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재정적으로 성공할 것 같았던 사람이 실패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매년 돈을 버는 데 수백 시간을 쏟는 데 비해 그 돈을 자기 인생의 어느 곳에 무엇을 위해 배분해야 할지 자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를 권장하는 사회 풍조와 당신의 지갑을 교묘하게 노리며 당신의 미성숙한 지출습관을 부추기는 신용카드 할부의 유혹, 차량을 할부와 리스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금융상품의 유혹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당신이 재정적으로 자신 있게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당신만의 길을 걸어야 한다. 잠시 몇 년 동안만 남들과 다르게 살 결심을 한다면 정말 몇 년 후에는 남들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축액을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 소비를 설계하는 것이 좋은 3가지 방법을 살펴보기로 하자.
소비 설계 방법1:
소유 효과를 활용하라
소비를 설계하는 첫 번째 효과적인 방법은 소유 효과endowment effect 의 활용이다. 소유 효과란 어떤 물건이 개인 소유가 되면 그 물건을 팔 때 물건값을 톡톡히 받아내려는 소유자의 심리를 말한다. 가령 자신의 물건에 주관적으로 가치를 더 부여한다거나, 잘 쓰지 않는 물건인데도 불구하고 남 주긴 아까워하는 심리를 말한다. 똑같은 물건이라도 얻었을 때의 기쁨보다 잃었을 때의 처참함이 2배에 달한다. 그래서 홈쇼핑 등에서는 소유 효과를 상술로도 활용하기도 한다. 고가의 물건을 판매할 때 “일단 일주일 동안 사용해보신 후 마음에 안 들면 반품하셔도 됩니다.”라고 광고를 한다. 소비자들은 물건을 받으면 소유 효과가 발동해서 다시 반납하지 않는 심리를 노린 것이다. 이러한 소유 효과를 소비통제에 활용해보자. 어둠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불을 환하게 밝히는 것인 것처럼, 소비와 빚을 줄이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뚜렷한 목적을 가진 저축통장을 만들어 소유해 보는 것이다. 연금통장, 자녀 통장, 집 통장 등 꼭 필요한 통장을 만들어서 소유하게 되면 관성적으로 저축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되며 통장이 하나, 둘 늘어가면서 돈을 모으는 맛에 길들여져 소비욕구가 줄어든다. 선순환을 타기 시작하는 것이다.
소비 설계 방법2:
자신감 통장을 설계하라
돈은 우리의 자신감과 매우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잘못된 선택으로 돈을 잃으면 우리 몸에 축적된 에너지가 고갈되며 이는 자신감 상실로 이어진다. 몸의 병은 마음에서 오고 마음의 병은 돈으로부터 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보통 사람들은 플러스 (+) 숫자에서 자신감과 용기를 얻는 데 반해 마이너스 (-) 숫자에서 걱정과 수심을 표출하기 시작한다. 지갑이 가벼우면 마음이 무겁지 않겠는가? 당신의 자신감을 회복시키며 빚과의 동침을 방지해주는 방법이 있다. 바로 핵심자산인 ‘자신감 통장’에 일정 잔액을 유지하는 것이다. 자신감 통장은 갑작스런 실직이나 폐업 등으로 수입이 끊기거나 위급한 질병, 사고 등으로 돈이 급히 필요한 때를 대비해서 2~3달 치의 여유생활비 정도를 월급통장의 최소잔액으로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한 달 생활비가 100만 원이라면 200~300만 원 정도의 비상 목돈을 월급통장에서 유지하라는 것이다. 월급이 들어오는 자신감 통장은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며 금리도 높고 수수료도 면제되는 통장으로 설계하는 것이 필수다. ‘자신감 통장’은 과소비의 유혹이 노후 통장, 자녀 통장, 집 마련 통장 등 핵심자산을 허물지 못하게 하며, 긴급한 돈의 필요에 준비할 수 있게 하여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대출로부터 당신을 지켜주게 될 것이다. 만일 당신 뜻대로 소비통제가 되지 않고 핵심자산 만들기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면 자신감 통장에 일정잔액을 유지하는 기초 훈련부터 시도해 보길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기초를 제대로 다지지 않고 실전 중급코스로 내딛다가 낭패를 경험하곤 한다. 월급통장 잔액은 0원이거나 마이너스인 상태로 수중에 있는 돈과 빚을 당겨 투자하는 경우가 그렇다. 투자를 열심히 했는데 어느 순간 전 재산은 한 곳에 쏠려있고, 여러 종류의 빚에 허덕이며 앞에선 남고 뒤에선 밑지는 혼돈의 재테크를 지속하는 것이다. 자신감 통장에 일정 잔액을 유지하는 것은 빚과 소비로부터 나의 가정을 지키고 균형적인 재정 관리를 위한 아주 기초적인 훈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만일 자신감 통장에 2~3달치 생활비가 준비되어 있다면 돈이 긴급히 필요할 때 자신감 통장에서 꺼내 쓰고 다시 일정 수준만큼 채워 넣으면 된다. ‘자신감 통장’의 잔액을 유지하는 작은 시도는 당신의 주의력을 집중시켜 당신 스스로 소비예산을 세워 지출을 통제하게 만들며, 빚은 줄이고 핵심자산으로 이끄는 단초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소비 설계 방법3:
빚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관리하자
