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가족들의 따뜻한 마음이야기
서울서초우체국 우편물류과 집배1실장
김용권
“어르신 다음주에 또 올게요!”“…”
할아버지는 한참동안 말이 없으시더니 “다음에 꼭 와야혀…”그리고 끝내 눈물을 보이시고만다. 차마 가겠다고 나서지못하고 할아버지를 와락 껴안았다.
“어르신 그렇게 걱정되세요?”“그려.
이번이 마지막이 될까봐 그렇지…”목소리까지 흐리는 할아버지 말씀에 울컥해 결국 함께 울고 말았다. 그리고 그 일은 2년여 동안 계속되다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끝이 났다.
할아버지와 인연이 된 것은 우정사업본부에서 시행하는 독거노인 후원사업에 따라 노인 한 분을 후원하면서부터다. 중풍으로 한쪽이 마비된 할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하여 생리현상 대부분을 방안에서 해결했고,
야채행상을 하는 이웃할머니가 하루에 한 번씩 밥상을 차려주어 그나마 하루 식사를 해결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함께 외출도 하고 드시고 싶은 음식도 사드리면 그렇게 좋아하셨다.
처음에는 할아버지도 오다가 말겠지 하는 생각으로, 외면한 채 거리감을 두었지만 방문이 거듭되자 차츰 진실한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허물없는 사이가 되어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할아버지를 만나고 오는 날이면 피곤함이 싹 사라지고 힘이 솟는다. 마치 마약에 중독된 사람처럼 어느새 봉사 재미에 푹 빠져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봉사중독증에 걸린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봉사를 하면서늘부족한 지식 때문에 주먹구구식이라 불만이었는데, 드디어 작년 야간대학에 입학을 해 복지 관련 공부를 하게 되었다. 본격적인 봉사중독자의 길로 들어선 셈이다.
가끔 사람들에게 봉사활동을 왜 하는지 물어보면 하나같이 “내가 더 행복하니까요!”라고 말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 행복감 때문에 봉사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봉사하는 것은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이라는 어떤 이의 말이 생각난다.
요즘아내와아이들은불만이많다. 주말이면 봉사활동 한다고 얼굴 보기도 힘들단다.
봉사중독이 무섭기는 무서운가 보다. 차라리 가족들에게 전염시켜 버릴까? 다음주에도 봉사 가야 하는데. ![](/upload/post_content_logo[283].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