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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취미

섬 속의 섬, 우도

제주도

제주도의 동쪽 끝 해안 성산포. 푸른 바다가 가로 막고 있는 성산포에 서니 한 달음이면 건너갈 것만 같은 섬이 바로 앞에 마주누워 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니 그 섬의 갯내음과 그 섬 사람들의 땀내음이 그대로 빨려오는 듯하다. 그 섬을 이생진 시인은‘무명도’라 하였고, 그 바다와 그 땅에서 대대로 살아온 주민들은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하여‘소섬’이라 불렀다.

글. 김수남(여행전문가)

섬 속의 섬, 우도
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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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동쪽 끝 해안 성산포. 푸른 바다가 가로 막고 있는 성산포에 서니 한 달음이면 건너갈 것만 같은 섬이 바로 앞에 마주누워 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니 그 섬의 갯내음과 그 섬 사람들의 땀내음이 그대로 빨려오는 듯하다. 그 섬을 이생진 시인은‘무명도’라 하였고, 그 바다와 그 땅에서 대대로 살아온 주민들은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하여‘소섬’이라 불렀다. 이에 반해 물밀듯 밀려오는 관광객들은 모두‘우도’로 알고 찾아온 사람들이다. 우도면 어떻고 소섬이면 어떠랴. 이름이 없다면 또 어떠랴! 그 섬은 항상 그 곳에 있는 걸. 두 팔을 활짝 벌리니 가슴 가득 보듬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온 몸으로 섬의 온기를 느껴보고 싶은 충동에 나그네는 주저 없이 우도행 여객선에 몸을 싣는다.

우도에 차를 가지고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차 자체를 거추장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차를 놓고 대신 캔 맥주를 집어 든 채 편한 마음으로 들어간다. 우도를 순회하는 관광버스가 정기적으로 운행되고 있기도 하고 자전거, 스쿠터 같은 탈 것에 대한 임대영업이 성황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차 없이 들어간다 한들 불편함은 없다. 버스를 타건 자전거를 타건 우도에 처음 발을 내딛는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대부분 산호사해수욕장이다. 산호가 가루가 되어 백사장이 되었다는 산호사해수욕장은 천연염료에 물든 천을 펼친 듯 옥빛 바다와 코발트빛 바다가 한데 어울려 있다. 게다가 새하얀 백사장은 검은 현무암 갯바위와 어울려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해 낸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에 취해 달려들긴 했지만 나오면서 안내표지판을 다시 보니 산호사해수욕장은 산호가 아닌 해초의 일종인 홍조류가 만든 백사장이란다. 안내표지판에는 홍조단괴해빈이라는 꽤나 어려운 이름이 붙어 있다. 어쨌건 목숨 있는 생물이 제 몸 던져 가루 내어 만든 백사장 아닌가. 다시 보니 참으로 숭고한 해수욕장이다. 무수히 많은 생명들의 스러져간 흔적을 밟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젊은 관광객들은 발에도 안 달라붙고 참 예쁘다며 마냥 호들갑이다. 천연기념물이라 가져가면 벌금을 문다는 말에 몇 개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던 관광객들이 아쉬운 탄성과 함께 다시 털어낸다. 예쁘다고 한 줌씩 가져가면 산호사해수욕장의 백사장은 언제 사라질지 모르겠지. 그거야말로 홍조류를 두 번 죽이는 일 아닌가.

“17년째 됐습니다. 우연히 놀러왔다가 산호사에 반해 그만 정착했지요.”

처음 대면한 나그네와 묵은 이야기를 꺼내 놓는 산호사해수욕장 바로 앞 펜션의 여주인장, 큰 고생 않고 평생을 살아왔음직한 세월의 흔적이 얼굴에 곱게 피어있다. 제주 땅에서도 온전히 지켜온 차분하고도 반듯한 표준말, 세월에 익어서인지 제주 사투리 못지않게 정감이 간다. 제주의 거친 바닷바람도 유유자적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어쩌지 못하는 모양이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시인이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마음, 펜션을 운영한다는 서울아낙이 우도에 정착 했을 때의 그 마음이리라.





우도의 얼굴, 우도등대

산호사해수욕장 다음 코스는 우도봉이다. 우도봉에는 우도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는 우도등대가 세워져 있다. 우도등대 밑으로 등대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등대공원을 둘러보고 있자면 소인국을 여행하는 걸리버가 된 느낌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인천 팔미도등대부터 시작하여 전국의 유명 등대, 그리고 세계 여러나라의 대표적인 등대가 사람 키만 한 크기로 복제, 조성되어 있다.

우도팔경 중 절반이 몰려있음에 알 수 있듯이 우도봉은 우도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우도봉에서 내려다본 초록의 물결인 ‘지두청사’, 깊게 패인 사람의 잔주름을 연상시키는 우도봉의 뒷 모습 ‘후해석벽’, 해식동굴 안에 둥근 보름달이 뜬다는 ‘주간명월’그리고 검멀레 해안과 콧구멍 동굴로 유명한 ‘동안경굴’의 4경을 우도봉이 품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검멀레 해안과 콧구멍 동굴은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르는 필수 코스다. 검은 현무암이 가루가 되어 형성되었다는 검은모래 해변도 이색적이지만 가끔 음악회가 열리기도 하는 콧구멍 동굴은 더욱 신비스럽다. 게다가 아무 때나 제 모습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 썰물이 되어 물길이 열려야만 들여다볼 수 있는 바 다신의 영역이다.

