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문화인류사적 관점에서 TV와 인터넷을 조망하고, 현재 우리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인터넷 혁명을 살펴보며, 이들 매체가 앞으로 걸어갈 길을 전망해 보는 것이 그 목적이다.
우리는 현재 인터넷 혁명의 초입부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숲을 걸어갈 때 숲을 보지 못한다. 숲에 들어가기 전이나 숲에서 걸어 나온 후에야 비로소 그 숲의 모양을 알게 된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인터넷 혁명' 이라는 거대한 숲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우리는 우리가 겪고 있는 인터넷 혁명을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삶의 근본을 뿌리 밑 둥부터 흔들어 놓고 있는 디지털 혁명 중에도 가장 핵심이 되는 혁명이다.
이 시리즈를 시작하며 필자가 미리 밝혀둘 점이 있다. 필자가 이 시리즈 속에서 인터넷이란 용어를 사용할 때는 수년 전부터 주목받아온 멀티미디어 서비스 '웹'을 지칭하는 것이다. 넓은 의미의 인터넷의 역사는 수십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필자는 진정한 의미의 인터넷의 역사는 곧 웹의 역사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마크 앤드리센이 웹 브라우저를 개발한 시점을 필자는 인터넷 역사의 진정한 출발로 보는 것이다.
다음으로 TV라고 할 때는 TV 방송 + TV 수상기를 지칭하는 것으로 방송 시스템으로서의 TV와 가전제품으로서의 TV를 섞어 놓은 개념 이다. 둘을 갈라서 부를 필요가 있을 때는 TV방송, TV 수상기와 같이 분명히 구분해 부르겠다.
필자는 이 시리즈를 진행하며 개념 중심으로 TV와 인터넷의 관계를 설명해 나갈 예정이다. 되도록 쉬운 문체로 독자의 이해를 도울 생각이지만, 그 내용상 어쩔 수 없이 조금 어려워지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독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인류를 한데 묶은 매체들
서양의 문화인류학자나 문명 비평가들 중에는 인터넷을 TV와 비교해 설명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둘이 인류에 끼치는 영향력이나 매체로서의 파워가 비교될 만한 점이 많다는 뜻일 것 이다. 불과 몇십년 전에 출발해 지금은 아무도 상상치 못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그 전성기를 구가하는 TV, 10년도 안돼 인류의 삶의 패턴을 바꿔 놓으려는 파죽지세의 인터넷. 이 둘은 어떤 문화인류사적 시사점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을까?
TV와 인터넷은 인간이 만들어낸 미디어 중에 종이를 제외하곤 가장 중요한 매체이다. 현대인의 삶을 얘기하는데 있어, 이 두 매체를 빼놓는 다면 한 마디로 할 수 있는 얘기를 여러 마디로 할 도리밖에 없다. 그들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 그리고 어떤 상관 관계를 갖는지 설명해 나가겠다.
둘은 먼저 인류를 대규모로 동시에 묶어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TV의 출현 이전에는 인류 전체를 같은 시각에 같은 곳에 주목하도록 해준 매체는 없었다. 물론 라디오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대중의 선전·선동에 성공한 히틀러라는 희대의 정치 천재가 있었지만, 라디오가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세계를 하나로 묶어낸 예는 없었다. 인류는 오늘 날 수십억의 인구가 동시에 월드컵 개막식·폐막 식과 결승전을 지켜보며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하나로 묶이는 체험을 하고 있다. TV 없이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은 전세계 수십억 인구들이 동시에 얘기를 나누고 편지를 보내며 엄청난 양의 자료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열어 놓았다. 그들은 원하기만 하면 자기 집이나 사무실에서 인류 공통의 문제에 관해 관심있는 사람들과 의견을 나눌 수도 있다. 수십억의 인류가 하나의 거대한 망으로 묶여, 보내주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고 자신들이 원하는 정보에 접근하고 서로 통신할 수 있다는 것은 인류에게는 새로운 체험이요, 새로운 세계의 지평이 열린 것이다.
