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 河一
Robert Holley
우체국 국제특송 EMS
홍보대사
“저에게 우체국은 떼려야 뗄 수 없었어요. 처음 한국에 와서 미국에 있는 가족들이랑 소식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편지였거든요. 매주 편지를 써서 우체국에 갔어요. 편지도 보내고 한국의 좋은 특산물, 기념품 같은 선물도 보내고요…. 또 우리 가족들도 저에게 편지며 필요한 물품을 보내주었죠. 그래서 늘 집배원 아저씨가 기다려졌어요. 지금은 우리 학교 선생님들 필요한 서류도 EMS로 받고요, 여전히 우체국은 가족들과 소식을 나누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지요. 그래서인지 우체국 EMS 홍보대사를 하게 돼서 정말 영광이에요.”
하일 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의 추억을 상기하며 우체국과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말이 안 통해서 손짓 발짓으로 이야기하기도 했고 또 그럴 때마다 친절하게 대해주는 우체국 직원들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고. 해서 홍보대사 제의가 왔을 때 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굉장히 날씬한가 봐요? 촬영할 때 유니폼을 주셨는데 조끼가 너무 작아 뒤를 뜯어서 입고 사진을 찍었어요. 제가 배가 너무 나왔나 봐요.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 맛있는게 너무 많아요. 걱정이에요. 살이 점점 더 찔까 봐.”
촬영 당시의 에피소드를 묻는 말에도 그는 망설임이 없었다. 좋은 사람들과 재미있게 촬영을 했다고. 다만 나온 배 때문에 한참 애를 먹었다고 그는 배를 자꾸만 만졌다.
이제는 내 고향,
한국이 좋아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부터 막연하게 한국에 뿌리를 내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그는 말했다. 이상하게 정이 가고 고향처럼 마음이 편했다고 말이다. ‘이곳에서 살아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다 지금의 부인을 만나 1987년 결혼을 하면서 완전히 한국에 살기로 그는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얼마나 좋아요? 사람들 마음씨 좋고, 맛있는 거 많고 사랑하는 아내도 있고 친구들도 그 사이 많이 생겼고요… 미국으로 다시 돌아갈 이유가 없었어요. 거기다 우연히 방송 출연을 하면서 많은 분들로부터 사랑도 받았고 참 좋았어요.”
그는 재욱, 재선, 재익 3형제를 낳고 결혼 10년째 되던 1997년 완전한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었다. 한국사람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그는 마침내 처음 뿌리를 내렸던 부산 영도하씨(影島河氏)의 시조가 되었고 그의 이름도 하일(河一)로 바꾸었다. 이제는 미국이름 로버트 할리보다 하일로 더 잘 통한다.
“한국 생활이 재미있어요. 어쩌다 고향에 한번 가는데 한 일주일 정도는 좋아요. 보고 싶었던 아버지 어머니 형제들 만나니 좋아요. 그런데 심심해 죽겠어요. 할 일도 없고 김치찌개 된장찌개 먹고 싶고 그래요. 미국보다 한국이 진짜진짜 편하고 좋아요.”
한번씩 미국에 갈 때마다 영주권을 지닌 아내는 자국민 심사대로 한번에 통과하는데 하일 씨는 두어 시간씩 걸려서 심사대를 통과한다고. 입장이 바뀐 것, 그런데 불편할 것도 없이 그는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여러 외국인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기회 제공
그는 부산외국인학교를 건립하교 아들 3형제를 자신의 학교에서 교육했다. 부산에 이어 전라도 지역 최초로 외국인학교도 건립했다. 처음에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맞는 교육을 하기 위해 뜻이 맞는 지인과 학교를 세웠지만, 이제는 그보다 어려운 외국인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열어주고자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나라들 말고도 작고 가난하고 어려운 나라에서 온 아이들이 많아요. 최근에는 다문화가정도 많이 생겼고 그 아이들에게 적합한 교육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것처럼 저도 아이들에게 그런 기회를 주면 좋지 않을까 했어요. 적은 비용으로 공부하면 좋잖아요.”
방송 일이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라면 학교 일은 뭔가 큰 보람을 느끼는 그런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제변호사로서 그의 본업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우리 가족의 나라, 한국
방송 일을 하면서 한국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하일 씨. 수많은 프로그램에 리포터와 게스트 등으로 활약하면서 그는 우리나라 구석구석 안 가본 데가 없다고 했다.
“방송하면서 산골오지마을도 거의 다 가 봤어요, 한국이 얼마나 아름답고 좋은지 몰라요. 구석구석 다니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요. 친구도 많이 생겼어요. 방송활동은 재미도 주었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고 한국에 대한 생각과 마음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주었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야죠. 우체국 EMS도 세계적으로 알리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요, 더 많은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기회도 줄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웃음도 주고 싶고요.”
이제는 사랑하는 아내의 나라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나라가 되었다고 말하는 하일 씨. 한국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버니까 한국 국적 갖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는 그. 그는 더 이상 파란 눈의 외국인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이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좋아하고 외국에 가면 김치가 먹고 싶어지는 진짜 한국 사람이 되었다. 그의 활동 더 기대해 본다.
하일(河一) / 로버트 할리(Robert Holley)
국제변호사, 방송인,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
2012년 우체국 국제특송 EMS 홍보대사
저서
로버트 할리가 영어로 쓴 채근담
로버트 할리의 Pizza English
로버트 할리의 Candy English
할리는 가정부 하니는 왕비라예
방송
TV는 사랑을 싣고
고향은 지금
체험 삶의 현장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