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인사의 힘
인사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서청주우체국 박범영 집배원은 정겨운 인사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2년 전, 박범영 집배원이 일하는 관내에서 어렵게 사는 분을 만났다. 그분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어 인사를 건넸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를 하면서 그분이 삶을 포기할 생각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박범영 집배원은 그 후로 꾸준히 그분을 찾아갔다. 어떻게 지냈는지 하루의 안부를 물었고, 관내에 있는 절에서 얻은 공양을 나눠주었다. 점점 그 주민의 표정이 밝아졌다고 한다. 어쩌면 그분에게 진짜 필요했던 건 따뜻한 인사 한마디였을지도 모른다. 인사로 삶의 온기를 느낀 그는 현재도 박범영 집배원과 꾸준히 만나는 사이가 되었다.
박범영 집배원은 거동이 불편하신 할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부모님을 보며 자랐다. 그래서인지 힘겹게 걷거나 폐지를 줍는 일을 하는 어르신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일하다가도 잠깐 멈춰서 살가운 인사를 나누곤 한다. 그의 따뜻한 마음을 알아본 한 지역 주민은, 우체국 미담 사례에 그를 추천했고 우체국 미담집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박범영 집배원의 따뜻한 인사는 지역 주민의 마음에 스며들었다.
남편이 아내에게
그동안 아이들 키우느라 고생 많았어. 앞으로도 우리가족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자.
아내가 남편에게
항상 고생하는 거 잘 알고 있어요.
지금처럼만 살면 앞으로 좋은 일이 많을 거 같아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흰색 티셔츠를 입은 마음 천사
그를 알아본 건 비단 지역 주민뿐만이 아니다. 동사무소에서 그를 위원으로 추천한 것이다. 그는 임명장을 받고 2년간 위원회 활동을 하게 되었다. 위원회에서 하는 일은 생활이 어려운 지역 주민을 시청에 소개하는 것이다. 그는 어려운 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여 흔쾌히 받아들였다. 얼마 전 동사무소에서 그를 추천하여 ‘시장상’을 받기도 했다.
박범영 집배원은 1996년부터 우체국 일을 시작하여, 올해로 21년째 근무 중이다. 우체국에서 일했던 집안 어르신의 추천으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일을 하다 보니 정도 많이 가고, 적성도 잘 맞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고 20여 년 동안 일했어요.(웃음)”
그런 그를 보며 가족들은 그저 감사할 뿐이다. 결혼한 지 18년 차인 부부 사이에는 중학교 2학년인 딸 박소정 양과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박서진 군이 있다. 둘은 모두 “아빠가 새벽에 나갈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아이들도 아버지와 어머니를 닮아서인지 선하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듯했다. 그의 아내 한영순 씨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해야 하는 일이라 그럴 때 남편 생각이 가장 많이 난다”며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뜻한 말과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박범영 집배원 가족. 흰색 옷을 맞춰 입어서인지 그 모습이 마치 ‘천사’ 같았다. 삶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이웃사촌을 살가운 인사로 목숨을 살렸으니, 그의 마음은 천사나 다름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