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바람이 물러가고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청명이 되면 남해안으로부터 어느새 꽃 소식이 전해온다. 봄의 꽃 중에서 가장 화사하고 이르게 피는 꽃은 벚꽃이 단연 으뜸.
우리나라의 벚꽃 관광은 세계 제일의 벚꽃관광도시로 알려진 경남 진해시 일원에서 거행되는 군항제로부터 시작된다. 4월 1 일부터 10여일간 실시되는 군항제 기간 동안에는 전국에서 물려든 수십만명의 인파와 6만여 그루에서 활짝 피어난 벚꽃이 장관을 연출한다.
벚꽃은 순식간에 한려수도 전역과 지리산 쌍계사 입구 화개, 경남 언양의 작천정, 전북 모악산 금산사, 번영로 등지로 번져 소담스런 겹벚꽃을 피우기도 하고 개나리 · 목련 등과 어울려 일대 장관을 연출한다.
벚나무는 식물학상 앵도과의 갈잎큰키나무로 분류된다. 식생은 주로 산과 들에 자생하며 가끔 정원수나 가로수로도 심는다. 나무 높이는 6〜9m쯤 되며 색은 다갈색이고 껍질은 횡리가 있고 어긋나는 잎은 도란형과 타원형을 이루며 작은 털이 돋아나 있다. 매년 4월경 5잎으로 된 담홍색 꽃이 피고 암자색의 버찌가 콩알 크기로 열린다. 나 무는 목질이 조밀하고 광택을 지녔으며 단단하여 지팡이, 윷, 재털이, 쟁반 등 목공예품의 재료로 자주 사용된다. 껍질은 한약재로 쓰인다.
벚나무의 종류는 전세계에 대략 300여종이 분포하며 한국에만도 10여종에 이른다. 일본에서는 벚꽃을 국화로 지정하고 ‘소메이요시노’라고 부르는데, 이 때문에 광복 후 우리나라 전역에서는 일제의 잔재라고 해서 벚나무들을 마구 베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963년 학술조 사에서 일본의 왕벚나무가 제주도에서 전래된 것이 밝혀지면서 벚나무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게 되었다.
한국 · 중국 · 일본 등에 서식 하는 벚나무는 개화기가 중부지 방의 경우 평균 4월 3일이며 남부지방은 10일 정도 빠르다. 그러나 가장 아름답고 화사한 만개일은 개화 후 5〜7일부터로 이때에 맞추어야 제대로 벚꽂 관광을 즐길 수가 있다.
계룡산 박정자길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신라 때는 5악 중 서악으로 불렸고 조선시대에는 3악 중 중악으로 불렸던 계룡산은 해발 845m 천황봉을 주봉으로 차령과 노령의 중간 부분에 솟아 있는 영산이다.
지난 1968년 두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계룡산은 울창한 숲에 아름다운 계곡과 폭포 등을 지녔고 동쪽으로는 동학사, 서쪽 갑사, 남쪽 신원사, 북쪽 구룡사(터) 등 각 방향에 4개소의 사찰을 두고 있어 볼 것이 많다. 또 중부권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으로 언제나 인파가 붐비는 곳이다.
충청남도는 지난 1984년 계룡 8경을 정하였는데 이 중에서 제 5경이 ‘동학계곡의 신록’이다. 동학계곡은 수림이 울창하고 꽃과 나무가 많아 봄경치가 남다르다. 이 때문에 예부터 ‘봄의 동학, 가을의 갑사’라는 말이 전해 왔을 정도이다.
동학사는 724년 신라 성덕왕 23년 상원선사가 발원하고 제자이던 회의화상이 창건했으며, 고려 때 도선국사가 중건했다는 고찰이다. 그러나 6 · 25전쟁 등으로 거의 파손되어 근래에 새로 중건한 건물들이 대부분이며 비구니 전문강원으로 이름이 나 있다.
계곡미가 뛰어난 동학사 주변은 봄철이면 활짝 핀 벚꽃 · 개나리 등으로 더욱 장관을 이룬다. 특히 벚꽃은 유성에서 계룡 산을 들어서는 32번 국도와 진입로 역할을 하는 641번 지방도가 만나는 박정자마을 앞 제1학 봉교〜주차장간을 백미로 친다. 이 구간은 도로 좌우에 모두 벚 나무 가로수가 심어져 꽃이 피면 4km 구간이 온통 핑크색 꽃 길로 변한다.
계룡산은 전국 어디에서나 거리가 가깝고 유성온천과 백제 고도 공주시가 가까워 가족여행의 최적지로 꼽히는 곳이다.
<가이드> 교통은 철도 · 고속버스 · 직행시외버스를 이용해 대전광역시까지 간 후 시내에서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한다. 자가운전 때는 호남고속도로 유성 IC 〜국립묘지〜박정자마을〜 학봉국교〜동학사 코스를 택한다.
숙박은 여관 7개소 민박 9개 소. 야영장 5천평. 유성온천지역과 대전시내 전역에 관광호텔 · 여관 · 여인숙 이용. 공주시에도 관광호텔 · 여관이 많이 있다.
음식점은 주차장에서 동학사를 오르는 길에 산채백반, 산채 비빔밥, 빈대떡, 도토리묵무침, 막걸리 등을 파는 집이 많이 있다.
