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손의 효험
수기요법이란 손가락 • 손바닥 • 주먹, 때로는 팔꿈치를 이용하여 인체 표면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여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의료방법의 일종이다. 흔히들 말하는 지압은 수기요법의 한 종류를 뜻하는 말이다.
이러한 수기요법은 아마도 인류의 출현과 동시에 일상적으로 실시해 온 가장 오래된 치료 법이 아닐까?
우리나라에는 어머니 손을 「약손」이라고 하는 말이 먼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다.
어린 시절에 아픈 곳을 어머니께서 애타고 정성스런 마음을 가지고 따스한 손으로 쓰다듬어 주거나 문질러 주면 웬만한 두통이나 복통은 사라지고 사르르 잠이 든 기억을 대부분 갖고 있을 것이다.
이같은 경험이 없다 하더라도 골치가 아플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마에 손을 갖다 대거나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보기도 하며, 배가 아플 때는 손바닥으로 살살 문지르거나 꾹꾹 눌러보게 되는데 이것을 좀더 학술적으로 체계화시키고 발전시킨 것이 수기요법이다.
이러한 수기요법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이 곳에서는 주로 지압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지압요법의 특징
지압요법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연령에 제한이 없다.
지압은 갓난 아기로부터 고령자에 이르기까지 남녀를 막론하고 연령이나 신체의 상태에 따른 조작을 할 수 있다.
둘째, 도구가 필요치 않다.
지압은 아무런 기계나 보조구 또는 약물이 필요없다. 단지, 손만을 사용한다. 사람의 손을 피부에 직접 대고 할 수 있는 지압이야말로 훌륭한 의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여 우주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더라도, 손가락이라는 뛰어난 도구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세째, 가정요법으로 적합하다.
이미 말했듯이 지압은 도구가 필요없고 언제 어느 곳에서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그 방법이 어렵거나 까다롭지 않아서 가정요법으로 적합하다.
아무리 효험이 좋다 하더라도 그 방법이 힘들거나 위험이 많이 따른다면 가정요법으로서는 적합치 못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압은 만성병에 효과가 좋은데 이같은 만성병으로 의료 기관을 이용하려면 경제적 부담과 시간적 제약이 따르지만 지압요법은 성의만 있다면 가정에서 장기간 실시함으로써 좋은 효과를 기대할수 있다.
지압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손가락 또는 손바닥으로 신체의 특정한 부위를 누를 경우 어떠한 작용이 나타나는가 알아보자.
① 혈액 및 임파액의 순환을 촉진시켜 신진 대사를 왕성하게 한다.
② 근육의 경결, 위축, 이완을 회복시킨다.
③ 경혈(經穴, 내장과 체표의 상호반사점)을 자극하여 내장 각 기관의 기능을 조절한다.
④ 자율신경을 활발하게 한다.
⑤ 내분비 장해를 조절한다.
이상의 작용은 인체가 지니고 있는 자연치유 능력을 조장함으로써 신체의 이상을 해소시켜 준다.
지금까지 지압의 장점을 열거한 것을 살펴보면 모든 병에 효과가 있지만 결코 만병통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대체로 만성적인 질환에 효과가 있고 일시적인 효과 밖에 보지 못한 경우에 적합하며 그 병에 대하여 보다 나은 치료법이 있다면 지압 요법은 자연히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특히 잘 듣는 병이나 또는 보조요법으로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반면에 지압요법을 실시해서는 안되는 병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고열 • 염증이 따르는 급성병과 전염병에는 지압은 금물임과 동시에 증세가 몹시 심한 경우에도 어설프게 손을 댔다가 의사의 진단과 치료의 시기를 놓치게 해서는 안된다.
만성질환인 경우라 하여도 지압을 실시하기 전에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 것이 만전을 기할 수 있고, 따라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임은 물론이다. 정확하고 적절한 부위의 선택, 지압의 양(시간)과 질(압력)의 적절한 결정이 선행되어야 하겠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 가정에서는 목의 앞부분 • 가슴 • 배 등의 지압에 특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함부로 급소를 압박하거나 내장에 직접 강한 자극을 가하는 것은 뜻하지 않은 위험을 초래하는 유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 점은 지압요법의 시술에 있어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꾸준히 연구를 쌓아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지압하는 부위 • 방법
지압은 동양의학의 경락 • 경혈을 치료점으로 하고 있다. 이것은 내장의 생리 • 병리 상태가 체표에 나타나는 부위를 말하고 이곳이 바로 침 • 뜸의 치료점이기도 하다. 즉, 내장의 기능에 어떤 이상이 생기게 되면 해당 경락에 반드시 그에 따른 반응이 나타난다. 대개의 경우 그 부위는 압통이 심하거나 감각이 예민하거나 몽글몽글한 덩어리가 만져지게 된다. 지압점이 아닌 곳은 아무리 능숙하게 눌러도 아프기만 할 뿐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한다.
주로 양 엄지손가락을 쓰는데 집게손가락, 가운데손가락, 무명지도 각기 단독으로 또는 세 손가락을 가지런히 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누를 때는 3초간 3회 누르면 흥분작용을 촉진 하고, 약간 세게 30초에서 1분간 정도 누르면 진정효과가 있다.
손가락 이외에 손바닥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등이나 복부 등과 같이 넓은 부위에 넓고 약하게 자극을 주고자 할 때 이용한다.
이와 같이 누를 때 다음의 세가지 법칙을 지켜야 바람직하다.
① 수직압 : 수직으로 압력을 주면 힘의 낭비가 없고 효과도 크다.
② 압력의 지속 : 보통 3초에서 5초동안 기분 좋은 정도의 압력을 지속시킨 다음에 손가락을 조용히 떼어낸다.
③ 마음을 일치 : 시술자와 환자의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통일해서 기합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시술을 받는 사람은 편안히 눕거나 앉아서 시술자가 수직압과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는데 용이하도록 한다.
시술자는 자기가 시술하기 편한 자세를 취해야 정신통일도 되고 금방 피로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기본자세로는 완전히 서서 상체를 약간 굽힌 상태, 두 무릎으로 또는 한 무릎으로 선 자세 등이 있다.