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엽서에도 큰 돈이 보인다
전북청이 개발해낸 고향엽서
전북 진안이 고향인 K씨는 지난 추석 때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우체국을 통해 특산품을 보내드린 바 있다. 그런데 연말에 공급업체로부터 특산품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엽서를 받았는데, 뒷면, 을 보니까 진안의 명산인 마이산 사진이 담겨 있어 한동안 고향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고향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마음의 안식처이다. 그러니 K씨가 고향 사진이 담긴 엽서를 보면서 고향 생각에 잠긴 것은 당연한 일. 그는 그 엽서를 잘 간직해 두었다. K씨가 고향 사진이 담긴 엽서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전북체신청이 발행한 고향엽서 덕분이다.
눈 감으면 떠오르는 고향 생각
전북청은 작년 4월 주목할 만한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안건은 우정세입 증대를 위한 마케팅 전략회의, 여기에서 매출액 증대를 위한 갖가지 묘안들이 제시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고향엽서의 발행이다. 고향엽서란 엽서 한면에 그 고장을 대표하는 관광지를 사진으로 담은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엽서는 전국 관광지의 주변 상점에서 쉽게 구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와 같은 사제 엽서는 가 격이 비싸고 일부는 사 진도 조잡하며, 낱장이 아닌 10장 내외의 세트로만 판매하여 구입이 불편하다.우체국에서는 이같은 고향엽서를 장당 70원 이라는 저가로 판매함으로써 수요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관광통신일부인과 연계된 도안 으로 우취자료를 제공하며, 신규 상품의 판매로 우정세입 증대에 기여하고자 고향엽서를 발행 하게 되었다.이같은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전북청은 고향엽서에 담을 관광지를 물색했다. 그래서 시·군청의 협조를 받아 전북지역 관광통신일부인 24종과 연계된 관광지 중 전주풍남문 · 호남제일문·금강하구둑 · 미륵사지석탑·내장산 · 광한루·금산사 ·격포채석강 · 무주리조트·마이산· 선운사 · 대둔산 등 12곳을 5월에 선정하였고,9월에 고창읍성 · 장수논개사당을 추가로 선정하여 총 14종의 고향엽서 38만 5,000매를 발행 했다.이렇게 만든 고향엽서를 우체국에 내놓자 고 객들뿐만 아니라 우체국 직원들도 “우리 고장에도 이와 같은 멋진 곳이 있었나·” 하며 좋아했다.
전북청은 고향엽서를 판매하기 위해 여러가지 홍보를 펼쳤다. 언론사에 보도 의뢰를 하는 한편, 전단을 배포하고 기관장 모임이나 우체국을 이용하는 관련 업체에게 이를 알렸다. 그러자 여기저기에서 구입하겠다는 의사가 쇄도해 어렵지 않게 판매할 수 있었다.
“고향 엽서는 사은의 뜻으로 많이 애용되었습니다. 우편주문판매 공급업체에서는 이를 다량으로 구입해 특산품을 구입한 고객들에게 고향엽서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전국 우취 단체에서도 인기가 좋았어요. 고향엽서에 관광통신일부인이 담겨 있기 때문이죠.
진안우체국 같은 곳에서는 독특한 마케팅활 동을 펼쳤습니다. 「정보와 통신」지를 비롯한 각종 언론·출판물의 퀴즈에 응모하는 엽서로 고향엽서를 권장해 좋은 실적을 거두었습니다.'
김근영 우무과장의 말이다.
자연스런 고향 관광지의 홍보
고향엽서의 발행은 작게는 잊고 지냈던 고향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크게는 지역 관광지를 자연스럽게 홍보함으로써 관광객을 유치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었다.
우체국 입장에서 보면, 이같은 신상품을 개발함으로써 우정세입에도 적잖은 효과를 거두었다. 작년 11월말 기준으로 고향엽서는 약 32만매의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이를 통해 거둬들인 세입은 약 6,000여만원에 달한다.
이처럼 좋은 뜻이 담긴 고향엽서의 발행을 두고 시·군청에서도 관심이 크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발행할 계획을 추진중이다.