계룡산 동학사는 입장료와 주차비를 내야 한다. 등산 코스는 동학사〜남매탑〜금잔디고개〜갑사(7.2km. 3시간 소요)를 이용 한다. 5월 31일까지 산불예방특 별기간에는 5개 구간만 둥산로가 개방된다. 계룡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동학사지구)☎ (042) 825-4004
진봉산 망해사
전라북도 김제군 진봉면 심포리
만경강 하류, 해안과 맞닿는 지점에 솟아 있는 해발 72m의 진봉산 기슭에 위치한 望 海寺는 아름다운 서해의 낙조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642년 백제 의자왕 때 부설거사가 창건하고 신라 경덕왕 때 당나라 중도법사가 중창한 것으로 알려진 이 사찰은 조선 인조 때 고승 진묵대사의 배려로 한 때 번창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수난으로 현재는 근래 조성된 낙서전 · 보광명전 · 칠성각 · 전망대 등 10여채 건물 만이 남아 있는 작은 규모의 사찰이다.
봄이면 망해사 경내에는 벚꽃이 만발한다. 앞은 훤히 트여 있어 만경강의 심포어항을 비롯 군산시내와 서해가 거침없이 한 눈에 들어 조망이 뛰어나다. 망해사 일대는 군사적 요충지로 군마를 길러 조정에 바쳤다는 납하마을을 비롯 고려 때 만든 봉수대, 숫돌을 만들던 석소, 수군기지 전선포 등 유적지가 많다.
망해사는 김제군에 속하지만 옥구군 대야를 거쳐 만경강을 가로지르는 만경대교를 건너는 것이 수월하다. 대야는 전주 또는 이리와 군산을 잇는 번영로의 중간 지점으로 매년 4월 중순께면 ‘호남벌 벚꽃잔치’가 벌 어진다.
이 행사는 KBS전주방송총국, 중앙일보사 등이 주최하는 행사로 걷기대회, 농악경연, 축하공연행사 등이 곁들여진다. 번영로의 벚꽃은 흔히 ‘100리벚꽃길’이라고 부른다. 이 번영로 벚꽃은 대야 중심부와 군산공설 운동장 일대를 백미로 꼽는다.
<가이드> 교통은 철도 · 고속버스 · 직행시외버스를 이용해 군산 또는 전주까지 간 후 직행 시외버스나 시내버스를 타고 만경리까지 간다. 만경리에서는 택시나 시내버스 이용. 항공편도 군산까지 이용 가능. 자가운전때는 호남고속도로 전주 IC〜 석담리〜삼정리〜오산리〜대야(번영로)〜만경대교〜만경리〜정당리〜고사리〜망해사 코스를 택한다.
숙박은 대야를 이용하거나 김제, 군산, 전주시의 관광호텔, 여관, 여신숙 등 숙박업소 이용이 편리하다. 망해사 주변에는 숙박업소가 마땅치 않다. 음식점도 망해사 근처에는 없고 만경리에는 정육점을 겸한 식당 등이 서너곳 있을 뿐이다. 군산은 아귀찜(경산옥 · 압강옥), 전주는 콩나물국밥(한일관 · 삼백 집 등), 비빔밥(중앙회관 · 가족 회관 · 한국집 등)과 한정식이 유명하다.
망해사는 입장료가 없다. 번영로는 산업도로이므로 도로 폭이 넓고 화물트럭 등 고속 질주 차량이 많으므로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벚꽃행사 때를 즈음하여 군산공설운동장에는 야시장과 향토음식점 등이 설치되어 인파가 많이 몰린다. 군산월명고원도 한때 벚꽃으로 이름났던 곳이다.
선진공원
경상남도 사천군 용현면 선진리
진주와 삼천포시를 연결하는 속칭 진삼국도는 울창한 가로수로 유명했던 곳이다. 이 도로의 중간 지점인 사천읍을 지난 지점에서 국도를 벗어나 서쪽으로 향하면 사천만이 나타난다.
사천만의 해안에 솟은 작은 봉우리에는 사적지이며 벚꽃으로 유명한 선진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아득히 남해 대교와 삼천포 앞바다 사이에 위치한 진주만이 조망되고 지척에는 거울같이 고요한 사천만이 한 눈에 든다.
선진공원의 앞바다는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절묘한 지형을 이용하여 사천해전을 치른 승전지이다. 공원내에는 이를 기리는 이충무공사천해전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또 이 공원 일대는 임진왜란 중이던 조선 선조 30년(1597년) 왜장이 주둔하면서 쌓았다고 전하는 선진리왜성이 남아 있고 전몰공군 장병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선진리왜성은 사적 50호로 지정되어 있는 문화유적지이다.
6천여평 규모의 선진공원은 1 천여그루에 달하는 벚나무숲이 조성되어 있어 매년 4월이면 인근 진주 · 고성 · 삼천포 · 중무 · 마산 · 부산 등 인근 대도시에서 수많은 가족 소풍객들이 몰려든다. 이곳은 사천 · 삼천포지역 학생들의 봄소풍지로도 유명하다.
공원 아래의 마을과 해안가에는 각종 생선회를 취급하는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어 식도락의 명소로도 알려지고 있다.
<가이드> 교통은 항공 · 철도 · 고속버스를 이용해 경남 진주시까지 간 후 시외직행버스를 이용하여 다시 사천까지 간다. 사천읍에서 선진공원은 군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한다. 자가운전 때는 남해고속도로 진주 IC〜 화개 〜사천읍〜화전〜죽천〜코무덤〜선진공원 코스를 택한다.
숙박은 선진리에서 민박 가능. 사천읍 숙박시설을 이용하거나 진주시 · 삼천포시의 관광호텔, 여관, 여인숙 등 숙박시설을 이용해도 된다.
음식점은 선진리포구와 도로 변에 생선횟집이 많다. 선진횟집과 해원장은 향토지정음식점으로 백합죽이 유명하다.
선진공원 앞은 주차 공간이 적은 편이다. 버스정류장 주차를 피할 것. 선진리 일대 횟집은 다소 고가의 음식점이다. 부산에서 삼천포까지 쾌속선을 이용하면 멋진 여행을 즐길 수도 있다. 택시 대절 이용 때는 미리 가격을 절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