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가장 모범적인 최고의 집중국
1999년 12월, 밀레니엄과 함께 개국한 청주우편집중국은 청주, 서청주, 충주, 진천, 괴산, 증평, 음성, 보은과 세종특별자치시까지 총 8개 우체국의 140만여 명이 이용한다. 집중국에서는 관할 권역국으로 접수되어 도착한 우편물을 구분 발송, 배분하면서 다량의 우편물들은 직접 접수한다. 청주우편집중국은 총 130명 내외의 직원들이 1일 최대 75만 통의 우편물을 처리하고 있다.
“3년 연속 경영평가 1위와 3년 연속 우편소통품질평가 최우수국이라는 명성이 단 몇 명의 탁월한 능력으로 가능할 순 없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부지런하고 성실합니다. 게다가 이곳을 지원해서 근무 중인 직원들이 많다보니 그만큼 만족도와 자긍심도 높고 협력도 잘 되는 편이라 실적과 성과가 우수한 건 당연한 일이죠. 여기는 자랑거리가 아주 많습니다.”
지난 해 7월 취임한 김성태 국장은 청주우편집중국이 우정사업본부 내에서 동급 최고의 기계성능과 시스템에 최적의 인적자원이 빛을 발하는 가장 모범적인 집중국으로 첫 손에 꼽힌다고 소개한다. 이는 직원들에게 최고의 자부심이며 열정적인 멤버십의 근간이 되어주고 3000일 무사고 기록에도 한 몫을 한다고. 특히 개국부터 자리를 지켜온 남세우 과장과 박진후 실장의 사명감 넘치는 근무태도는 뒤를 따르는 후배와 동료들에게 심리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큰 의지가 된다.
벽화, 화단, 미소로 더 아름다운 집중국
거대한 최첨단 기계들이 전자동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작업환경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면 정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가 필요하다. 삭막하고 획일화된 느낌이 극대화되면 자칫 실수가 생기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더욱이 청주우편집중국은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바로 인접해 있어서 인근 주민들에게 친근하고 화사한 우편집중국의 이미지를 전하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직원이 참여해서 우리 힘으로 아름다운 집중국을 만들어보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선명한 색상에 깜찍한 도안으로 벽화를 그리고, 외부 가로수 아래 꽃을 심어서 화단을 만들고, 형형색색으로 울타리도 색칠했죠. 거칠고 위험한 근무지가 아니라 감성지수를 높여주는 아름다운 일터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니 얼마나 의미 있고 신나는 일입니까?”
실적이나 결과가 우선되기보다 정갈한 환경과 그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지기를 염려하고 응원하는 김성태 국장은 글 쓰는 리더이다. 얼마 전 군대 간 아들과 2년여 동안 주고받은 200통의 편지와 일기를 묶어서 『작전명령 640』이라는 책을 냈다.
손편지쓰기대회로 감사를 전하는 집중국
안부편지, 생일카드는 물론이고 통화까지 버튼 한 번 클릭해서 SNS메시지로 대신한다는 건 어딘지 확실히 서운하다. 좋은 소식이나 설레는 선물을 받아들고 귀하게 품었다가 환하게 웃으며 열어보는 추억이 없다는 건 너무도 아쉽다.가정의 달을 맞아 충청지방우정청에서 우편사업 문화마케팅의 일환으로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편지쓰기 대회를 진행했다. 어린이 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을 기념하며 말보다는 글로 감사와 축하를 전해보자는 뜻으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오랜만에 편지 쓰는 재미와 보람을 한 수 배우는 장이 열린 것이다.
“김성태 국장님의 추천으로 청주우편집중국 내에서도 ‘손편지쓰기대회’를 진행했어요. 5월 한 달 동안 소식과 마음을 전하고 싶은 상대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응모하는 거예요. 물론 나중에 발송할 겁니다. 부모님, 배우자, 친구, 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으면 처음 부담스럽고 귀찮아하던 마음은 사라지고 쓰면서 자신이 먼저 감동받더라고요.”
손편지쓰기대회의 진행을 맡고 있는 김선애 팀장은 편지쓰기를 좋아하는 국장님 덕분에 새삼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감사를 전한다. 일찍 돌아가신 어머님을 대신해서 24년 동안 자신과 손녀 둘까지 키워준 새어머니께 진심어린 감사의 편지를 쓰며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나의 어머니’라고 써드렸단다. 응모한 사연마다 ‘ 왜 이제야 고맙다’고 할까 싶게 가슴이 뜨거워져서 어느 것이 수상의 영광을 얻을지 궁금하다고. 요즘이 즉흥적이고 편하게 안부를 묻는 시대라고 하는데 이렇게 이벤트로라도 편지를 쓰고 부치며 받아들고 고마워해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다고 한다. 그래서 청주우편집중국 직원들에게는 올 5월이 특별히 더 감사하고 행복하게 지나갔다.
Mini Interview
손편지에 담긴 행복한 이야기
김량미
“학창시절 감사문구의 시작은 늘 ‘부모님께’ 또는 ‘엄마, 아빠께’였어요. 이번에는 ‘사랑하는 아버지께’라고 적어서 편지를 써봤는데 생각해보니 태어나서 아버지께 드리는 제 첫 연서더라고요. 편지내용 못지않게 봉투를 쓰면서 더 뭉클했습니다. 아버지도 제 편지인 걸 알아보고 좋아하시겠죠? 효도를 한 것처럼 뿌듯하네요.”
황재성
“아버지들이 무뚝뚝하고 쑥스러워서 괜히 더 느긋하게 뒤로 물러나있을 때가 있죠. 저도 아내와 두 딸에게 편지를 쓰자니 처음엔 어색했는데 마무리하면서는 가족 간의 사랑과 신뢰가 두터워지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쓰는 시간보다 한 5배는 오래 생각해서 그런가 봐요. 종종 두 딸이 편지나 카드를 써주는데 답장을 해줄 생각은 못했었어요. 이번에는 먼저 답장을 마련해둬서 든든합니다.”
이선우
“군대 갔을 때 훈련소에서 부모님께 보내드린 편지 이후로 누구를 진하게 그리워하며 써본 편지가 없었던 거 같아요. 전 후배인 장성일씨에게 써보았어요. 또래인 데다가 기다리던 후배인데 바쁜 업무 탓에 조금 소홀했다 싶어서요. 마음이 있어도 미루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편지에다 털어 놓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장석일
“저는 미래의 자녀에게 써 보았어요. 아들과 딸에게 따로 따로 하나씩 말이죠. 물론 당장 부칠 수는 없죠. 지금으로 보면 결혼계획도 여자 친구도 없으니까. 아직 먼 얘기인데도 내 자녀라고 생각하니 가상의 애인과는 다른 느낌으로 편지가 써지더라고요.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책임감이 필요한지 조금은 알 수 있었고 더불어 부모님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