검멀레 해변에서 3분거리,「해오름동산」이라는 이색적인 간판이 나그네의 발걸음을 잡아끈다. 펜션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인데 우도의 야생초와 해조류를 원료로 기능성 한방 비누를 만들고 있다. 우도하면 기념품이라고 들먹일 만한 것이 고작해야‘우도 땅콩’정도인데 우도의 관광기념품으로 가능성이 보이는 대목이다. 직접 운영하는 펜션에는 우도의 야생초 향기를 그대로 담아 놓았다고 한다.

“우도의 남자들은 아무리 술을 먹고 싶어도 3차밖에 못갑니다. 술집이 세 곳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도를 순회하는 관광버스 기사의 우스개 말처럼 우도는 술집(단란주점)이 세 곳뿐이다. 시골 농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상 야릇한 다방은 하나도 없다. 제주 해녀들의 억척스러움이 남자들의 딴 짓을 가만 놔둘 리 없다.

“이상한 소문만 났다 하면 여자들이 호미 들고 쫓아가니 다방이 장사를 할 수가 없죠.”

마을 주민이 웃으면서 거든다.

우도의 해수욕장은 하나같이 별나다. 홍조류가 만든 산호사해수욕장이 있는가 하면 조개껍질이 가루가 되어 곱디고운 모래사장을 만든 하고수동해수욕장도 있다. 검은 현무암이 가루가 된 검멀레 해변도 이색 해변의 대열에서 빠지지 않는다. 우도 사람들에겐 해마다 많은 양의 모래가 유실되어 모래를 사다 쏟아 붓는다는 일부 뭍의 해수욕장 이야기가 이해가 되지 않으리라.

술집이 세 곳 있다는 우도 최대의 다운타운가. 이곳엔 금융기관도 세 곳이 있다. 농협, 수협, 우체국. 박물관도 있다. 이름 하여 우도박물관. 옛 폐교를 리모델링한 곳이다. 개인 박물관이다 보니 비록 시설은 조금 열악하지만 나름대로 알차게 전시실을 꾸며 놓았다. 전시실을 둘러보니 자연사박물관이라 이름 붙여도 될 듯하고

민속박물관이라 이름 붙여도 될 듯하다. 화석과 표본이 가득하고 제주의 민속용품, 전통 어구, 생활 소품들로 가득하다. 제주도에서 사업을 한다는 설립자의 우도사랑이 곳곳에 진하게 배어 있다.

우도에서 1박만 하자. 완전 초보지만 전문 낚시꾼 마냥 갯바위에 걸터앉아 붉게 물들어가는 석양 속으로 낚싯대라도 던져보는 그런 여유는 가져봐야 하지 않겠나.







바다 속으로 떠나는 우도

우도 여행을 바다 속으로 떠나는 방법도 있다. 성산항에서 출발하는 잠수함 투어가 바로 그것이다.

우도 잠수함으로 떠나는 해저여행은 후해석벽이 웅장하게 다가오는 우도봉 뒤편에서 시작된다. 수송선을 타고 성산항을 떠나온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잠수함은 노란색이다. 만화 속에서나 만나봄직한 귀여운 모습이다. 그러고 보니 비틀즈의 Submarine>이란 노래가 생각난다. 가벼운 흥겨움에 흥얼거리는 노랫가락, 발장단이 잠수함 투어의 설렘을 더해준다.

50여 명의 승객을 가득 태운 노란 잠수함은 뚜껑을 닫고 제주의 푸른 바다 속으로 입수하기 시작한다. 잠수함은 해저 30미터까지 내려간다. 창 밖에 펼쳐지는 산호초 군락과 자리돔, 범돔, 쥐치 등 여러 가지 물고기들이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잠수부의 쇼도 이어진다. 물고기들을 몰고 다니며 잠수함 주위를 맴도는 잠수부와 물고기 떼를 담기 위해 여기저기서 카메라를 꺼내고 핸드폰을 꺼내 든다. 잠수부가 뿌려주는 먹이를 먹고자 짧은 몸과 지느러미를 분주히 움직이는 물고기들을 보니 아등바등거리는 우리네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피식 웃음이 나온다.

노란 잠수함과 노란 수송선, 우도는 노란색 파스텔 채색이 어울리는 동화 속 섬이다. 동으로 서로, 산간지대로 해안가로 바쁘게 움직이는 제주 여행, 그렇지만 하루쯤 우도에 머물면서 느림의 미학을 체험해 보며 자연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이 여름의 뜨거운 추억, 아름다운 동화가 되리라. 



여행쪽지(지역번호 064 공통)


* 성산항 대합실(782-5671) / 종달리 대합실(782-7719)

종달리보다 성산항에서 출발하는 배가 더 자주 있다. 출항시각은 때와 상황에 따라 변수가 많으므로 미리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 해오름동산(784-3331) 천연염색, 도예 등 여러 가지 체험 프로그램과 펜션을 운영한다. 우도의 야생초와 해조류로 만든 기능성 한방비누는 우도의 기념품으로 추천할 만하다. 우도봉 인근에 위치.


* 하얀성펜션(784-4487)은 산호사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 방이 넓고 전망이 좋다. 조금 떨어진 그린제주우도펜션(782-7556)은 규모가 크다.


* 해와 달 그리고 섬(784-0941) 회와 해물탕, 물회, 조림 등 우도의 향토음식을 즐길 수 있다.


* 우도 순회 관광버스(783-2333, 782-8722) 총 4개의 회사가 있으나 통합운영 된다.


* 자전거, 스쿠터 대여 동천레저(783-4911) / 등머울 레저(783-1071)


* 우도 잠수함(784-2333) 성산항 여객터미널에서 출항한다. 정원에 제한이 있으므로 미리 예약을 해야 원하는 시각에 탈 수 있다.


* 우도 박물관 784-7856


* 기타 우도 문의 783-0004(면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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