급속한 파급 속도도 공통점
파급 속도가 상상 이상으로 빨랐다는 것도 둘 이 갖고 있는 공통점이다. TV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였다. 불과 50년 전의 일이다. 필자가 어렸을 적에는 동네에 TV가 많지 않아서 여러 가구가 모여 TV를 보는 풍경이 흔했다. 그러나 불과 10년이 지나지 않아 '1가구 1TV'가 실현됐으며, 지금은 곳곳에 널린 것이 TV 수상기여서 낚시를 가면서도 이동식 TV를 들고 가는 세상이 돼버렸다. 인터넷은 이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통신 인프라가 좋은 미국의 경우, 몇년 새 수천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더 이상 인터넷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가 돼 가고 있다. 우리 나라도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 매년 수십만명씩 사용 인구가 늘고있고, 고속 인터넷의 원년이라 볼 수 있는 1999년부터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인류의 삶의 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는 점도 둘은 똑같다. 인류는 이 두 매체가 출범한 이래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영향권을 벗어날 수 없게 돼 버렸다. TV는 인류에게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을 TV 중심으로 짜도록 강요했고, 가장 값싸고 손쉬운 오락 거리를 제공했다. 가장 그럴 듯하고 직접적인 감각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이전의 어떤 매체보다도 싼 값에 많은 정보를 제공해 왔다. 인터넷은 그 역사가 극히 짧은데 비춰 보면, TV보다 더 강력하게 인간의 삶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곳곳에 널려 있는 무지막지한 양의 정보를 자기가 원하는 시간대에 얻을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정보나 오락뿐만 아니라 교육, 쇼핑, 예약, 주식 거래 등 훨씬 넓은 삶의 영역에서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TV 시대는 去하고 인터넷 시대가 來하다.
TV는 종이 이래 인류가 사용한 미디어 중 최고의 미디어였으며,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쳐온 미디어였다. 그렇지만 이제 TV의 시대는 去하고 인터넷의 시대가 來하고 있다. 필자가 이 런 섣불러 보이는 단언을 하는 이유는 다음의 몇 가지에 있다.
먼저 TV가 세계의 중요한 일부였다면, 인터넷은 새로운 세계 그 자체(진정한 의미의 사이버 세계)이다. 인류는 앞으로 인터넷 안에서 실세계와는 다른 방식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들은 사이버 세계의 방식으로 말하고, 사고하고, 행동하고, 느끼는데 익숙해질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실세계의 보조 도구로서의 인터넷의 모습을 상상하겠지만, 사이버 세계(인터넷)는 인류를 사이버 세계 바깥에서 틈틈이 들러 필요한 것을 취해가는 형태의 삶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이전에 TV가 독점하다시피 한 여가 시간을 인터넷이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는 보도는 이제 그리 새로운 뉴스가 아니며, 사이버 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은 당분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도 더 이상 놀라운 얘기가 아니다.
인터넷은 정보가 가장 빨리, 가장 대규모로 움직이는 곳이며 정보의 취사선택이 자유로운 곳이다. 우리는 벌써 이런 경험을 하고 있다. 예컨대, 대형 항공기 사고가났다고 가정하자. 어떤 매체가 가장 빠르고 종합적인 보도를 해낼 수 있을까? 바로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현장 스케치(영상 포함), 사고 원인, 사망자 명단, 항공사고 일지, 사후 대책, 생존자 인터뷰 등 분류 가능한 모든 정보를 신속히 보도할 수 있다. TV는 정보의 수용자에게 정보를 고를 선택권이 없는 일방적 매체여서 원하는 정보를 얻을 때까지 계속 지켜 보고 있어야 한다. 또 TV는 기록성이 약해 전달 하는 대부분의 정보가 기억의 저편으로 흩어져 버리지만, 인터넷은 새나가는 정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집중도 약한 것은 인터넷의 약점
TV가 일방적인 정보 전달의 도구라는 점은 그 이후에 출발한 뉴미디어와 분명히 구분되는 TV의 결정적 약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뉴미디어의 총아 인터넷의 쌍방향성은 TV와 현저히 구분되는 인터넷만의 강점이다. TV는 수용자의 반응이나 불만사항을 즉시 알아볼 방법은 없으며, 따라서 수용자의 요구를 즉시 반영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인터넷은 수용자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조사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매우 넓다. 사용자 서베이도 간편해 마케팅 정보의 수집이나 인기도 조사 등 사용처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 항상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만은 아니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은 그만큼 초점이 약하다는 뜻도 된다. 바로 이 점이 TV와 인터넷을 갈라주는 대표적인 특성일 것이다. TV는 그 속성상대중을 한번에 흡인하는 마력을 지닌 매체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세계적 이벤트에는 전지구인들의 이목이 모일 정도로 그 주목도는 어떤 매체도 흉내낼 수 없다.
