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그리고 눈물을 노래하다
케이블TV 오디션 프로그램의 가장 성공적인 솔로가수를 꼽으라면 단연 허각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는 환풍기 설치 보조기사에서 짧은 시간 동안 히트곡을 여러 곡 발표한 인기가수가 되었다. 어렵다는 공중파 TV 프로그램에도 안정적으로 진출하며 그는 또 한번 도약하고 있다. 그가 지난 4월 새 앨범을 발표했다. 그 동안에 발표한 <언제나> <나를 잊지 말아요> <죽고 싶단 말 밖에> 등의 곡들에서 이별을 노래했다면, 이번 새 앨범 에서는 ‘눈물’을 노래하고 있다. 이별한 남자의 애절한 눈물이다. 허각은 그러한 노래의 감정몰입을 위해 영화를 많이 봤다고 했다. 또 그의 경험도 슬프고 애잔한 감성을 살리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주로 영화를 봐요. 어떤 장르의 영화이든 사랑이 녹아 있잖아요. 그 사랑이야기를 주의 깊게 보는 편이에요. 영화 속의 사랑이야기, 이별이야기를 기억했다가 앨범 녹음 때나, 무대에 올랐을 때 하나씩 꺼내어 감정몰입을 하는 거지요. 이별과 눈물 노래를 하는 저만의 방법이라면 방법인 거죠.”
처음부터 사랑과 이별, 눈물의 감정을 노래에 이입하기가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는 슬픈 이별 발라드를 노래하는 가수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밝고 장난기 많은 20대 청년이었다. 그런 본연의 성격을 뒤로하고 깊은 감정을 이끌어내기까지 스스로 많은 노력을 했을 터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등을 하고, 앨범을 내고 직업이 가수로 바뀌면서 저를 둘러싼 환경이 많이 바뀌었어요.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것,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그런 것들의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장애도 생겼고 또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지만, 그러한 것들이 제가 하고 싶은 가수를 하는 데 있어서 당연히 거쳐야 할 일이라고 생각을 하니 어느 정도 극복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그런 것들을 인정하고 슬기롭게 이겨내고자 노력을 합니다.”
그는 밝게 이야기했지만 그러한 과정을 이겨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어려운 과정을 이겨낸 또, 이겨내고 있는 그이기에 내면 깊숙한 곳에서 들리는 그의 노래에 사람들은 이별의 아픔을 위로받는지도 모르겠다.
무대를 즐기는 가수 되고파
최근 몇 년 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이 계속 인기다. 그의 쌍둥이 형도 얼마 전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 허각도 여전히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본다고 했다. 이제는 시청자의 입장이기는 하지만, 출연자들의 떨리고 긴장되는 마음을 알기에 자신도 긴장되고 손에 땀이 난다고. 오디션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그는 얼마 전까지 <불후의 명곡>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22주 동안 최고 가수를 가르는 무대에 올랐었다. 발라드 노래만 하던 그가 춤을 추었고 록(rock)도 했다. 그러면서 한주 한주 지날수록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전설이라 불리는 선배들의 노래를 다양한 버전으로 편곡해 부르는 그 시간이 앞으로 노래하는 삶에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허각.
“처음에 대선배님들의 노래를 그것도 원곡이 아닌 형태로 부르려니 조심스럽고 긴장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제 신조가 무대 뒤에서는 얼마든지 긴장을 하더라도 무대에 오르면 ‘무조건 즐기자’에요. 그런 마음으로 무대를 채워나가다 보니 어느새 무대를 뛰어다니고 있더라고요.”
‘무대 뒤에서 긴장하고, 무대 위에서는 최대한 즐기는 것’ 그것은 허각이라는 사람이 가수 허각이 되어 마음속에 첫번째로 새긴 원칙이었다. 철저하게 무대를 준비하고 설사 그 무대가 떨리고 긴장되더라도 그것은 무대 뒤에서만, 무대에 올라서는 순간 실수를 하더라도
그는 최대한 즐기자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아마도 그런 과정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좋아하게 했을 것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 꿈을
가수 허각이 말했다. 가장 가까운 곳에 꿈을 놓아두라고. 그는 어려서부터 가수가 꿈이었다. 어려운 형편에 노래실력은 인정받았어도 그는 가수가 될 수 없었다. 환풍기 설치 보조기사를 하는 동안에도 그의 꿈은 변함이 없었다. 일하는 동안에도 노래를 쉼 없이 불렀고 쉬는 날이면 더 많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등을 했을 때 어려운 환경의 많은 분들이 대리만족을 하는 것 같다며 저보다 더 기뻐해 주시고 축하해주셨어요. 그분들의 축하가 어쩌면 오늘의 저를 있게 했는지도 몰라요. 가수의 꿈이든, 다른 꿈이든 그 꿈을 가까이 두고 일상처럼 생활화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는 처음부터 화려하게 시작했다. 대중들의 주목을 받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등을 했고, 그 후 발표하는 곡마다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며 승승장구했다.
오랜 기간 꿈을 가까이 두고 노력했던 그의 결실인 것이다. 그는 요즘 새로운 꿈을 하나 더 가까운 곳에 놓아두었다고 귀띔해주었다. 바로 작사다. 본인만의 이야기를 노랫말로 쓰고 싶다는 것. 해서 요즘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더 많이 본다고. 애절한 보이스에 그만의 절절한 이야기가 곁들여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지라, 새로운 도전이 무엇보다 기대된다.
이제 그는 노래차트 순위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노래를 통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노래 잘하는 가수가 되고자 더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눈에 보이는 결과는 잠시 내려놓고 내면을 더 깊게 하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만의 이별감성 눈물 발라드를 계속 기대하게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한번 태어난 허각. 그날을 두번째 생일이라 여기며 그는 오늘도 노래를 부른다.
허각. 1985
2010 엠넷 슈퍼스타K 시즌2 우승
2011 제19회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아이돌뮤직 최우수상
2012 제1회 가온차트 K-POP 어워드 솔로부문 남자 올해의 신인상
발표곡
2012 LACRIMOSO
2011 그 노래를 틀때마다 / 죽고 싶단 말 밖에 / LIKE 1st MINI ALBUM First Story / 최고의 사랑 OST Part 5 / 글러브 OST (My Love)
2010 1st 미니앨범언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