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많은 것은 파괴적 혁신을 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2015년 8월 기사에서 우버Uber의 기업가치를 500억 달러에 육박한다고 보도했다. GM의 시가총액이 460억 달러 정도인걸 감안하면 우버의 가치는 엄청나다. 자동차를 만들어서 파는 글로벌 기업보다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하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의 가치가 더 크다는 얘기다. 특히 우버는 직원이 1천명 정도인데 GM은 30만명에 이른다. 우버가 효율성 높은 기업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이상 우버를 차나 빌려주는 스타트업 정도로 여겨선 곤란하다. 여러 나라에서 우버 서비스에 반기를 드는 이들이 있다. 우버 때문에 기존에 자기들이 하는 비즈니스에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우버는 파괴적 혁신의 사례다. 처음에는 우버캡Ubercab으로 이름을 정했는데, 샌프란시스코시에서 택시 사업과 유사성을 이유로 정지 명령을 내린 후 우버로 이름을 바꿨다. 캡(Cab)이 택시를 의미하는 단어라서 아예 이 말을 빼 당국의 제재를 피했다. 아울러 서비스 정지 때 수많은 우버 이용자들을 부추겨 캘리포니아 당국의 규제가 가진 후진성에 대해 항의하는 이메일, 전화를 수만 통씩 가게 만들기도 했다. 이런 압력은 새로운 환경이자문화에 맞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게 한다. 결국 우버는 택시사업자가 아닌 교통망업체로 합법적 사업이 되었고 기존 택시산업과 대치할 법적인 토대도 확보했다.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은 세계적 경영학자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창시한 용어로, 기존 산업의 경쟁질서를 파괴하여 새로운 경쟁우위와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혁신적이고 새로운 기술을 통하거나, 소비자의 행동과 사고를 변화시켜, 새로운 시장과 사업을 창출하여 기존의 시장과 사업의 경쟁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다. 우버는 기존의 택시나 렌터카를 비롯 운송 교통 관련한 사업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시장을 변모시킨다. 그러다보니 우버 사업은 많은 나라에서 반발과 논란을 일으킨다. 이런 상황을 정면 돌파한 사람이 우버의 창업자이자 CEO인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이다. 세상에 제일 힘든 비즈니스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것을 파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틀을 완전히 파괴하고 바꾸는 것이다. 싸워야 할 대상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트래비스 칼라닉은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놀라운 성장과 진화를 거듭하다
우버의 시작은 트래비스 칼라닉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됐다. 2008년 트래비스 칼라닉은 파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했다가, 악명 높은 파리의 택시 잡기 어려움을 직접 겪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폰 앱으로 차를 쉽게 부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했고, 이것이 우버의 탄생 배경이라고 한다.
2010년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버를 만든 트래비스 칼라닉은 지인 100여 명을 대상으로 우버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렇게 소박하게 시작했던 서비스가, 2015년 6월 기준으로 전세계 58개국 30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 중이다. 아울러 100만명 이상의 차량을 가진 운전자를 우버 네트워크로 확보했다. 이런 추세면 2016년 상반기까지 200만명의 운전자를 확보하는데 충분해 보인다. 우버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차량을 가지고 실시간으로 고객의 요구에 따라 이동할 수 있는 운전자의 네트워크를 얼마나 많이,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다. 이것이 바로 우버의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우버가 직접 이들을 고용한 것도 아니고, 이들에게 차를 사준 것도 아니다. 단지 우버는 이들을 연결시킨 것뿐인데, 이런 기반을 가지고 차량 공유 서비스뿐 아니라 각종 배송사업도 벌인다. 이미 우버는 미래의 페덱스가 될 거라는 전망도 받고 있다. 심지어 우버는 뉴욕, 시카고, 토론토, LA, 샌프란시스코, 바르셀로나 등에서 점심 배달 서비스 우버 이츠UberEats도 서비스 중이다. 우버 기사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다양한 배달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는데, 뉴욕에선 디자이너 수트를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험한바 있다. 이미 음식 배달하는 우버 프레시, 생필품 등을 사다 주는 우버 코너스토어, 자전거 택배 서비스인 우버 러시도 있다. 그냥 차량 공유만 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차량 공유를 기반으로 다양한 컨시어지 이코노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버는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는데, 제휴를 맺고 공동연구를 하던 로봇공학 분야 세계적인 수준인 카네기멜론대학교의 연구원들을 고액연봉을 제시하고 대거 스카웃해오기도 했다. 심지어 구글의 관련 전문가들을 스카웃하기도 했다. 아주 공격적으로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우버택시와 우버의 각종 배송 서비스들이 무인화되는 미래를 미리 준비하는 셈이다. 참고로 커넥티드 자동차 분야에 오래 전부터 투자를 한 MS도 우버의 초기 투자자 중 하나이고,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도 대규모 투자를 했다. 우버는 더이상 작은 스타트업이 아니다. 전세계 주요 IT 기업들과 다양한 관계를 쌓고 있으며, 그만큼 우버의 위상도 높아졌다.
