 가치가 높은 수집품으로 손꼽히면서, 당시 신문의 가계경제 관련 기사로도 우표가 자주 등장할 만큼 여가활동과 연계된 재테크의 한 수단으로도 새롭게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