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 속 사람들
글. 윤호창(서울특별시 강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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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락눈 칼바람에 얼어붙은
빈 꽃밭 내 마음
인내하며 기다리네
가득 찬 꽃 얼굴 그리며...
살며시 다가선 봄볕 언 땅 만지면
돌아온 개미부대 흙을 고르고
봄비 사랑 선물 대지 품으니
동면하던 꽃씨들 기지개 켜네
무지개 물감 물에 번지듯
시나브로
개나리 장미 나팔꽃 채송화
봉선화 분꽃 칸나 능소화들이
정든 얼굴과 꽃 향연 벌여 기쁨 주네
옛 추억 따라온 범나비 꿀벌
축하 비행하면
찬바람에 등 밀려 떠났던 여인
꽃내음 마차 타고 꽃동산 찾아와
한 손엔 백합화를
오른손은 내 손 잡으며 위로하네
꽃을 사랑하는 이들이
빈 꽃밭과 힘을 모두어 만든
환상적인 낙원 꽉찬 꽃밭
가을비 듬뿍 안고 좋은 땅 되어
풍성한 결실 거두길
손 모아 기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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