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요즘 운동하니? ”, '응', “무슨 운동?', '숨쉬기운동'. 가끔 이런 농담을 주고 받곤 한다. 필자가 단전호흡을 하지 않을 때 이런 말들은 하나의 농담에 불과했다. 그러나 단전호흡을 하고 있는 지금 이것은 어느 정도 심각성을 내포하고 있다.
숨쉬기운동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멸치도 고기냐는 투의 생각을 품게된다. 그러나 이것은 숨쉬기가 얼마나 심신의 상태에 영향을 주고 받는가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하는 생각이다.
스트레스를 받아 마음이 불안정해지면 호흡이 얕고 불규칙하고 거칠어진다. 또한 가슴이 답답하면 한숨을 쉰다.
한편 어떤 일을 새롭게 시작하거나 중요한 일을 하기 전에 '호흡을 고른다” 혹은 '호흡을 가다듬는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사격이나 양궁에서 과녁을 향해 활을 쏠 때는 호흡을 멈추고 쏜다. 이렇듯 호흡에 따라 몸과 마음의 상태가 달라진다.
사람은 태어나. 아기 시절에는 볼록볼록 아랫배로 숨을 쉬고. 자라서는 가슴으로 숨을 쉬며, 노인이 되어 기력이 쇠잔해지면 어깨를 들썩거리며 숨을 쉰다. 죽음을 앞에 둔 환 자들은 헐떡헐떡 목으로 숨을 쉰다고 한다. 목으로 쉬는 숨이 끊어지면 말 그대로 목숨이 끊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 숨쉬는 위치가 아랫배에서 점점 위로 올라갈 수록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알 수 있다.
그래서 만약 거꾸로 우리가 숨을 아래로 끌어내린다면 어떻게 될까? 태어나면서 천지로부터 받은 본래의 숨, 아랫 배로 쉬는 숨으로 되돌아감으로써 우리의 생명력은 커지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이쯤 되면 멸치도 뼈대있는 집안이 되는 것이고, 숨쉬기운동도 심 각한 운동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껏 타고난 감각을 잃어버리고 살았던 현대인들이. 아기처럼 단전으로 깊고 부드럽게 호흡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모든 운동에 준비 운동이 있듯이 숨쉬기운동에도 준비운동이 있다. 이 달에는 단전호흡 준비운동 중 기본이 되는 장운동과 단전 치기를 배워보자. 호흡을 부드럽게 하기위해 단전 쪽, 그러니까 소장과 대장이 있는 부분을 충분히 풀어주는 운동이다.
단전 치기와 장운동의 방법
◁단전 치기
1.목을 좌우로 가볍게 돌리고 어깨, 손목, 발목 등을 툭툭 털어 준다. 허리도 가볍게 빙글빙글 돌리며 온몸에 긴장된 부분이 없도록 한다.
2.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발바닥을 11자로 평행하게 놓은 다음, 자신이 조금 힘들다고 생각될 만큼 무릎을 구부린다. 시선은 약간 아래쪽, 허리는 반듯하게.
3.아랫배에 약간 힘을 주고 양어깨에 힘을 빼고 양손을 어깨 높이로 올린 다음 단전 부위를 ‘탁’ 친다.
4.단전에서 튀겨 나오는 반동으로 계속해서 100회 정도 쳐준다. 이때 의식은 단전으로 향한다.
이러한 ‘단전 치기’는 장이 풀어지게 하고, 아랫배에 몰려 정체되어 있는 피를 온몸에 고루 퍼지게 한다. 이제껏 잃어버리고 살았던 단전 부분의 타고난 감각이 살아나는 데 이 수련법이 도움이 된다. 이 수련법은 원래 있던 우리 조상들의 수련법이다. 옛날 신라 시대 때 화랑들이 산에서 이 수련을 하였는데, 이 단전 치는 소리가 마치 수십개의 북을 치듯 산이 둥둥거리며 울렸다는 기록도 있다.
◁ 장운동
1.단전 치기의 자세로 양손을 단전으로 갖다 댄다.
2.숨을 뱉으면서 아랫배를 쭉 당기고 숨을 들이마시면서 아랫배를 툭 놓는다. 당기는 것에 더 신경을 쓴다.
3.아랫배에 계속 의식을 두고 100회 이상 해준다.
장운동이 여러 장기들을 직접 마사지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간장 · 심장 · 비장 · 폐장 · 신장 · 위장 · 소장 · 방광 등의 오장육부, 즉, 내장 전체가 튼튼해진다.
단전 치기와 장운동의 효과
단전 치기와 장운동의 효과는 매우 뚜렷하다. 뱃속에 더부룩한 기가 없어지고 소화가 잘되어 식욕이 증가된다.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실제로 내장에는 전체 혈액의 3 분의 2가 모여 있다고 함) 장기적으로는 숙변을 제거하고 변비를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한편. 배 근육운동이 되어 배의 군살이 빠지고 부드러워진다.
머리가 맑고 아랫배가 따뜻한 상태를 단학원리로 水昇火降이 잘되었다고 하는데, 이런 단전 치기와 장운동은 우리 몸을 ‘수승화강’으로 이끈다. 수승화강의 글을 풀이하면 신장의 찬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심장의 화기운은 아래로 내려간다는 뜻이다.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과다한 스트레스 등으로 머리는 열받은 상태이고 아랫배는 찬 경우가 많다. 요즘은 초등학교 학생들조차 이러한 상태로 호흡이 얕다. 단전 치기와 장운동을 하면 몸 속의 기혈 순환이 정상화 돼서 머리에 몰렸던 기운이 아랫배로 내려오고 머리는 시원해지며 아랫배는 더워지는 효과가 크다.
화가 심하게 나거나 스트레스 때문에 머리에 열이 날 때는 잠시 한숨을 쉰 후 온 몸을 흔들어주고 장운동을 20회만 해보자.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바라볼 수 있는 힘과 여유를 갖게 해 줄 것이다. 장운 동은 책상에 앉아서나 차를 타서나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수련이니 시간이 날 때마다 해보자. 또한 상심해서 기가 빠지는 것 같을 때, 뭔가 두려워서 산만해질 때, 화가 나서 가슴이 답답할 때 장운동을 해보라. 단전이 살아나듯 마음도 되살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