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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세일즈 시대
글. 양병구 군산우체국
198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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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대중화를 통하여 국민의 저축 의욕을 고취하고, 보험의 보편회를 통하여 재해의 위험에 공동으로 대처함으로써 국민의 경제생활 안정과 공공복리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체신 예금·보험사업이 시행된 지 어느덧 5년이 되었 다. 

체신공무원의 뜨거운 열의와 능동적인 참여로 체신예금 • 보험사업은 그간 놀라울만큼 성장하였고 기존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음이 시실이다. 체신가족 모두의 정성과 노력의 결과라 하겠다. 

설레임과 두려움 속에서 예금 유치와 보험 모집의 기술적 경험도 없이, 그리고 취약한 여건하에서 시작되었던 금융사업은 체신공무원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로 시행 몇년간은 별 무리없이 목표액의 달성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예금 시행 5년, 보험 시행 4년 6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 생각하여 보면 그 동안 주로 혈연 • 지연 • 학연과, 생활을 꾸려 나감에 있어 맺어지는 각종 인연을 찾아 이루어졌던 거래는 한계가 왔고, 해마다 증가 책정되는 사업목표는 직원들의 정신적 부담이 되고 있으며, 직원들의 참여의식도 처음 시작 때와는 달리 희박해져 가고 있음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학자들은 요즈음의 시대상을 두고 「세일즈 시대」라 일컫는다. 국제간의 교역을 비롯하여 기업의 상품 판매활동과 가정생활에 이르기까지 세일즈 아닌 것이 없음을 말하는 것으로, 이 세상에서 팔지 못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조금만 쉬어도 경쟁자들은 앞서 간다. 이제 체신공무원은 투철한 공직관을 갖고 전문적인 세일즈기법에 의거 새로운 대상을 찾아 활동에 나서지 않으면 사업 수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예상된다. 

사업목표 달성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을 모든 동료들에게 그간 필자가 경험하고 느낀 바를 소개함으로써 보험 모집활동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첫째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누구이며, 누구를 위하여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 일을 함으로써 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가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대답하여 보자.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며, 가정의 주인이 나인 것처럼 우체국의 주인은 바로 우리인 것이다. 

주인은 자기 것이기에 때로는 생명까지도 바친다. 종은 주인을 위하여 존재하므로 불만과 불평이 많다. 종이 저지른 잘못은 주인이 책임을 진다. 책임지는 자가 주인인 것이다.

우리는 유교전통사회에서 대부분 복종만을 미덕으로 아는 종속윤리에 매어 살아 왔으며, 책임은 주인 노릇하는 몇사람이 져야 했고, 그래서 원망과 불평을 습관처럼 배웠다. 잘 안되면 조상 탓이라 하여 조상에게 책임을 돌렸다. 우리는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디른 사람에게 돌리려 하며, 사회와 환경에 돌리려 한다. 

주인은 자기 것이기에 자발적으로 자기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 하게 된다. 그것은 자기가 주인이므로 자신이 노력하고 애쓰는 것이 곧 자기를 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자. 그리고 내가 주인임을 명심하자. 왜냐 하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남의 일이 아니고, 바로 내 일이며, 내가 주인이므로. 

둘째는 적극적인 정신 자세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개인을 평가할 때 그가 지닌 능력을 위주로 인정하려 한다. 회사에서 사원을 뽑을 때는 능력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회사가 바라는 바는 능력만이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럼 무엇인가. 그것은 실적이다. 즉, 회사에서는 그가 입사해서 판매 실적을 많이 올려 주기를 바랄 것이다. 실적은 능력과 비례하지 않는다. 실적은 능력과 의욕이 결합되었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필자는 이곳 군산이 객지여서 인척이나 혈연관계가 전혀 없다. 2년 전 선박 엔진을 수리하는 공업사의 책임자를 알게 되었다. 필자는 체신보험의 상품 내용을 소개하고, 특히 공업사 일은 위험이 뒤따르는 일인만큼 재해로부터 위험보장 을 받을 수 있음을 집중 강조하고 가입을 권장하였으나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였다. 

필자는 이 사람을 가망고객으로 생각하고, 10 여 차례의 방문과 25회의 전화, 그리고 엽서와 연하장 보내기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2 년만에 1, 000만원짜리 가계안정보험 계약을 성사 시킬 수 있었다. 

2년간 자신과의 기나긴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다. 기어이 해내고야 말았다는 뿌듯한 만족감과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청약서를 들고 귀국하는 발걸음이 무척 가볍게 느껴졌다.  

세째는 전문지식을 알아야 한다. 

체신보험은 최근에 개발된 학자금보험까지 모두 9종이다. 우리는 고급 상품을 판매하는 전문인으로서 상품을 팔기 위하여는 각 상품의 특성과 장점, 상품의 기대효과와 보장 내용 등을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며, 다른 금융상품과 비교 판 단하여 고객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요즈음 활동을 하다 보면, 보험에 대한 사회인식이 많이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보험에 대한 기초지식 정도는 고객들도 이미 알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미래지향적이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보다 높은 차원에서의 판매활동 전개와 전문지식의 습득, 그리고 이를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 하다. 

