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개인과 조직의 창의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모든 조직과 기업들이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성장, 발전하기 위해 창의성을 높이는 것을 절체절명의 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가 이제까지 배운 교육으로는 빠른 시일 안에 창의력을 높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신입사원의 경우도 20여년을 주입식, 암기식 교육만 받아왔으니 상자 밖의사고(out of box thinking)를 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한다.
개인의 창의력을 높이는 것도 어려운데 조직 전체의 창의성을 고양시키는 일은 지난한 과제로 보인다. 그러나 다행히 방법이 있다. 다양성과 개방성을 높이면 개인이나 조직도 훨씬 창의적으로 바뀔 수 있다.
수년 전 베스트셀러가 됐던 <펑키비즈니스>라는 책에 소개된 창의력 공식이란 게 있다. 창의력 공식은 C=D2으로 표현된다. 여기서 C는 창의력(creativity), D는 다양성(diversity)을 뜻한다. 창의력은 다양
성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40대 남자 10명이 있어봐야 같은 종류, 즉 다양성이 1에 불과하므로 창의력은 1의 제곱인 1에 머물기 때문에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점심 메뉴를 정하는 것을 생각해보라. 중년 남자끼리 생각할 수 있는 메뉴라야 뻔한 것 아닌가.
그런데 이 집단에 여성이 낀다고 해보자. 다양성은 2배, 즉 남성·여성으로 늘었지만 창의성의 가능성은 2의 제곱, 즉 4배로 늘어나다는 것이다. 이 집단에 외국인이 끼면 3의 제곱, 즉 9배로, 또 이 집단에 어린이가 들어오면 4의 제곱, 즉 16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런 ‘특이한’사람들이 끼었을 때 점심 메뉴를 고르는 것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 상상해보라. 이 창의력 공식에서 우리가 얻을 것은 이왕이면 다양한 환경을 회사에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당연히 해오던 것에 대해 신입사원이 의문을 제기하고, 주요한 고객층으로 부상한 여성 고객들의 마음을 여사원이 새롭게 전해주고, 한국적 관행에 대해 외국인이 비판을 제기할 수 있다면 기존의 우리 업무 관행은 완전히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시장이 원하는 혁신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물론이다.
개인적으로도 이왕이면 사내외에서 기존에 잘 만나지 않던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이 창의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전공이나 업무와 전혀 상관이 없는 독서 모임에도 나가보고, 이업종 사람들과의 교류를 늘릴 때 새로운 눈이 뜨이는 체험은 누구라도 했을 것이다.
다양성만으로 창의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시골 버스처럼 왁자지껄 시끄럽기만 할 수도 있다. 모두들 남의 얘기에 귀를 닫고 자기 주장만 할 경우 배는 산으로 가게 돼있다. 그래서 필수불가결한 것이 바로 개방성이다. 성별, 인종, 종교, 지역, 연령, 학력 등 편견을 모조리 버리고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어야 창의성이 자라나는 것이다.
기업에서는 특히 기존의 고객뿐만 아니라 지금은 고객이 아닌 집단의 목소리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럴 경우 4의 제곱 정도가 아니라 9의 제곱(81배), 10의 제곱(100배)의 창의성이 자라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창의성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개방성을 사내에 갖추는 것만으로도 높일 수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의견에 귀를 열 줄 아는 사원들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