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축구 스타 중 한 명이 문신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문신을 하게 되면 1년 동안 헌혈을 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헌혈에 얽힌 대학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대학교 2학년 때, 사회봉사론 과목을 수강했다. 실제 강의가 없는 대신
정해진 시간을 봉사하면 학점 인정이 됐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리포트를 쓴다거나
중간, 기말시험을 잘 보려 안달복달 않아도 된다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곧바로 신청을 했다.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헌혈을 하고 증서를 제출하면 봉사 4시간을 인정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영화 예매권도 얻을 수 있다니 길게 망설이지 않았다.
헌혈에도 종류가 있었다. 어떤 걸 선택할지 고민하며 향한 헌혈의 집,
첫 시도를 앞두고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지만 뿌듯한 마음이 앞섰다. 신청자 신상 정보를
기록하고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았다. ‘이럴 수가!’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철분 수치가 낮아 불가능함]
농담 반, 진담 반, 내가 헌혈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씁쓸한 웃음만 나왔다.
몸에 특별한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간혹 이렇게 시도가 힘든 경우가 있다고 하시며
주의 사항을 알려주셨다. 이후 한 차례 더 도전했지만, 같은 답변을 듣고 돌아서야 했다.
다른 봉사활동으로 학점 인정은 받았지만 이루지 못한
도전에 대한 아쉬움, 허탈함이 남았다.
지속적인 헌혈로 사랑을 베푸시는 분들을 보면 감탄하곤 한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하는 일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지속적인 체력 관리로
건강한 육체를 얻을 수 있다.
나눔은 타인을 위한 일이기에 앞서,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당신과 나에게도 작은 선물을 할 그날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