필자는 금년초에 새롭게 개발된 상품인 학지금 보험에 관한 내용을 깊이 숙지하고, 전파사에 라디오 수리를 의뢰하면서 주인에게 학자금보험에 관한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한편 이용을 권장하였더니 큰 것은 못하고 성의로 100만원짜리 하나를 가입하겠다고 하여 군산우체국 관내에서는 처음으로 학자금보험을 판매하였다. 

네째는 세일즈기법을 익히라. 

인간은 누구나 세일즈맨이다. 따라서 판매란 인류 창조 이후부터 있어 왔다. 일찌기 아담 스미스는 “인간은 거래하는 동물이다. 개는 뼈를 거래하는 법이 없다.”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세일즈맨임을 암시한 바 있다. 우리로서는 개발된 상품을 판매하는 일이라 하겠다 

“우체국에 다니고 있는데 보험 때문에 많이 시달리고 있다. 도와 주는 셈치고 보험 한 건 가입 하라.”는 사정조의 방식은 영점이다. 이런 것은 계약이 성립되었다 하더라도 동정이나 구걸이지, 상품 판매라 할 수 없다. 

주인이 자신의 상품을 파는데 있어 상품의 가치를 인정치 않고 대수롭게 여기지 않을 때는 소비자는 다른 가게에서 상품을 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미래에 닥쳐올지도 모를 자신과 가정에의 재해에 대해 위험보장을 받을 수 있는 최고급 상품을 파는 전문인으로서의 자부와 긍지를 가져야 하며, 상품 판매는 정정당당하게 하여야 한다. 

세일즈맨은 처음부터 큰 것을 주문하여야 한다. 보험의 경우, 천만원짜리나 오백만원짜리 등 고액을 주문하여야 하지, 미리부터 소액을 주문함으로써 손해를 볼 필요가 없다. 

3분이란 시간 단위는 하나의 정보를 상대에게 전하여 이해시키는 최적의 시간이라고 한다. 따라서 상대방의 반응과 태도를 판단, 계약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여 이루어지지 않을 계약에 아까운 시간을 소비해서는 안되겠다. 

보험 모집활동이 한창이던 어느날 우산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비가 내렸다. 그 순간 우산을 사면서 보험 판매를 시도하고 계약에 진전이 예상될 경우, 그 동안 계약에 응하여 준 보험계약자에게 우산을 선물하기로 결정하였다. 

인근의 우산대리점으로 들어갔다. 먼저 우산 하나를 사면서 체신보험 상품의 종류와 특성, 장점 등을 설명하고 가입을 권장하였으나, 다른데 들어가는 것이 많아 지금은 도저히 어렵다는 것 이며, 아저씨와 상의해야 된다며 슬그머니 기피 하는 것이었다. 비가 오는 관계로 아저씨는 우산 배달을 나갔는데 언제 돌아올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아저씨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였다. 

한 시간 정도를 기다렸더니 아저씨가 들어왔다. 주인 아저씨께 보험 상품에 대하여 되풀이하여 설명하고 가입을 권장하였으나 역시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 시간 동안이나 아저씨를 기다렸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굉장히 미안스럽게 생각하는 눈치였다. 

일단 우산 10개를 사기로 하였다. 그리고 온갖 지식을 다해 3년 후 목돈이 마련되었을 때의 보람을 강조하며 끈질기게 권장한 결과, 열의에 감복했다 하며 백만원짜리 가계안정보험에 계약하여 주었다. 비가 맺어준 두 시간 노력의 결실이었다. 밖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비록 소액이긴 했지만 우산을 쓰지 않아도 무척 기분 좋은 하루였다. 

우리나라의 좁은 금융시장을 놓고 각 금융기관의 난립과 경쟁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사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세일즈기법을 익혀 훌륭한 세일즈맨이 되어야 할 것이 요구된다. 

다섯째, 친절봉사도 세일즈다. 

우리는 귀가 닳도록 친절봉사의 생활화에 대하여 들어 왔고, 지금은 조석으로 친절봉사교육을 받고 있다. 세일즈는 친절봉사를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평소 집 가까이에 있는 수퍼마켓에 나이가 지긋한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필자는 이 노부부의 세금도 납부하여 주고, 등기편지도 부쳐 주고, 돈도 찾아다 주는 등 조그만 일이지만 힘이 되어 드리고자 노력하였다. 

어느 날 가게 앞에 우체통을 설치하고 우표도 판매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기에 담당자와 상의하였더니 설치가 가능하다고 하였다. 필자는 모든 서류를 갖추도록 하여 우표류판매소 허가가 나가도록까지 주선하였다. 그리고 보험 가입을 권장하였다. 보험계약이 이루어졌겠는지의 여부는 독자들의 현명한 판단에 맡긴다. 

옛시조를 인용하여 이 글의 결론을 맺고자 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 리 없건만은 사람은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정상은 항상 눈앞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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