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라톤의 금메달리스트를 존경한다.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냈음을 알기 때문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올라간 경험과, 땀에 흥건히 배여 가면서 한 발 한 발을 내딛고 정상에 올라간 경험은 상당히 다르다. 약을 먹고 기구를 사용하여 건강을 지키려 하는 것과. 매일의 자기 관리와 운동을 통해 얻어낸 건강의 질 또한 다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의 승패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 우리는 삶의 고통을 이겨낸 후에 참된 결실과 성장을 이룬다는 것을 살아가며 배운다. 그것은 자연의 섭리이다. 단학 수련도 마찬가지이다. 어려운 고비들을 넘어 보는 수련을 통해 자신의 몸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고 정신적인 자신감과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을 느껴볼 만한 좋은 수련이 있다. 연단 수련이라는 것이다. 燥丹에서의 ‘燥’자는 ‘쇠붙이를 불에 달군다’는 뜻이다. 연단이란 곧 몸을 태워서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해 가는 수련이다. 그 중 하나의 동작을 설명한다.
◁기마서기
1. 발을 양 어깨 넓이로 벌리고 허리를 반듯하게 세운 채로 무릎을 살짝 숙인다. 여기서 양 발끝과 무릎이 바깥으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안쪽으로 모아지는 것이 중요 하다. 발끝을 바깥으로 벌리면 무릎에 상체의 하중이 실려 연단하는 동안 무릎에 통증이 올 수도 있고 연단 후 무릎을 상하기 쉽다.
2. 양 손은 아름드리 나무를 안은 것처럼 기상의 포즈를 취한다. 이때 어깨에 힘을 빼고 마치 손이 어깨에 걸려 있는 것처럼 가볍게 포즈를 취해 준다. 마음으로 기운을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3. 얼굴은 턱을 들지 않도록 아래로 당기고. 혀는 말아서 입천장에 붙인다. 눈을 감으면 잡념이 생기기 쉽다. 오히려 눈을 반쯤 뜨고 무심하게 멀리 앞으로 시선을 둔다. 입은 벌리지 말고 혀를 말아 입천장에 살짝 댄다.
4. 잡념을 없애기 위해 마음으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차분하게 하나 하나를 불러 본다(이것을 內觀한다고 표현한다). 머리 정수리(백회)-눈-코-입-턱-목-가슴-단중-명치-단전-허벅지-무릎-발-발바닥, 특히 몸의 주요 혈자리인 단전에 보다 집중하면서 내관하도록 한다.
이러한 자세로 20분 이상을 버텨야 연단의 효과가 나타난다. 5분이 경과되면 어깨와 손이 너무 무거워 견디기 힘들어진다. 특히 평소 몸에서 안 좋았던 부분에 통증이 극심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를 이긴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해 내도록 한다. 20분이 쉬워지면 30분, 40분으로 차차 늘려 간다.
6. 수련이 끝나고 나면 힘들다고 그대로 눕지 말고 가벼게 몸을 풀어 준다. 온몸을 가볍게 흔들어 주고、특히 뻐근한 어깨를 돌려 주고 두드려 준다.
말 타는 자세와 비슷해서 이 수련을 ‘기마서기’라고 한다. 이 수련의 효과는 五十局痛을 풀어 주고, 무릎에 힘을 길러 주며, 단전을 강화시켜 준다. 또한 온몸에 기혈을 원활하게 순환시켜 줌으로써 몸의 水昇火降을 이루게 한다.
단학 원리인 수승화강이란 심장의 불기운이 단전 쪽으로 내려가고, 신장의 물기운이 머리 쪽으로 올라가는 순환적인 조화 상태를 말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건강 상태이다. 그러나 현대를 사는 도시인들은 항상 긴장된 상태에서 생활하 느라 많은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은 편치 않고 머리는 아프고 무거우며 입안이 바짝 마르게 된다. 심장의 불기운이 머리로 올라가고 신장의 물기 운이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기마서기 자세를 10분이 상하고 있으면 입에서 단침이 고인다. 수승화강이 잘된다는 표시이다.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면서 어깨와 팔과 무릎이 아파 온다. 또 기마서기를 하다 보면 온몸의 통증과 함께 몸이 뜨거워진다. 동시에 온몸이 떨리는 현상도 생긴다. 이는 마음을 집중하여 뇌파가 내려가 저절로 몸이 흔들리는 현상으로, 평소에 잘 안되는 기혈 순환이 되면서 막혀 있던 경락의 세포가 반응하는 현상이다. 이것은 호스를 수도에 연결시킨 후에 물을 갑자기 세게 틀면 호스가 심하게 요동을 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기서 물은 氣와 같고 호스는 경락과 같다.
이런 육체적인 효과와 더불어 정신적으로는 자신을 이기는 힘을 길러 준다. 또한 고통 속에서 내 몸은 ‘나’가 아니라 ‘내 것’이라는 관조적인 자세가 생기고 마음의 여유가 찾아온다. 한편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포기하기 쉽다.
그러나 그러한 상태에서 자신의 고통을 즐겨 본다. 연단 중에 몸의 곳곳에 느껴지는 고통에 빠지지 말고 그 고통이 어떻게 느껴지는가 차분히 바라보기를 바란다. 그 고통은 내 몸의 일부분이 막혀 있어 그 부분이 풀리기 위함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어느새 몸의 변화와 더불어 마음의 변화가 찾아온다. 어느 정도 기혈 순환이 되면서 온몸이 시원하기도 하고, 자신의 몸처럼 마음도 정화됨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연단의 고통을 알고 그것을 인내하며 극복한 사람만이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요즘 사람들은 참는 법을 모른다는 말을 한다. 자신의 몸에 집착할 때 참지 못한다. 내 것과 나에 대한 집착이 문제이다. 집착의 강도를 줄이는 것이 우리 삶의 연단이다. 그리고 그것이 진짜 자신과의 싸움이다. 진정 삶의 질을결 정하는 전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