채널 숫자도 한정적이어서 대중의 주목을 모으기가 매우 쉽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케이블 TV, 위성방송 등 채널을 늘려갈 수 있지만 프로그램의 제작 및 송출에 소요되는 비용을 계산해 보면 웬만한 나라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과점 체제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반면 인터넷은 하나의 웹 주소 안에도 수십 개의 독립 적 내용이 담길 수 있어 대중의 눈길을 한 곳으로 모으기 힘들다는 특성을 보인다.
독립 인터넷방송국, 산업화 힘들어
채널이 다양하고 사용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 TV와 같은 마력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은 국내에서도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인터넷방송국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인터넷 방송이란 동영상, 애니메이션, 문자 정보 등 TV 방송과 비슷한 프로그램을 인터넷망을 통해 전달하는 새 정보 매체이다. 일반 방송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인터넷방송은 시청자·청취자와 쌍방향 의사 전달이 가능하다는 장 점을 무기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음악방송 'm2station'을 필두로 기독교 인터넷방송국 'c3ty', 'UCN', ‘Air', Net2net', '무차별' 등 민간 독립 인터넷방송국 20여 곳이 음악·뉴스 등을 방송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9 개 인터넷방송사가 정보 교환, 광고 유치 협력 등을 목적으로 한국인터넷방송국네트워크협회 (www.koreawebcast.net)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초기 투자비용이 방송국에 비해 저렴하고 프로그램 제작이 손쉽다는 점을 무기로 인터넷 방송을 시도하는 집단이 늘고 있으나, 과점 체제의 공중파 방송과 달리, 시청자 확보가 어렵고 그 결과 광고를 얻을 수 없게 된다는 단순한 시장 논리를 간과한 까닭에, 단기적으로 유행하다가 개인적 관심이나 동호회 활동 정도로 정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단점 외에도 인터넷에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대중의 접근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대중은 근본적으로 어려운 것에 접근 하려 들지 않는다. 그들은 수동적이고 게으르며, 생계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일에 시간을 투자하려들 만큼 한가하지도 않다. 돈을 지불하고 바로 소비하기만 하면 되는 상태의 상품을 원하지 조 금이라도 피곤하게 하면 짜증부터 낸다.
접근이 어렵다는 측면은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물리적 측면과 지적 능력의 측면이다. 물리적 측면이란 정보가 흘러 다닐 회선 등 인프라의 미비, 인터넷에 접속할 단말기로서의 컴퓨터의 부족, 일반인이 가정에서 사용하기엔 부담스런 통신비 등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측면은 어차피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시간과 돈만 투자하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여서 그리 풀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적 능력은 조금 다른 문제이다. 컴퓨터라는 물건 자체가 교육을 덜 받은 사람들이 다루기에 근본 적으로 어려운 물건이라는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따라서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인터넷이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는 것 이다. TV는 버튼만 누르면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컴퓨터는 웬만큼 교육받은 성인도 켜기를 꺼려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TV와 인터넷은 결합한다.
