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에서는
육체의 피로 회복제
소위 우리가 숙면을 취했다는 것은 앞서 말한 3·4단계 잠을 얼마나 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 단계 동안에는 체력의 회복과 성장이 이루어지고 각 근육과 장기로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많아진다. 혈액을 통해 공급되는 산소와 에너지는 체력을 회복하는 역할을 한다. 각종 스트레스와 흥분으로 피곤해진 신경도 느슨해진다. 스트레스와 흥분 같은 자극을 받을 때 활발히 활동하는 교감 신경을 누르고 부교감 신경이 몸을 지배하며 진정과 이완 작용을 한다. 혈압이 낮아지며 심장 박동도 느려진다. 전날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잠을 자고 나면 조금 편안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은 3·4계 수면을 통해 부교감 신경이 활발히 활동한 결과이다.
성장 호르몬 분비
성장 호르몬의 분비도 하루 중 가장 왕성하다.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관여하는 성장 호르몬은 손상된 신체 조직을 회복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질병을 자연 치유하고, 몸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려는 면역시스템의 정비도 이때 이루어진다. 3·4단계 수면에 들어가면 면역시스템을 조절하는 물질의 분비가 활발해진다. 사람을 일주일간 전혀 재우지 않고 그 이후 잠을 자도록 하면 3·4단계 수면부터 취하게 되고 그 이후 1·2단계 수면을 자게 된다. 그 이야기는 전혀 잠을 못 잤기 때문에 인체가 자기 몸을 정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본인 스스로가 수면 단계를 무시하고 3·4단계 수면부터 자는 것이다. 아침 기상 시 숙면 단계인 3·4단계에서 갑자기 자명종이나 다른 자극으로 깬다면 그날은 많은 피로를 느낄 것이다. 그러나 1·2단계나 렘수면을 통해서 서서히 깬다면 그날은 훨씬 상쾌하고 개운함을 느낄 것이다.
기억의 재구성, 렘수면
뇌의 에너지 보급과 기억의 재구성이 이루어지는 단계이다. 렘수면기에는 몸의 움직임이 멈추는 대신 뇌의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최근 깨어 있는 동안과 수면 중 각각의 수면 단계 시 뇌의 활동 정도를 자기공명촬영을 한 결과 렘수면 동안에 깨어 있는 각성 상태보다 뇌의 활동이 오히려 활발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렘수면이 이루어지는 동안 뇌에서는 신경 전달 물질이 새로 만들어지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신경 전달 물질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지식이나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신경 전달 물질은 그 양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항상 새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하루 동안 입력된 기억을 정리하는 작업도 이루어진다. 폐기할 기억과 저장할 기억이 구분되고, 저장할 기억은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으로 나뉘어 차곡차곡 분류된다. 즉 매일 밤 렘수면이 없이 잔다면 기억력 및 학습 능력에 문제가 발생된다.
수면 부족을 해소하는 방법
흔히 적정 수면 시간을 7~8시간이라 한다. 이는 성인들의 평균 수면 시간이 7.5시간인 것을 두고 짐작한 말일 뿐이다. 사람마다 수면의 생체시계가 달라서 드물게 하루 4~5시간 잠자는 것이 적절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성인에게 적정한 수면시간은 7.5시간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다양한 이유로 만성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평일에는 수면부족으로 피로감은 물론 건강 이상을 호소한다. 그러다 주말에 꼭 몰아 자는 경향을 보인다. 일요일에 늦잠을 자면 수면 리듬이 깨져 월요일에 월요병이 시작되고 그러면서 또 주중에 수면량이 모자라게 되면서 다시 주말에 몰아 자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그러므로 평소에 자신의 적절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맞는 적정 수면 시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자고 일어나서 개운하며, 종일 피곤한 기미 없이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이 적정 수면시간이다. 나에게 맞는 적정 수면량과 수면 시간대를 어떻게 찾는지 알아보자.
1. 낮 생활에 졸리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본인만의 수면 시간, 즉 수면의 양을 알고 있어야 한다. 최소한 7시간을 자야 집중력과 기억력이 유지되는 아이가 매일 5시간만 잔다면 낮 동안에는 전날 밤에 자지 못한 2시간을 더 자려고 상당히 발버둥 칠 것이다. 일주일 후 일요일에는 분명히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늦잠을 잘 것이다. 그러니 무조건 잠을 줄여 공부를 더 하겠다는 발상은 버려야 한다. 낮 동안에 최대한의 집중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면량을 알아야 한다. 예로 하루 6시간, 7시간, 8시간으로 나누어 최소한 3~5일간 자본 다음 본인이 피곤도와 졸린 정도를 1점~10점(가장 피곤 10점)까지 나누어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에 하루 3차례 확인하고 그 점수의 3일간 평균을 구한다. 즉 6시간을 잔 후 그 다음 날 아침, 점심, 저녁에 확인한 피곤도 결과가 3점, 5점, 4점이라면 그 평균 점수는 4점이 될 것이다. 3일 뒤 7시간 잔 뒤 확인하니까 평균 점수가 2.5점이고 8시간 잔 뒤의 결과도 2.5라면 그 사람은 7시간 정도 자는 양이 충분한 것이다. 자가 주간 졸림표는 점수가 낮아야 좋은 것인데 7시간이나 8시간이나 별 차이가 없으나 6시간 수면 후 낮에 졸려 하므로 최소한 7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2. 본인에게 맞는 수면 시간대를 찾아야 한다. 수면의 양이 7시간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이 들면 어느 시간대에 잠을 들기 시작해서 몇 시에 일어 날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10시에 자서 5시에 일어 날것인지 12시에 자서 7시에 일어날지를 결정해야 한다. 본인이 가장 잠이 잘 오는 시간에 자서 7시간 이후에 기상을 하면 된다. 만약 수면시간대에 절대로 잠이 오지 않는 사람이라면 수면의 리듬을 조절해야 한다. 무조건 빨리 자려고 미리 잠자리에 누우면 더욱 잠에서 멀어질 뿐이다. 이럴 땐 광선치료가 도움이 된다. 30분씩 일찍 일어나 해를 쪼이며 40분가량 산책을 꾸준히 하면 일찍 수면에 임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밤에 입면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밤에 운동을 한다든가, 커피나 음료수를 먹는다든가 하는 일은 삼가고 인터넷, 스마트폰 노출도 최소화한다. 멜라토닌이라는 수면유도 호르몬이 억제되어 숙면을 취할 수 없게 된다.
3. 수면의 양과 시간대를 조절해도 피곤해서 아침에 기상이 어렵다면 수면의 질이 문제가 있는 것이다. 10시간 이상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을 시는 수면의 질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수면의 질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는 우울증, 불안증, 주기적 사지 운동증(다리가 수면도중 주기적으로 움직이는 것), 과도한 카페인, 약물, 통증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흔한 것이 수면 무호흡증(일명 코골이)이다. 이때는 전문의의 상담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