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령 눈꽃 트레킹코스에 도전
한라산이나 설악산, 지리산, 덕유산 등 고산의 설경을 보려면 등산을 해야 하지만 대관령은 당신의 손때 묻은 자동차로 손쉽게 갈 수 있다. 풍력발전기가 휙휙 돌아가는 이국적 풍경의 목장과 양떼들이 뛰노는 목장, 그저 능선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눈꽃 트레킹 코스, 잃어버린 미각을 되살려주는 황태덕장이 그곳에 있다.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을 빠져나가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로 향하다 보면 ‘대관령 옛길’ 안내판을 만나게 된다. 그 길로 좌회전하면 설국의 문이 열린다. 영동고속도로 횡계-강릉 구간이 지금처럼 확장되고 선형이 개량되기 이전에, 이 길은 고속도로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금은 456번 지방도로로 격이 낮아졌지만.
일단 옛날 영동고속도로의 대관령휴게소까지 달린다. 서울 방향휴게소 뒤편으로 가면 선자령(1,157m) 입구다. 선자령 능선은 겨울철, 눈과 바람이 극치를 이루는 곳이다. 국사성황당과 산신각을 먼저 답사하고 선자령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는 강릉시와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북으로는 황병산과 노인봉, 오대산 비로봉이 보인다. 날씨가 쾌청하면 설악산 대청봉까지 보인다. 왕복 11km 거리다.
황태덕장은 지극히 한국적인 풍경
황태는 매서운 겨울철 눈보라와 청정한 봄바람 속에서 말린 명태를 말한다. 강원도 산간의 덕장에 걸린 명태는 겨울밤이면 영하 10℃ 이하로 떨어지는 매서운 추위 탓에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그러나 낮에는 따스한 햇볕에 녹는다. 이렇게 얼다 녹다를 반복하면서 황태가 탄생한다. 서너 달을 계속 하면 속살이 노랗게 변해 황태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황태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는 겨울추위와 봄바람이다. 명태가 언 상태에서 15~20일 정도 유지해야 황태의 모양이 갖춰진다. 11월말부터 통나무를 이은 덕장을 세우고 황태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이듬해 4월까지 이어진다.
추운 해일수록 더 맛이 있다는 황태는 해방되기 전까지는 함경남도 원산에서 말린 것을 높이 쳤다. 그리고 1960년대 초반 이후부터는 대관령 아래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 일대와 진부령이 가까운 인제군 북면 용대리, 고성군 거진항, 동해시 묵호항 주변 등이 황태덕장 명소로 자리 잡았다.용평스키장 초입에 있는 횡계 황태덕장에서는 겨울철이면 1백만 마리의 황태를 널어 말린다. 개천을 따라 펼쳐진 너른 구릉지대가 온통 황태밭이 된다. 몸집이 큰 황태는 10마리, 작은 것은 20마리씩 묶여 전 국민의 밥상에 오른다. 맛있고 멋있는 대관령은 겨울이 제법이다.
tip 그밖의 명소
월정사
월정사와 상원사는 오대산 겨울여행의 기본 답사지다. 눈 쌓인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흐트러진 정신을 가다듬는 수양처다. 산사체험도 괜찮다. 백설로 뒤덮여 적막한 월정사 답사 후에는 상원사까지 가보자.
삼양대관령목장
‘가을 동화’ ‘연애소설’ ‘태극기 휘날리며’ ‘선녀와 사기꾼’ 등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알려진 곳이며, 동해전망대에서의 조망이 압권이다. 대관령 강풍에 쉼 없이 휘돌아가는 풍력발전기 또한 촬영 소재로 좋다.
대관령양떼목장
7만 평의 너른 초지 주변에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다. 흰 눈으로 뒤덮인 목장을 한바퀴 걸으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다. 입장료 대신 양 먹이로 주는 건초를 사서 순박한 양떼들에게 먹이주기체험을 할 수 있다.
tip 가는 길
자가용
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456번 지방도(대관령 옛길)→ 예전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대관령양떼목장→선자령
대중교통
서울, 원주 등에서 강릉행 버스를 타고 평창군 진부면 소재지나 대관령면 횡계리에서 하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