접근의 어려움이야말로 인터넷의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런 걸림돌을 TV가 해결해 줄 것이라는 점은 이 둘의 관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 준다. 한두 해 전 '컴퓨터냐, TV냐'라는 주제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둘이 통합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이는데 도대체 어느 쪽이 상대방을 흡수해 나갈지에 관한 논쟁이었다. 필자는 둘 중 어느 쪽도 한 쪽을 완전히 흡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며, 단지 인터넷의 대중화는 TV 수상기를 타고 일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빌 게이츠를 포함한 인터넷의 미래에 관해 통찰력 있는 사람들은 결국 인터넷의 대중화는 TV 수상기라는 기계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Web TV사를 통해 인터넷 TV 용 컨텐츠를 제작하는 한편, 인터넷 대중화의 키 포인트인 디지털 TV용 셋톱 박스의 표준을 잡으려 맹렬히 질주하고 있다. 그는 어쩌면 MSDOS라는 표준을 보급해 컴퓨터업계를 장악했듯, 디지털 TV용 셋톱 박스의 표준을 얻음으로써 인터넷을 장악하려는 계산을 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NBC와 합작으로 출범시킨 24시간 뉴스전문 채널 MSNBC, 웹TV에 이어 미국 내 케이블 TV 서열 4위인 콤 캐스트에 1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끊임없이 방송 시장과 인터넷 시장 양쪽을 겨냥해 왔다.
국내에서도 올해 인터넷 TV 셋톱 박스가 선 보이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내년은 고속 인터넷시대의 원년으로 비유될 만큼 고속 인터넷 솔루션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들 경쟁을 통해 인터넷의 확산도 큰 발전이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회사나 학교의 전용선을 통해 웹을 사용하던 한계를 점차 벗어나며 가정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TV 셋톱 박스의 역할은 결코 작지 않을 것 이다.
언어에 비유하면 '말과 글'
둘 사이를 다른 관점에서 비교해 본다면, 언어에 비유해 볼 수 있겠다. 언어는 말과 글로 이루어지는데, TV가 말이라면 인터넷은 글에 비유될 수 있다. 말은 같은 공간이나 시간적 제약이 있는데 반해 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있다. TV가 말의 속성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오락적 특성이 강한 매체라면, 인터넷은 글의 속성을 닮아 정보 중심적이고 지성적이다.
TV는 내용의 축적이 힘들고 축적된 정보를 사용하는 방법이 매우 불편하다는 속성이 있다. 반면 인터넷은 인류의 지식 축적에 혁명을 일으키며 인류 문명 발전에 무엇보다 큰 기여를 해온 종이보다 훨씬 정보의 축적이 쉽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매체이다. 이런 점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기가 어려워지는 아날로그시대의 도서관이 줄어들고, 실제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는 디지털 도서관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 준다. 사이버 공간에 무한 히 정보를 채우고 순식간에 정보 검색이 가능토록 해주는 디지털 도서관은 모든 지적 저작물이 디지털화되는 현재의 추세를 타고 급속히 늘어 날 것이다.
TV와 인터넷은 그 출발이 기술 중심이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TV 방송은 출발부터 당시로서는 매우 고난도의 기술이 모여 이루어진 첨단 기술의 총아였다. 인터넷이 불과 몇년 전에는 일반인은 접근조차 어려운, 매우 어려운 기술로 이루어진 시스템이었다는 것은 둘 사이의 유사점을 잘 말해주고 있다. 지금도 인터넷은 최고의 디지털 기술들이 모이는 첨단 기술의 시험장이며,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TV가 출발할 당시 요즘과 같은 파워를 발휘하며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시대를 앞서가며 통찰력을 발휘한 소수만이 다가올 미래에 인류에게 미칠 엄청난 영향력에 대해 예언했을 뿐이다. 인터넷도 초창기에는 이처럼 놀라운 속도로 그 영향력을 넓혀가며 생활 속으로 파고들리라고 일반인들은 예측하지 못했다. 심지어는 디지털 비즈니스의 황제라는 빌 게이츠조차도 인터넷은 잠시 반짝하는 유행과 같은 것이라며 넷스케이프를 무시하다가 뒤늦게 호들갑을 떨며 돈을 퍼부어 넷스케이프를 간신히 따라 잡았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