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북광주 구석구석을 누비다
함성필 집배원은 올해 24년째 북광주 지역 우편물을 담당하고 있다. 큰아버지의 소개로 23살 때부터 집배원 일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편물을 전달한다.
“임시직부터 시작했어요. 그 당시에는 월급도 적었고, 왔다가 그냥 가버리는 사람도 많았는데 저는 꿋꿋이 했어요. 일이 안정적이고 즐거웠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잘 선택했다 싶습니다.”
함성필 집배원의 얼굴엔 24년간 찬 바람을 뚫고 편지를 전달했던 책임감과 주민들에게 환한 미소로 우편물을 전하는 친근함이 묻어났다. 그는 주민의 삶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친분을 쌓으며 일의 보람을 느꼈다. 비록 요즘은 전자우편이 활성화되어 편지량이 줄었지만, 편지를 전달하는 함성필 집배원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 오늘도 그는 우편물을 기다리고 있는 누군가를 위해 기쁜 마음으로 오토바이에 오른다.
결혼 20주년, 14년 만에 찍는 가족사진
함성필 집배원과 그의 아내 김문경 씨는 올해로 결혼 20주년을 맞이했다. 큰딸이 대학에 입학하여 겸사겸사 가족사진을 찍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고 한다. “막내가 돌 때 찍은 가족사진이 마지막이에요. 결혼 20주년이 되는 해라 가족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좋은 기회를 얻어서 감사합니다.”
함성필 집배원 가족은 때마침 제주도로 여행을 가면서 옷을 맞춰 놓은 상황이었다. 다섯 명이 같은 옷을 입고, 그의 기타 연주를 들으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두 부부는 연애할 때 편지를 자주 주고받았다고 한다. 그때 그 시절, 설레는 마음으로 편지를 쓰고, 또 편지를 기다렸던 추억은 아직까지 그들의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20년이 지난 지금, 부부 곁에는 세 명의 아이가 생겼다. 올해 대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큰아들 함명훈 군과 대학생이 되는 큰딸 함가연 양 그리고 중2에 올라가는 막내딸 함희연 양까지 다복한 가족의 모습이었다. 지금 이 모습 그대로, 24년간 전달한 편지에 담긴 사랑의 크기만큼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20년 동안 변함없이 곁이 있어 줘서 고마워요. 아직도 내 마음속엔
처음 만났을 때 그 설렘이 남아 있어요.
이 마음 변함없이 앞으로 30년 이상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아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