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흐로 문화가 소비되는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음식이야말로 문화를 여실히 드러낼 수 있는 대표적인 아이콘이라고할수 있죠."
1988년부터 부친의 뜻을 이어받아 광주요를 이끌어 오고 있는 조태권 회장은 자타공인 한국문화 전도사. 광주요 경영을 맡은 초반에는 10년 이상 경력의 도공들과 함께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의 도자기를 관찰하고 연구한 끝에 질 좋은 도자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고. 그 뒤에야 생활식기용 고급수제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고, 한식의 세계화를 외친 것도 그때부터였다.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선진국이라 불리는 그들 대부분은 자신만의 음식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아주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음식과 그릇, 술이 한데 어우러져 고급문화를 창조한다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그는 우리나라의 문회를 널리 알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리 문화를 고급스럽게 포장하는 것, 그중에서도 '한식을 세계화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얘기했다.
"음식은 세계 60억 인구가 공통적으로 즐기는 하나의 문화예요. 일본도 자신들의 음식에 가치를 부여해 성공한 경우죠. 사실 초밥은 1800년대 말 뱃 사람들이 생선을 잡아 안 썩게 하려고 소금에 절여 밥과 함께 먹었던 겁니다. 일본은 최고급 식재료와 식기, 그리고 식문화를 활용해 포장을 한거죠."
한식을 기본으로 우리나라의 문화를 고급스럽게 포장하기 위해서는 음식은 물론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과 술 모두가 명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2003년 강남구 신사동에 최고급한식당 '가온'을 오픈했다. 가온에서 그는 밑반찬에서 메인 메뉴까지 최고급 재료만을 엄선해 만들었고 광주요 고급 도자기에 담아 그 누구도 시도한 적이 없는 명품 한식을 선보였다. 몇 년을 정성 들인 가온에서 그는 단순한 한식이 아닌 한국문화를 비싼 가격에 팔았다. 그 중 홍계탕은 2007년 <뉴스위크>와 <뉴욕타임즈>에 소개가 됐을 정도로 세계적인 요리로 떠올랐다. 하지만 매달 2억 원 이상 적자를 내다 2008년 12월 폐업했다. 최고의 술을 만들고자 생각한뒤에는 전통소주인 '화요'를 생산해 일본과 중국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 또 2010년 11월 G20 정상회의 만찬에서 세계 각국의 정상에게 20여 가지의 김치를 광주요 도자식기에 담아내 한식의 세계화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그동안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도자기와 음식, 술을 들고 한국의 음식문화를 알리는 데 투자한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조태권 회장은 벌써 10년째 한 달에 두 번, 주한 외국대사나 기업인 등 귀빈을 자택으로 초청해 한식 만찬을 선보이고 있다. 그가 자택으로 귀빈을 초대하는 이유는 한식의 우수성을 꾸준히 할리고 한식의 세계화에 성공하겠다는 굳은 의지 때문. 그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날이, 우리나라의 명품 한식이 세계 곳곳에 알알이 박혀 전 세계의 사람들이 누구나 즐겨찾게 될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는 조태권 회장. 그는 우리나라의 문화가 고급스러워지기 위해서는 음식과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 술까지도 모두가 명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