창업가 기질과 끊임없는 도전이 실패를 이겼다
트래비스 칼라닉은 18살에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미국의 수학능력시험인 SAT 학원을 차렸는데, SAT를 앞둔 후배에게 수학을 가르쳤다가 점수가 단기간에 400점 이상 오른 것이 알려지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소위 족집게 학원을 차린 것이다. 그 다음부터 그가 주목한 사업들은 한결같이 인터넷 기반의 공유 비즈니스가 많았다. 본격적인 IT 창업이라 할 수 있는 스카우어Scour라는 음악과 비디오 공유 서비스 사업은 UCLA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다 학교를 그만두고 1998년 시작했다. 1500만 달러 이상을 투자유치하며 사업은 확장되었지만, 넵스터 같은 경쟁사의 등장과 콘텐츠 기업들의 잇따른 소송으로 결국 파산했다. 하지만 곧이어 2001년에 레드 스우시Red Swoosh라는 파일 공유서비스 사업을 공동 창업했다. 하지만 이 사업에서도 내부 문제를 겪으며 어려움에 처했었다. 다행히 네트워크 컴퓨팅 기업 아카마이에 레드 스우시를 2300만 달러에 매각시키며 큰 돈을 벌었다. 이를 기반으로 창업한 회사가 바로 우버다. 트래비스 칼라닉은 실패를 여러 번 겪은 스타트업 창업자다. 하지만계속 새로운 도전을 했었기에 우버 같은 성공도 가능했다. 결국 실패에 굴하지 않는 사업가가 결국 성공을 맛본다는 점을 증명한 셈이기도 하다. 아울러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건 그에게 사업가 기질이 충분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트래비스 칼라닉은 2014년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 400대 부자 리스트에 30억 달러의 자산으로 처음 진입했다. 그가 페이스북을 설립한 마크 주커버그나 마이크로프트사를 설립한 빌 게이츠의 자산에 육박할 일도 불가능하진 않다. 우버는 비상장사 중 최고의 기업가치를 가진 기업이다. 역대로 보더라도 비상장사 중에서 우버보다 높았던 기업은 상장 전의 페이스북 밖에 없었다. 우버도 조만간 상장을 할 것인데, 시가총액은 500억 달러를 넘긴 현재의 기업가치보다 몇 배는 높아질 수 있다. 물론 우버 운영에 난관도 많고, 다양한 공격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할 것이다. 우버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앞으로 전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우버를 통해 돈을 벌고 생계를 유지할 수도 있다. 우버는 기사 딸린 자동차뿐 아니라 뭐든 다 배달해주는 가장 강력한 배송시스템이자 컨시어지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트래비스 칼라닉은 사람들이 직접 운전대를 잡을 일 없이 모든 사람의 개인 운전기사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우버를 시작했다고 밝힌바 있는데, 그의 목표는 실현되고 있다. 트래비스 칼라닉이 주도하는 우버의 미래는 생각보다 훨씬 더 거대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