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아침을 여는 경주서면우체국
“좋은 아침입니다!” 경주서면우체국의 아침은 경쾌한 인사로 시
작한다. 어젠 별일이 없었는지 안부를 묻고, 오늘은 어제보다 화사하고 멋있어 보인다는 반가운 인사말로 아침을 연다. 이경희 국장은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고, 재미있는 분위기를 이끄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그래야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으며 그 마음이 고객에게 전달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덕분에 사업 실적도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김유경(금융 담당) 주무관과 최동환(우편 담당) 주무관은 2016년도 업무 분야 유공자 표창을 받았고, 이경희 국장은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펼친 마케팅으로 우표문화상품 매출액 1위를 달성했다. 또한 최근 35건의 보험 신규계약을 체결했다.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는 걸까?
“저는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소개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고객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분의 삶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소개해드리면 저에게도 고객님들에게도 부담이 없어요.” 이경희 국장은 늘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우표문화상품 매출액 1위를 달성한 이유도 이와 같은 배경에서다. 우표문화상품은 우표나 엽서에 자신이 원하는 사진이나 이미지를 넣어 제작하는 것으로, 나만의 우표와 엽서를 만들 수 있는 특별 한정판이다. 이경희 국장은 고객이 요청할 경우 자신이 직접 디자인까지 해드린 적도 많다고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충분히 들은 후 그야말로 1:1 맞춤형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경주서면우체국의 맞춤형 서비스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곳의 주 고객 연령층은 70대, 어르신들은 참새가 방앗간에 들르듯 우체국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항상 반갑게 맞아주는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다. 하루하루 즐거운 인사로 아침을 시작하고, 눈을 마주치고 일상의 대화를 하며 서로의 온기를 나눈다. 마음의 온기를 나누는 경주서면우체국의 아침은 언제나 ‘굿모닝’이다.
마음까지 전달하는 포장의 달인
우편 담당 최동환 주무관에게는 그만의 특별한 공간이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바로 그곳이다. 2층은 직원 숙식 공간으로, 그곳으로 올라가는 문을 열면 다양한 크기의 박스가 종류별로 정리되어 있다. 최동환 주무관은 고객이 택배를 붙이러 오면 물건의 특징과 크기를 파악해 딱 알맞은 박스를 찾아온다. 우체국에 박스가 구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자신이 구해온 박스로 포장하
는 걸까?
“시골에는 할머니들이 많이 와요. 자신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이나 반찬, 김치 같은 것을 도시에 사는 자식들에게 보내주는데 그것을 담기에 박스가 부실할 때가 많아요. 택배 요금도 비싼데 박스 요금도 비싸다고 하시고. 할머니들에게 경제적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기 위해 박스를 줍기 시작했어요.”
양복을 말끔히 차려입고 출근하는 최동환 주무관의 손에는 늘 주워온 박스가 들려 있다. 그 모습이 자칫 우습게 보일 수도 있지만, 안전하게 포장할 수만 있다면 모양새가 어떻든 상관없다. 이제는 나름 포장을 해오던 어르신까지도 안심하고 봉지째 들고 오시는데, 그럴 때마다 최동환 주무관은 2층 계단 문을 열고 튼튼한 박스를 찾아 포장을 시작한다. “어디로 보내시려고요?”하는 믿음직스러운 질문과 함께. 보내는 곳의 주소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최동환 주무관, 그는 택배 박스에 보내는 사람의 마음까지 담는 진정한 포장의 달인이다.
차분한 응대와 재빠른 신고로 고객의 자산을 지키다
얼마 전 경주서면우체국 직원들은 경찰 표창장을 받았다. 보이스피싱으로부터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켰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2016년 12월 16일 11시 20분경 할머니가 찾아와 최동환 주무관에게 급히 경찰서에 전화해달라고 요청한다. 어떤 일이냐고 물었지만 할머니는 이유를 말하지 않은 채 우체국 안에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했다. 손에는 폴더 폰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그러는 와중에 금융 담당 김유정 주무관에게 할아버지가 찾아와 빨리 천만 원 가량의 돈을 송금해 달라고 요청한다. 김유정 주무관은 직감적으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상황을 파악한 최동환 주무관은 경찰에 신고했고, 김유정 주무관은 경찰이 올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계좌 번호가 맞지 않다며, 예금주 확인을 위해 신분증이 필요하다며 최대한 시간을 지연했다. 경찰은 5분 안에 도착했고, 자초지종을 들으니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부부였으며, 전화금융사기단이 전화 온 사실을 발설할 경우 자식을 죽인다고 협박해 드러내놓고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던 것이다. 김유경 주무관은 아찔했던 그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사실 송금하는 데는 1분도 걸리지 않아요. 제가 클릭하는 순간 엄청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송금했다면 그 후 어르신들이 겪어야 할 상처는 어떻게 치유해요. 5분이 50분 같았어요.”
빠른 일 처리를 하는 그녀지만, 고객의 자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녀의 손가락은 무거웠다. 경주서면우체국 두 직원의 빠른 조치가 아니었더라면, 노부부는 꼼짝없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보았을 것이다.
김유경 주무관의 차분한 응대와 최동환 주무관의 재빠른 신고로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지킬 수 있었다.
이경희 국장
96년도에 입사하여 올해로 20년 동안 우체국에서 일했다. 국장이 되면서 2016년 5월 12일 경주서면우체국으로 발령 났다. 우표, 엽서 디자인부터 동영상 제작까지 다재다능한 ‘팔방미인’이다.
최동환 주무관
1983년도에 입사하여 올해로 30년 넘게 일한 우편계의 베테랑이다. 경북 의성에서 1년 일한 것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쭉 경주에서 일했다. 그의 주특기는 안전하게 포장하는 것이다. 고객의 진심까지 포장하는 진정한 포장의 달인이다.
김유경 주무관
2007년에 정기 임용이 되어 올해로 10년 넘게 일했다. 고객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클릭 한 번의 엄중함을 아는 금융 전문가다. 연차가 쌓이니 일보다 손님과의 관계가 어렵다는 김유경 주무관. 하지만 고객들은 그녀의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에 늘 마음의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