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지고 있는 행복을 일깨워주는 사람
김재은 대표는 스스로를 ‘행복디자이너’라고 소개했다. 행복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말 그대로 행복한 삶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많은 사람이 그렇게 살도록 깨우쳐주는 일이에요. 흔히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조건이나 상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죠. 하지만저는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이미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건이나 상황에 구속되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주도하는 삶의 부산물이 행복인 것이죠. 그것을 일깨워주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디자이너의 일이죠.”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샐러리맨, 기업경영 등 다양한 경험을 해 온 김 대표는 약 10여 년 전, 쓰라린 인생의 실패를 만나면서 큰 실의에 빠졌었다고. 그때 그는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되었으며 그때 던진 삶의 화두를 시작으로 그간의 삶을 바꾸어 나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단순히 결과만을 위해 매달리는 게 아니라, 가짐보다 쓰임, 더함보다 나눔, 채움보다 비움의 삶을 통해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길을 찾아 땀을 흘리고 있다.
매주 전하는 행복의 메시지
행복한 발걸음 모임(행발모), 행복여행, 수많은 강좌와 행복 프로그램 등을 통해 ‘즐김과 나눔이 있는 함께 행복한 세상’을 향해 달려온 김재은 대표는 2012년 (사)행복플랫폼 해피허브를 설립하였고, 행복한 삶과 소통 등을 주제로 강의, 행복 코칭 등과 함께 교차로, 국방일보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매주 일요일 밤이면 컴퓨터 앞에 앉아 편지를 쓴다. 자신과 인연이 닿았던, 무려 5,000여 지인들에게 보내는 <김재은의 행복한 월요편지>라는 이름의 이 편지는 일상 속 작은 행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연히 삶의 넋두리를 끄적여 몇몇 지인들에게 보냈던 것이 벌써 12년이 지났다.
“별 생각 없이 지인들에게 보낸 이메일 한 통으로 시작했어요. 마침 그때 인생에서 가장 큰 시련을 맞아 힘겨워하고 있었는데, 편지를 통해 서로 응원하고 힘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감동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한 번도 쉬지 않고 매주 보내오던 것이 어느덧 610번째를 넘어섰네요. 제가 보내는 <행복한 월요편지>에는 한 주 동안 내 삶의 이야기와 세상 사는 이야기 등 일상의 소소한 가치와 재미의 조각들이 들어 있고 이를 통해 작은 행복을 제안하고 있어요. 제 편지를 읽는 동안만이라도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거예요. 행복 뭐 별거 있나요?(웃음)”
누구나 갖고 있는
삶 속의 이야기를 찾아서
12년 전부터 오랜 시간 동안 다수의 지인에게 행복이 담긴 메일을 보내고 답장에 담긴 저마다의 사연을 들으며 세상과 소통하던 김재은 대표. 언제부턴가 문득 자신의 편지의 독자였던 사람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단다. 그래서 친구가 되고 싶었다고.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한다고 했던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제가 만나왔던 지인들과 SNS로 맺어진 인연들까지 1만 명 정도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은 모두 김재은이라는 사람의 한 주의 일상, 생각까지 알 수 있지만 반대로 저는 그들 각자의 이야기를 다 알 수 없거든요. 그래서 인터뷰(김재은이 만난 사람)라는 형식을 빌려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기 시작했어요. 제가 인터뷰한 분들은 기꺼이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주었고, 오히려 그간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고마워하는 분도 있었죠. 지난 4년 동안, 다양한 일을 하며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온 70여 명 정도를 인터뷰했어요. 이를 통해 나이나 하는 일과 관계없이 누구나 삶의 희로애락이 있고, 그 사람만의 진실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요. 인터뷰를 통해 내가 겪지 못한 인생을 배우고 많은 깨달음도 얻고 서로 더 가까운 친구까지 될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편지는 글로 보는 마음
김재은 대표는 행복이란 아주 작은 일상 속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마치 그가 매주 보내는 편지 한 통이 누군가에게는 한 주를 시작하는 든든한 응원군이 되는 것처럼.
“언젠가 손편지 작가 한 분을 만나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그때 들은 말 중에 무척이나 기억에 남는 게 있어요. ‘편지는 글로 보는 마음이다’라는 말이죠. 글로 보는 마음이라, 이보다 더 편지가 가진 가치를 잘 표현해주는 말이 또 있을까요. 편지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에게 소식을 전하는 소통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어요. 요즘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어릴 적 대문 옆 우편함에서 편지 한 통을 발견했을 때 정말 기뻤거든요. 저 역시 글을 쓰고 편지를 쓰는 사람으로서 편지라는 것이 얼어붙은 우리 사회를 녹여 주는 난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체국과 사람들》 역시 시민과 늘 함께하며, 우체국의 일상을 전하고 삶의 온기와 향기를 전해주는 행복 가득한 소식지로 더욱 발전해 나가길 소망합니다.”
700호를 맞은 《우체국과 사람들》의 앞날을 축복하며 끝인사를 전한 행복디자이너 김재은 대표. 그의 밝은 미소와 함께 마주하며 대화하는 동안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며 드는 생각이 있었다. 어쩌면 그의 말처럼 행복한 삶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바로 여기,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Profile
김재은
1962년生
1985년 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구 농생물학과) 졸업
1986년 ~ 1995년 해태그룹 등 직장생활
1995년 ~ 2009년 교육, 문화, 홍보마케팅 관련 기업경영
2005년 ~ 현재 김재은의 행복한 월요편지 필자
2009년 ~ 현재 행복 강의, 글쓰기, 행복프로그램 및 커뮤니티(해피허브) 운영
2012년 ~ 현재 (사)행복플랫폼 해피허브 대표
2013년 ~ 현재 행복한 발걸음 모임, 해피인터뷰 진행 중
저서
《사람예찬, 나도 롱런할 수 있다》
《행복디자이너 김재은의 그깟 행복》(2017년 5월 출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