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글밭
글. 우향화(서울시 서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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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년 차에 첫 아이를 낳았다. 남편은 어렵게 얻은 공주라며 좋아했다. 그는 내 손을 꼭 잡고 “그간 너무 수고 많았다”며 따뜻하게 위로했다. 시어머니께서는 '얘야, 참 어렵게 손주 보네. 그간 고생 많았고 축하한다”며 나와 아이의 건강을 챙기셨고 친정엄마도 '별 탈 없이 잘 낳아 기쁘고 반갑다. 이제부터 몸조리 잘 해야 한다'고 일러주셨다. 모두 오랫동안 기다린 손주를 축복해줘 흐뭇했다.
결혼 후 임신이 되지 않아 마음고생이 많았다. 30대 후반에 결국 시험관 아기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 차례 병원에서 주사를 맞는 데에도 고통이 따랐다. 임신 후 뱃속의 태아가 크면서 움직이니 힘들고 피곤할 때도 있었지만 출산 일주일 전까지 직장에 다니면서 잘 참고 견뎌냈다.
아이의 태명은 작년 봄에 임신해 ‘봄날이’가 됐다. 태어나면서 울음소리가 엄청나게 커 주변의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사실 시험관 아기는 쌍둥이가 많아 걱정했는데 다행히 홀로여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둘을 낳으면 육아는 물론 내가 계속 직장을 다닐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요즘 코로나19로 불안하기는 하지만 내 아이가 올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육아할 것을 몇 번이나 다짐한다.
시댁 어른들과 친정아버지는 코로나19 유행이 아니었다면 손주를 안아보셨을 텐데 안타깝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늦어짐을 잘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그때가 되면 제법 자라서 지금 모습과는 또 다를것이며 눈도 맞출 수 있고 방긋 웃을 것이다. 새 식구가 된 우리 딸 ‘리아’가 아무 탈 없이 건강하고 무럭무럭 잘 자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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