현재는 요금인영이 인쇄되지 않은 상태로 판매하고 있으나 앞으로 요금인영이 인쇄된 고향엽서를 전국적으로 확대 발행할 수 있도록 본부와 협의중이다. 그렇게 되면 매출액 증대에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란 것이 전북청의 생각이다.
큰 인기를 모았던 예쁜엽서전시회
대성황을 이룬 예쁜엽서전시회
전북청이 내놓은 신상품 중 고향엽서와 함께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이 예쁜엽서쓰기대회이다. 예쁜엽서는 청소년들이 5매 이내의 관제 엽서를 조합해 글과 그림으로 예쁘게 꾸민 것이다.
예쁜엽서쓰기대회는 최근 유무선통신의 급진적인 발전으로 편지 문화가 퇴조해 가는 가운데 미래의 고객인 청소년들에게 글쓰기 문화의 확산을 위한 동기를 부여하고, 정서 함양을 기함과 동시에 우정세입의 증대를 꾀할 수 있는 방안으로 추진되었다.
전북청이 주최하고 각 언론사들이 후원한 이번 대회는 관내 모든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9월 10일부터 9월 30일까지 응모토록 했다. 응모 결과, 무려 599개 학교 16만여명의 학생이 참가하는 대단한 호응을 얻어 입상작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늘려야 하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참가 학생 수 16만명은 전북 지역 초·중등학교 총 학생 수의 62.8%에 해당한다.
문인협회 회원 2명과 미술협회 회원 3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의 심사 결과, 대상 2명, 금상 9명, 은상 18명, 동상 27명, 장려상 411명 등 467명이 입상하였으며, 11월 12일 전주우체국 회의실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한편, 우수 작품은 11월 12일부터 12월 29일까지 전주·익산·군산·김제·정읍·남원 등 도내 6개 시지역을 돌며 순회전시회를 가졌다.
“전시장은 각 우체국 공중실에 마련됐는데, 가는 곳마다 성황을 이루어 발 디딜 틈이 없었어요. 우체국이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행사가 별로 없어 늘 아쉬웠는데, 이번에 개최한 예쁜엽서쓰기대회로 만회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사실 우표전시회도 있는데 그것은 참여하는 사람이 제한적인데 반해, 예쁜엽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그래서 더 성황을 이룬 것 같습니다.”
예쁜엽서쓰기대회를 준비한 청 관계자의 말이다.
미래 고객의 확보
예쁜엽서쓰기대회는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문화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우체국 이미지 제고에 일조했고, 초·중등학생의 글쓰기 문화를 통해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 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또한 이 행사를 통해 24만매의 엽서를 판매해 약 3,400여만원의 우정세입을 거두었으며, 본부에서 주관한 업무 개선 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지역 주민과 언론사들이 기대 이상의 호응을 보여 전시기간을 연장해야 했던 예쁜엽서쓰기대회는 지역 방송사에서 매년 공동 개최를 제의해와 예쁜엽서쓰기대회 정례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편 전북청은 동상 이상 56작품이 수록된 입상작 모음집을 발간해 초·중등학교에 배부하는 등 우체국 홍보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동전주우체국창구
내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
전북지역은 예로부터 멋·맛·소리 문화가 깃든 예향으로 도민들이 대체로 온건하고 보수적이어서 변화에 다소 둔감한 면이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북청이 변하고 있다. “보여지는 친절에서 느껴지는 친절로”라는 모토를 내걸고 고객만족운동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연일 마케팅 전략회의를 갖고 매출액 증대방안을 논의하는 등 우체국 경영합리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임병기 동전주우체국 영업과장은 '내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라고 누누이 강조한 신순하 업무국장의 공이 크다며, “처음에는 마케팅·생산성·매출액 같은 말이 생소 했어요. 그러나 이제는 그런 의식을 갖지 않고는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직원들도 이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었습니다. 그래서 전북청에 있어 작년 한 해는 의식 개혁의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런 의식 개혁을 바탕으로 우정세입 증대를 위한 신상품 개발에 노력함으로써 고향엽서 발행과 예쁜엽서쓰기대회 같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우정세입이 11월말 현재 목표 달성률 대비 전국 1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더 높이 날기 위해 날개를 가다듬는 전북청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