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팔려면 ‘월초’보다는 ‘월말’
중고차는 신차와 달리 살 때나 팔 때 모두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많다.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타던 차를 처분할 때 헐값에넘겨버리거나 중고차를 구매할 때 바가지를 쓰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새 차를 사면서 타던 차를 처분할 때 제값을 못 받고 넘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새 차를 사는 데 정신을 집중하다 보니 차를 파는 데까지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던 탓이다. 타던 차를 중고로 팔겠다면 가장 먼저 차량의 시세부터 정확하게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SK엔카(www.encar.com)나 보배드림(www.bobaedream.co.kr) 같은 중고차 거래 사이트에 가면 차량의 종류와 연식, 상태에 따른 표준시세가 나와 있다. 팔고자 하는 차량의 가격이 대략 어느 정도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중고차 매매상에게 넘기든 직거래를 하든 기준점을 잡을 수 있다.
차를 팔기로 마음먹었다면 하루라도 빨리 팔아 치우는 것이 낫다. 중고차의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만히 들고 있다가는 제값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매년, 매달 시세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왕이면 연초보다 연말, 월초보다 월말에 판매하는 것이 좋다. 해가 바뀌거나 달이 바뀌면 또한 단계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차를 판매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중고차 전문 매매상을 통하는 것이다. 직거래 하는 것에 비해서 받을 수 있는 돈은 조금 줄어들겠지만 번거로운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허가를 받은 정식업체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오래 탄 차를 팔 때는 차량의 잔존가치도 얼마 남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므로 몇 푼 돈을 더 받기 위해서 직접 뛰어다니는 것보다 전문 매매상에게 맡기는 것이 편하다. 최근 중고차 사이트에서 강화하고 있는 ‘내차팔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SK엔카의 경우 유레카(www. skurecar.com)라는 브랜드로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프리미엄 내차팔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오토벨(www.autobell.co.kr)도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통한 접수로 전문상담원을 통한 원스톱 내차팔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중고차 거래, 경제학의 단골 소재
중고차를 사는 것은 파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중고차를 잘못 팔았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적게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중고차를 잘못 샀다는 것은 돈도 많이 주고 상태도 나쁜 차를 샀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고차를 한 번 잘못 사면 차를 타는 내내 고생을 해야 한다. 잘못하다가는 ‘호갱’되기 딱 좋은 상품이 바로 중고차다.
중고차 거래는 경제학에서도 단골로 다루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경제학에서는 중고차 거래가 힘든 이유를 ‘정보’의 차이, 즉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조지 애컬로프(George Akerlof)는 ‘레몬 시장(The Market for Lemon)’이라는 논문을 통해 ‘정보의 비대칭성과 시장의 상관관계’에 대해 분석한 공로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레몬이란 겉은 멀쩡하지만 속이 문제가 있는 ‘중고차’를 의미하는 단어다. 상품을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 모두 나름대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상품을 파는 사람은 해당 상품에 대한 가격이나 기능, 제조나 유통과정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고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도 나름대로 시장조사를 해서 기능이나 가격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유독 중고차 거래에 있어서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가진 정보의 격차가 크게 난다. 판매자가 구매자에 비해 월등한 정보를 가지고있다. 자동차에 대해 아무리 박식한 구매자라도 소용이 없다. 자동차 회사 직원이나 자동차 연구원, 그 어떤 자동차 ‘박사’가 온다 해도 마찬가지다. 고장 난 부분은 없는지, 사고가 난 적은 없는지, 이런 사실들은 전적으로 판매자가 밝히지 않으면 구매자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판매자가 구매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시장에서 구매자가 제대로 된 상품을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똑똑해져야 한다.
집 살 땐 등기부등본, 중고차 살 땐 ‘카히스토리’
중고차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자주 범하는 실수는 바로 ‘허위매물’에 낚이는 것이다. 정말 마음에 드는 차가 말도 안 되는 싼 가격에 올라왔다고 하면 아마 가슴이 두근거릴 것이다. 판매자와 연락을 하고 막상 실물을 보기 위해 중고차 매매상을 찾아가면 그 차량은 이미 나가고 없다. 허위매물에 낚인 것이다. 이왕 어렵게 온 것 다른 차라도 보고 가라는 제안을 받아들이면 이미 넘어간 것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지나치게 싼 가격의 매물은 진짜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고차를 살 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차량의 상태 확인이다. 차를 보고 알 수 있는 자동차 전문가가 아니라면 관련서류라도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보험개발원의 사고이력조회 ‘카히스토리(www.carhistroy.or.kr)’를 확인하면 사고나 침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집 살 때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듯이 차 살 때 사고이력조회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사고이력조회를 하려면 판매자의 차량번호가 있어야 한다. 판매자가 차량번호를 알려주지 않는다면 뭔가 숨기고 싶은 것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차량은 구매를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차량 성능에 지장을 주지 않는 작은 사고라면 상관없다.
1회 보험처리 비용이 200만 원 이상 나온다면 큰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구매 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카히스토리에 사고기록이 없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사고가 나도 보험처리를 하지 않는 경우는 이곳에서 조회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고자 하는 차량의 실물상태를 확인하고 ‘중고차 성능·상태 점검기록부’의 내역을 통해 주행거리와 사고유무 등을 점검한다. ‘중고차 성능· 상태 점검기록부’는 자동차관리법에 의해 소비자에게 의무적으로 교부하도록 되어 있다. 자동차등록증과 자동차등록원부도 열람해 차량의 소유관계·용도·가압류 등에 대한 정보를 확인한다. 소유주와 판매자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인감과 자동차 등록증을 확인하여 차량의 명의가 소유주와 일치하는지, 판매에 대한 위임을 받은 위임장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은행 자동차 대출, 금리 낮고 수수료도 없어
요즘 중고차 시장의 대세는 단연 SUV·RV다. 기아 카니발, 쏘렌토 등 SUV와 RV의 최신 모델들은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사라지고 만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폭스바겐의 소형 SUV 티구안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영하듯 경차와 소형차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기름을 많이 먹는 중형차 이상급 차량들의 가격은 다소 약세로 접어든 상태다. 수입차의 경우 3년을 기점으로 가격의 변동폭이 큰 편이다. 일반적으로 3~4년 정도의 무상보증 기간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차량 유지 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 면에서는 오히려 신차 구입비용의 절반 정도면 구입할 수 있어서 이 연식의 차량들이 가장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구매할 차량을 정했다면 이제 구매 자금을 확정해야 한다. 현금을 손에 쥐고 있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할부로 구입해야 한다면 대출 금리나 상환기간 등도 확인해봐야 한다. 자동차 구매의 경우 대부분 할부금융사의 상품을 많이 이용해왔으나 최근 은행에서도 자동차금융대출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한은행의 마이카대출이다. 은행의 자동차 대출 상품은 할부금융사에 비해 훨씬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고, 수수료도 없으며 신용한도도 차감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하지만 일부 중고차 딜러들의 경우 할부금융사에서 대출을 발생시킬 경우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은행 대출을 피하고 일부러 할부금융사에서 대출을 받도록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