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글밭
글. 김지윤(경남 양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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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동창인 남편과 오랫동안 친구로만 지내다가 늦은 나이에 결혼해 살다 보니 자연스레 경력단절 여성이 되었다. 결혼하기 전에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미래를 설계하며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했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던 나였다. 아무도 없는 타 지역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이젠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되기보다는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해부터 곳곳에 이력서를 넣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연락이 오지 않은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몇 군데 면접을 봤지만, 그때마다 아이가 아프거나 급한 일이 생길 때 살펴 줄 사람이 있냐는 면접관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팔순이 넘으신 양가 어머님께 기댈 수 없고 주말부부라 남편이 달려올 수도 없는 상황이다. 남편에게만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고 싶지 않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취업 전쟁을 피부로 실감하게 된다.
젊은 청년들도 좋은 스펙과 학벌을 가진 이들이 많은데, 마흔이 훌쩍 넘어 아이가 있는 엄마를 뽑아주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달릴 거다. 아직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건강함이 있으니 무엇이든 못하겠는가? 실패 없는 성공은 없다는 마음으로 도전해보면 나도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아내가 되지 않겠는가? 분명 나를 인정해주고 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곳이 있을 것이다. 제2의 나의 인생을 위해 힘을 내보자.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는 말처럼 쓰러지지 말고 도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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