나는 수많은 기업과 개인의 재정 상태 및 현금 흐름을 컨설팅하는 경험을 통해 재정적인 성공을 가로막는 엄청난 적이 바로 ‘빚’ 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신이 소비성 빚에 빠져 있다면 자칫 잘못하면 당신의 귀중한 평생 수입의 대부분이 빚을 갚기 위한 시간 투자와 대출 원리금 상환에 소요될 수 있다. 당신이 번 돈은 한 번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이자로 한 푼 두 푼 지출되는 돈은 당신의 미래를 위한 투자의 열매를 미리 따먹는 것이다. 김 과장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40대 가장이 지고 있는 빚의 실체를 들여다보자. 김 과장은 3명의 부양가족이 있는 가장으로, 연봉은 4,800만 원이다. 그는 매월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100만 원, 신용카드 대금상환에 50만 원, 가구나 가전제품 할부상환에 30만 원, 자동차 할부 대금상환에 40만 원을 상환하고 있다. 김 과장의 가정이 빚을 갚는 데 드는 돈은 한 달에 무려 220만 원이다. 어떤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하지만 보통의 40대 가장이 있는 가정은 이 정도의 빚을 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만일 김 과장이 빚을 갚는 데 돈을 쓰지 않고 자산 배분 펀드(역사적인 수익률 연 6% 적용)에 투자한다면 15년 만에 6억 5,000만 원, 그 후 5년만 지나면 11억 원이 된다. 김 과장은 소비성 빚을 지니고 사는 것만큼 미래의 부자가 되는 기회를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 신용카드 사용액을 줄일 수 있을까?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면 밥그릇의 크기를 줄여야 한다. 밥그릇이 크면 자신도 모르게 밥을 많이 먹기 십상이다. 밥그릇의 크기를 줄이면 그 자체로 다이어트에 효과가 충분하다. 마찬가지로 신용카드의 총 숫자를 1장으로 줄이자. 당신과 당신의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신용카드 중에서 가장 괜찮은 것 하나만을 사용해볼 것을 제안한다. 나의 경우 7~8장에 달하던 신용카드를 모두 없애고 신용카드 1장으로만 생활한다. 그러자 총 카드 사용액의 30%가 줄어들었다. 이전에는 여러 포인트 혜택을 생각하며 여러 장의 카드를 사용했다. 그랬더니 현금 흐름을 통제하는 데 혼란을 겪었고 각 신용카드사의 상업적인 접근에 노출되어 혼란은 가중되었다. 신용카드 1장, 체크카드 1장만을 사용하는 단순한 방법만으로도 지출 관리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고객을 접대하기 위해 회사에서 개인에게 맡긴 법인 신용카드에도 매월 최대 사용액을 정해놓고 관리를 하면 소비를 통제하기에 매우 좋다. 매월 법인 카드사용 내역을 정산해야 하므로 한도를 넘기지 않고 사용하려고 노력하듯이, 총수입을 고려하여 신용카드의 최대 사용액을 정한 뒤 스스로 통제해 나가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집값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집을 살 때는 대출을 받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런데 대부분 집을 사면 집 대출에 매여 노후준비나 자녀교육비 마련 등 다른 재정준비를 모두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출 원리금이 수입의 20% 이내로 설계하여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수입의 25% 이상을 원리금 상환하고 있는 상태라면 여타의 자산을 매각하여 대출을 상환하던지 대출 기간을 늘려 수입의 20% 이내에서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수입의 20% 이상을 대출 원리금으로 부담한다면 노후준비 또는 자녀교육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은 요원할 수밖에 없고 집 한 채에 올인 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자동차 할부와 리스
자동차 리스나 할부는 주택담보대출 상환 다음으로 가계에 큰 부담이 된다. 부자 되는 길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 바로 자동차 할부금이라고 할 수 있다. 현금으로 자동차를 구매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자동차 할부금은 그가 평생 부어야 할 빚이 돼버리고 만다. 만약 매달 40만 원씩 평생 자동차 할부금을 내야만 한다면 그만큼 다른 자산을 만들어나갈 기회를 상실한 셈이다. 자동차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소멸된다. 결국 고스란히 빚만 남아 당신의 미래 소득을 갉아먹는 것이다.
신용카드 사용액
소비는 마음에 활력과 즐거움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 즐거움의 대가는 분명하다. 호주머니에서 현금이 지출될 때 느끼는 고통이 그것이다. 현금을 사용하면서 경험하는 고통을 교묘하게 이연시키며 소비의 즐거움은 극대화한 금융상품이 바로 신용카드다. 현재 돈이 없어도 신용으로 카드만 내밀어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쓰는 돈의 규모에 대해 사람을 무감각하게 만든다. 자기 절제력이 약한 사람이 신용카드를 별생각 없이 사용하게 되면 소비를 통제하기는 더욱 어렵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